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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수익률이 오를 때는 모르는데 깨질 때는 수수료가 커보이지요. 펀드 광풍을 몰고온 인사이트도 거치식은 여전히 마이너스 수십%가 낫지만 수수료는 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최근 수수료가 낮은 인덱스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로 몰리는 경향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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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펀드 판매 보수 유감
명순영 기자
기업은 소비자가 제품(또는 서비스)을 사줘야 존속한다. 소비자 마음을 끌려면 제품 가치가 가격을 앞질러야 한다. 또 가격보다 비용이 낮아야 살아남는다. 한마디로 '제품의 가치>가격>비용'이 성립해야 한다. 국내 경영학계 거두인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는 그의 저서 '경영굛경제굛인생 강좌 45편(2005년 출간)'에서 이를 '기업의 생존부등식'이라고 정의내렸다.
이 식은 소비자의 입장에선 '구매부등식'이다. 비용 부분을 빼더라도 '가치>가격' 일 때 지갑을 여는 게 정석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가 종종 생긴다. 대표적인 사례가 펀드 판매 수수료다.
적극적으로 기업과 투자처를 발굴해 수익을 내는 액티브 펀드는 운용과 판매 수수료를 합쳐 연 3% 넘게 떼어간다. 펀드 열풍을 일으킨 인사이트펀드 수수료는 연 3.4%. 1억원을 맡겨 놓으면 매년 340만원씩 가져간다. 운용보수(1.5%)에 대해 투자자들은 그러려니 한다. 원금을 깨먹은 펀드에 운용보수를 내려면 당연히 마음 쓰리다. 그래도 종목을 고르느라 고생한 대가를 지불하는 건 이치상 맞다. 그런데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가져가는 판매보수(1.8%)를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일단 펀드에 가입한 뒤 판매사로부터 받는 서비스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고작해야 정기적으로 잔고내용을 담은 우편물 정도다. 판매사들이 강화했다는 자산컨설팅 서비스를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판매사들도 할 말은 있다. 판매망을 구축하느라, 영업사원을 늘리고 교육시키느라, 하다못해 전단지를 만드느라 비용이 든다. 그러나 이들은 '가격>비용'이라는 생존 부등식을 깨지는 않았을 게다.
소비자로서는 '가치>가격' 원칙이 깨졌다. 솔직히 받은 게 없는데 내야하는 돈이 아깝다. 큰 손해를 봐도 어쩔 수 없이 지불해야하는 보수 때문에라도 돈 벌기 어렵다는 인식마저 생겨났다. 고전하던 직접판매펀드가 관심 받는 이유도, 인덱스나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이 몰리는 이유도 소비자의 이런 불만에서 출발한다. 최근 펀드 환매 바람에 높은 펀드 보수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최근 펀드 판매사 이동제가 시작됐다. 증권사들은 각종 유인 혜택을 제시하며 경쟁사들로부터 고객 끌어오기에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펀드를 처음 구입할 때 내는 수수료 감면은 있어도 매년 지불하는 판매 보수를 줄이겠다는 증권사는 없다. '땅 짚고 헤엄치듯' 얻는 수익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권혁세 금융위원장 부위원장은 "판매 보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소비자 불만에 정부가 대처하겠다는 의미다. 기자는 고객을 위해서라면 정부보다 기업들이 먼저 자율적으로 수수료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윤석철 교수가 책에 담은 또 다른 글이다. 주고받음 없는 소비자와 기업 관계는 장기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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