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들을 기초생활 수급자로 만들기 위해 일용직 노동자 아버지가 자살했다는 기사를 보고 말문이 막혔습니다. 참 슬픈 일입니다. 소주 한병을 마시고 새벽 고민하던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하니 눈물이 다 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자식들이 있어 그런가 봅니다.
그런데 두 개의 다른 기사를 보니 더 안타깝습니다.

 

조선일보에서는 윤 씨가 동사무소에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지원해 달라고 애걸했는데 안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겨레 동사무소 관계자 코멘트를 보면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신청을 한 적이 없고, 아들도 장애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럼 윤씨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를 지원했으면 대상자가 됐을 거란 얘기인가요?

만약에 그렇다면 동사무소 관계자가 윤씨가 찾아왔을 때 좀더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안을 찾아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혹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장애 있는 아동을 돌볼 수 있는 방안을 좀 고민해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동사무소와 윤 씨간의 협의사항을 정확히 알 수 없어 대놓고 비난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대한민국이 경제강국으로 떠올랐다고 자랑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장애 있는 아동,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약자를 챙기지 못하는 나라는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닌 겁니다.


 

----------------------

조선일보 2010 10 6일자 기사

 

지난 6일 오전 8 25분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윤모(52)씨가 소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윤씨 유족으로는 한쪽 뇌의 성장이 멈춰 선천성 장애를 갖게 된 초등학생 아들(12)밖에 없다.

윤씨 부자(
父子)는 추석 연휴 내린 폭우로 생계까지 위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우로 공사판 일감이 떨어져 먹고살 길이 막막해진 윤씨는 지난달 동사무소를 찾았다. 윤씨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지정해 생활비 좀 지원해 달라"고 애걸했지만, 동사무소 직원은 "나이가 많지 않고 가족을 부양할 능력이 있어서 안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좌절한 윤씨는 술로 날을 지새우다 5일 오전 말없이 집을 나갔고 소주 1병을 마신 뒤 이튿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

경기도 부천의 고아원에서 자란 윤씨는 특수강도 전과로 6년을 복역하고 1994년 출소했지만, 1997년 아내 김모(54)씨를 만나 아들을 얻은 뒤로는 공사판 노동을 하며 착실하게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를 아는 교도소 교정위원 A씨는 "(윤씨가) 수시로 발작을 일으키는 아들이 병원에 한 번 갈 때마다 수십만원씩 든다고 했다" "3년 뒤 아내와 헤어진 뒤 혼자 어렵게 살아왔고, 최근엔 쌀이 없어 부자가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고 전했다
.

윤씨 주머니에서는 공책 8장을 찢어 쓴 유서가 발견됐다. 그는 유서에 "내가 죽으면 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동사무소 분들이 잘 좀 도와달라"고 썼다. 홀로 남은 아들에게는 "이 아비가 정말 사랑한다. 이제 하늘에서 지켜볼게"라는 말을 남겼다.

 

안준용 기자 jahny@chosun.com

 

장애아들 복지혜택 좀…‘안타까운 부정’

50대 일용직 스스로 목숨 끊어
“동사무소분들 잘 부탁한다” 유서

송채경화 기자

 

 

50대 일용직 노동자가 ‘장애가 있는 아들에게 복지혜택을 받게 해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6일 아침 850분께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윤아무개(52)씨가 소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7일 밝혔다. 공원을 산책하던 시민의 연락을 받은 공원 청소반장이 윤씨의 주검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윤씨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유서에 ‘아들이 나 때문에 못 받는 게 있다. 내가 죽으면 동사무소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고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일용직 건설 노동자였던 윤씨에게는 아내와 한쪽 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12살짜리 아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의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일용직으로 일해 왔는데 최근 일감이 없어 생활이 어려웠다”며 “5일 아침 아무런 말 없이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경찰은 생활고에 시달리던 윤씨가 장애가 있는 아들을 돌볼 형편이 되지 못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의 아내는 호적이 없어 혼인신고도 하지 못했고, 윤씨의 가족관계 증명서에는 아들과 윤씨 둘만 나와 있다”며 “이 때문에 자신이 죽으면 아들이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씨가 살던 ㄱ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윤씨가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한 적이 없으며, 아들도 장애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1 ... 3 4 5 6 7 8 9 10 11 ... 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