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모든 곳에 있다. 나무에도, 꽃에도, 무지개에도, 바위에도, 그렇게 모든 존재는 태초에 신이 나눠준 생명의 숨결을 나누며 산다."
하와이 민요 '알로하오에'를 작사작곡했다고 알려진 하와이 왕국 마지막 여왕 릴리우오칼라가 남긴 말이다.
기자는 하와이에서 1년여를 살았다. 당시 가장 많이 듣는 단어 중 하나가 '알로하'였다. 심지어 차량번호판에도 알로하라고 적혀 있다. 아예 하와이주를 '알로하 스테이트'라고도 부른다. 알로하는 하와이 원주민어로 '안녕'이란 인사말이지만, 관용의 정신이 깊이 배어 있는 단어다. 미국 땅인 하와이가 폴리네시안 문화는 물론 동양의 문화를 다양하게 담을 수 있었던 데는 '알로하정신'이 깔려있다. 하와이에 교통체증이 있는 것도 순전히 서로 양보하려는 '알로하 정신' 때문이다.
비슷하게 프랑스에서는 '똘레랑스'라는 단어가 통용된다. 언론인 홍세화 씨가 95년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저서에 소개하면서 한국에도 널리 알렸다. 이 단어를 직역하면  '관용'인데, 역시 문화적 함의가 담겼다. 다른 사람의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 일체를 인정하겠다는 의미다. 다양한 인종이 섞인 역사적 배경과 함께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프랑스 문화를 보여준다.
최근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도차이나반도의 작은 나라 라오스를 다녀왔다. 이제 1인당 국민소득 900달러에 불과한 사회주의 국가다. 라오스에서는 두 단어만 제대로 사용해도 그리 불편하지 않다고 한다. '싸바이디'와 '보뺀양'이다. 싸바이디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 보뺀양은 '괜찮다'라는 뜻인데 라오스 사람들은 이 말을 참 많이 쓴다. 라오스인들은 조금 손해를 봐도, 속상해도 '보뺀양'을 외친다. 라오스 내 최대 민간기업인 코라오의 오세영 회장은 보뺀양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발전도 없다고 생각해 직원들에게 보뺀양을 하루에 세번 이상 사용하지 않기 운동까지 벌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보뺀양 문화 덕에 라오스 사람들은 가난해도 마음 속에 나눔의 정신을 안고 산다.
강대국이라는 미국굛프랑스는 물론, 최빈국이라는 라오스까지 이런 여유로움을 즐길 줄 안다. 한국에도 좋은 단어가 있다. 바로 '우리'다. 우리를 위해선 내가 좀 손해를 보는 것도 괜찮았다. 그런데 요즘 정치굛사회를 보면 우리보다 내가 앞선다. 여야는 양보 없고,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을 챙기지 못한다. '경쟁'을 근간으로 한 자본주의라는 체제가 원래 그렇다고 변명하기엔 우린 지나치게 각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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