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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인년을 누구보다 가볍게 출발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57)이 아닌가 싶다. 새해 초부터 시상식 다니기에 바쁠 정도다. 매경이코노미 베스트 애널리스트 선정 결과 대우증권이 1위를 차지했다. 또 매일경제 증권인상 대상의 영예도 안았다. 지난해 5월 대우증권 수장에 오른 임 사장에게 올해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다. 올해 대우증권이 창립 40주년을 맞은 터라 한걸음 더 도약시켜야 할 중책을 맡고 있다. 산은금융그룹의 간판 아래 본격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과제도 주어졌다. 올해를 누구보다 기다려온 임 사장을 만나 올해 계획과 비전을 들어봤다.
매경이코노미 선정 베스트 애널리스트 평가에서 1위 증권사가 됐는데,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어디에 가장 중점을 뒀는지요.
1등 증권사로서의 자긍심을 세우는 일입니다. 직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요,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문화에서 다양성이 존중되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문화로 바꿨습니다. 휴가의무사용제(5일 연속 휴가 사용),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은 5시 정시에 퇴근하는 ‘패밀리데이’, 탄력 근무제 등을 도입해 변화를 줬습니다. 자긍심을 세우는 동시에 개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보라는 뜻입니다.
이번 애널리스트 평가에서 뛰어난 리서치역량을 보여주셨는데요, 대우증권의 경쟁력이 무엇입니까.
CEO로서 볼 때 직원들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애사심도 높고요. 팀워크가 좋아 전략적 방향만 잡아주면 눈에 띄는 성과를 냅니다. 국내에서는 어느 증권사와 견줘도 자신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상을 주신 이유는 국내에 안주하지 말고 세계 시장으로 나가라는 주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리테일(소매영업)에 강점이 있고, IT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국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요. 국내에서 제조업보다 금융업이 뒤떨어졌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요, 대우증권이 금융업 세계 진출에 앞서나갈 생각입니다.
홍콩과 중국 본토에 역점을 두신다고 들었습니다만.
홍콩 법인은 현지에서 20여년가량 브로커리지(위탁영업)와 IB업무를 진행하며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현지 기관투자가들과의 네트워크도 탄탄해 국외 진출 거점 역할을 할 겁니다. 또 베이징 대표사무소를 중심으로 중국 사업을 진행합니다. 상하이 산업은행 지점과의 협력도 강화합니다. 중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주요 진출지로 보고 있어요.
대우증권이 리테일에 강점이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만 국외에서도 통할까요.
가능합니다. 대우증권이 인도네시아 이트레이딩증권 지분 26.5%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 증권사는 지금 현지에서 4위권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인도네시아에는 세계 유명 증권사들이 모두 들어와 있는데 그들과 경쟁해 4위를 기록했다는 점은 대단한 성과지요. 특히 국내 기술로 만든 IT시스템은 현지에서도 호평받고 있어요. 지금 인도네시아의 증권시장은 5~10년 전 한국 수준입니다. 영업능력, IT기술 등을 융합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습니다. 이트레이딩증권에 대한 투자 확대도 검토 중입니다.
대우증권이 산은지주 아래로 갔다는 점은 큰 변화입니다.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증권과 문화가 다른 은행에서 증권사 경영에 간섭하는 것 아니냐는 안팎의 걱정의 목소리가 있었지요. 하지만 그런 우려는 접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민유성 산은금융그룹 회장의 뜻이 그렇습니다. 민 회장은 “대우증권만큼은 마음껏 자기 색깔을 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대우증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고요. 산은그룹에 속하면서 장점은 많습니다. 지난해부터 CI(기업이미지)를 바꿨습니다만, 신용등급부터 산은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또 대우증권은 개인에 비해 기업 네트워크가 약했는데 산업은행을 활용하면 이 부분이 보완되죠. 확실한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겁니다. 단점은 없고 장점만 있는 듯합니다. (웃음)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자산관리를 잘한다는 이미지를 갖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우증권을 두고 브로커리지를 잘한다고 합니다만, 저는 브로커리지 대신 세일즈(영업)를 잘한다는 말을 씁니다. 자산관리도 일종의 세일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핵심역량이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국내 자산관리의 핵심은 서울 강남지역입니다만, 본격적으로 뛰어듭니다. 지난해 대형점포를 3개 냈고, 올해도 4개 정도 추가로 개설합니다. 올해 강남지역에서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할 겁니다. 또 자산관리는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의 신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산은지주 아래로 편입된 것은 또 하나의 시너지 효과라고 할 수 있지요. 증권 지점 안에 은행 점포도 들어옵니다. 대출영업도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임 사장께서는 IB전문가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IB 부문은 어떻게 키우실 예정이십니까.
대우증권뿐 아니라 국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비중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저희도 사업을 다변화합니다. 지난해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은 12%로 1위로 복귀했습니다. 이 부문은 계속 경쟁력을 유지할 생각입니다. 리테일과 함께 법인영업에 공을 들일 예정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25%가량 수익을 낸 글로벌파이낸셜마켓(GFM) 부문에서 운용역량을 키울 겁니다.
IB는 어느 국내 증권사를 막론하고 갈 길이 멉니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자본력과 신용도 문제로 중소형 딜(거래), 단기 딜에만 집중해왔는데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위험관리 역량도 보완해야 합니다. 대우증권은 기아차, 대한전선, STX조선해양 등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의 성과를 내왔고, 대한생명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되는 등 꾸준히 실력을 키워오고 있어요. 앞으로는 특수목적인수회사(SPAC)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국외 진출에 매진할 겁니다. 산업은행과의 협업으로 그룹사 매각 M&A 거래, 녹색성장 사모펀드, 정부 주도의 딜 등에도 참여합니다.
요즘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은행 예금이 부각되고 있어요. 대우증권은 이와 경쟁할 상품이 필요할 듯 보입니다.
고객들의 투자 니즈(Needs)가 다변화된다는 점을 주목합니다.
고객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겁니다. 전문 투자컨설팅 기능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또 일임형랩, ELS 등 대우증권만의 고유상품, 이른바 ‘메이드인대우(Made In Daewoo)’를 계속 개발할 겁니다. 특히 수수료 비중이 낮은 인덱스펀드 상품 판매 비중을 높여야 하지 않을까도 생각해봅니다. 산은지주가 금호생명을 인수하면 보다 다양한 컨설팅이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요즘 미국에선 한 금융사와 평생 거래하는 이른바, 라이프사이클 자산관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우증권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최근 자산관리 브랜드 ‘스토리(STORY)’를 내놓았습니다만, 증권사가 자산관리 전문사로 가야 한다는 방향은 맞습니다. 그러나 단기간에 승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직원교육 강화로 경쟁력을 키워야지요. 고객에게 맞는 솔루션을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니까요. 자산관리 분야에 앞선 미국이나 유럽 등 몇몇 전문 증권사와 손잡고 노하우를 배워올 구상도 합니다. 자산관리의 중요한 축이 될 퇴직연금시장에도 계속 주력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를 어떻게 보는지요.
‘더블딥’ 목소리가 있지만 조심하라는 경고일 뿐 실제로 온다고 보지 않아요. 가계부채도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다만 경제 외적인 테러 등의 변수가 문제인데, 세계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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