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선망하는 직업 중에 빠지지 않는 게 증권사 애널리스트, 컨설팅펌 컨설턴트, 또 기자다. 요즘 3가지 직업 모두 인기가 떨어진 면이 없지 않지만 여전히 경쟁률이 세고 젊어서 꼭 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한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은 아들을 일부러 동아일보 기자 2년 정도를 시켰다. 이 세가지 직업 모두 노동강도가 보통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선배들이 한번 거쳐보라고 하는 이유는 뭘까. 이 세가지 직업을 보며 자기개발 키워드도 꼽았다.




필자는 한 지인에게서 젊어서 고생은 할 지 모르지만, 경제계 세상을 경험하기에 괜찮은 세 가지 직종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그 직업이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컨설팅업체 컨설턴트, 그리고 기자다.

이 세 직업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첫 번째는 노동 강도가 무척 세다는 것이다. 증권담당 기자로서 필자가 가까이에서 본 애널리스트들의 삶은 이렇다.

보통 아침 6시 이전에 출근한다. (심지어는 5시에 출근하는 사람도 봤다.) 증권 시장이 9시에 열리기 때문에, 부서 회의를 7시께 하기 때문이다. 미리 출근해서 회의 내용을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오전 장이 열리면, 장을 주시하는 동시에, 기자와 펀드 매니저들로부터 오는 전화들을 받느라 오전을 다 보낸다. 오후가 되면 이제 본격적으로 기업 탐방에 나선다. 그리고 오후 늦게 회사로 돌아와 보고서를 쓰고 자정에 가까워서야 퇴근을 한다. 아니면 여의도 한 호프집에서 술 한 잔 더.

컨설턴트의 엄청난 노동 강도는 이미 소문이 자자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맥킨지나 BCG 등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홈페이지에 가면 아예 공식적으로 일주일에 60~80시간을 일한다고 적어 놓았다. 참고로 한국의 일주일 동안의 법정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씩, 40시간이다.

필자가 컨설팅 업계의 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우스갯소리다.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일 때였는데, 새벽 1시에 퇴근하면서 서로 ‘너무 일찍(?) 퇴근한다’는 기분에 어쩔 줄 모르다가 결국 동료끼리 술을 마시고, 평소의 정상(?) 퇴근시간인 새벽 4시에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바로 컨설팅업계로 온 한 지인은 엄청난 노동 강도에 혀를 내두르다, 결국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다.

기자라는 업무는 시간을 얼마나 썼느냐보다는 기사의 품질과 양으로 승부를 거는 직업인데, (애널리스트가 보고서로 컨설턴트들이 PT에 집중하는 것과도 마찬가지지만), 꽤 노동 시간이 길고 강도가 센 게 사실이다.

 

* 과거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

 

두 번째는 세 가지 모두 ‘맨땅에 헤딩’하는 직업이라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현재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새로운 내용을 만들어 내야 하는 직업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기업 현황을 보고 신도 모른다는 향후 주가를 전망해 내야하고, 컨설턴트들 역시 현 상황만을 바탕으로 미래의 전략을 짜내야 한다. 기자 역시 몇 가지 단초들을 묶어 새롭게 떠오를 트렌드를 써내야만 한다.

그런데 어떤 과제가 주어지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첫 단추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과거의 자료를 철저하게 찾고 면밀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자료를 찾아내는 능력은 습득능력의 ‘꽃’이라고도 하겠다.

우리가 만들어 내려고 하는 새로운 내용의 대부분이 모두 과거의 연구 영역 아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직종은 모두 최종 보고서를 쓰기 전에, 무수히 많은 자료들을 찾아 사전조사를 한다. 그 뒤에서야 직접 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또 최종 보고서를 내는 것이다.

필자는 2001년 국내 한 대형 광고대행사의 기획자(AE, Account Executive)로 근무한 적이 있었다. AE란 직업을 잠깐 소개하자면, 경쟁 프리젠테이션(PT)을 통해 광고를 수주하고, 고객과 제작진 사이에서 광고를 기획하고 조율하는 업무를 맡는다. 이 가운데 AE가 하는 일의 핵심이라면 바로 PT를 준비하고 새로운 화두를 뽑아내는 것인데, 필자는 두건 정도의 PT를 준비하는 것을 보고 아주 혀를 내둘렀다.

어느 국내의 규모가 큰 은행의 광고를 따내기 위해서 은행의 기존 광고자료는 물론, 경영진의 신상, 철학, 은행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 은행업계 시장조사까지 철저하게 자료를 수집했다. 필자가 그 때 찾은 자료를 출력해서 보았더니 백과사전 수십 권 분량은 족히 될 듯 했다. 자료수집 뒤에도 광고를 어떤 컨셉으로 진행할지, 카피는 무엇으로 달지, 어떤 이미지를 쓸지 할 일이 태산이지만, 방대한 자료의 수집은 길고 힘든 PT 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었던 것을 기억한다.

 

* 인터뷰는 사전조사, 만남, 확인과 기사작성 3단계

 

기자로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보통 인터뷰를 할 때 인터뷰 대상자의 얘기를 그대로 듣고 받아쓰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인터뷰 기사를 쓰기 위해 보통 3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첫째는 인터뷰 대상자를 만나기 전 사전 취재가 철저해야 한다. 내가 만나려는 사람을 모르고서야 어떻게 인터뷰에 임할 수 있겠는가? 또 좋은 기사는 좋은 질문에서 나온다고 말도 있듯이 좋은 질문은 또 철저한 사전 조사에서 나온다. 그 인물이 맡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꿰고 있어야 하고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도 미리 파악해 둔다. 때로는 그 인물의 쓴 저서를 미리 읽어볼 때도 있다.

그 뒤에서야 비로소 인터뷰라는 본 과정이 진행되고, 마지막으로 기사 쓰기에 돌입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좋은 기사의 첫걸음은 철저한 자료 조사에 있는 것이다.

논문을 쓸 때도 교수들은 늘 얘기한다. 독창적인 생각으로 논문을 다 채울 생각은 접어두고 기존 자료부터 먼저 찾아보라고.

100% 독창적인 그 무엇을 창조하는 작업은 신의 영역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대학가에서 인터넷에서 자료를 베껴 리포트를 내거나, 논문을 쓰는 부정행위가 한창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전혀 새로운 내용만으로 독불장군이 될 생각도 버리는 게 좋다. 학자의 새로운 논문도 그렇고 기사도 그렇고 늘 기존의 연구결과라는 토대 위에 벽돌 하나를 얹는 것과 같다. 필자의 선배도 ‘기사의 80%는 기존 사실로 족하고, 20%만이라도 새로운 내용을 넣을 수 있다면 의미 있는 기사’라는 얘기를 하곤 했다. 이는 비즈니스 영역 어디에서라도 그럴 것이다.

MBA를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다. MBA의 핵심 과정이라면, 다양한 경영환경에 부딪힌 어떻게 기업들이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느냐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있다. 때로는 ‘맨땅에 헤딩한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답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답이 되는 것이 과거의 자료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내 월마트(Wal-Mart)의 노사관계’라는 주제가 떨어졌다고 하자. 이 때 곧장 미국에서 중국으로 달려가 관계자를 만나서 얘기를 들을 수는 없는 일이다. 첫 번째 할 일은 기존의 연구 자료를 찾아보는 것이다. 그것은 책도 좋고, 논문도 좋고 인터넷 자료도 좋다. 과거를 분석해야 미래가 보이는 법이다. 그 뒤에서야 그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관계자들을 수소문해 새로운 내용을 듣고, 업데이트할 수 있다.

필자는 어떤 기획 아이템을 가지고 기사를 쓰고 싶은데 딱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충분한 소재를 확보하지 못했을 때 도서관이나 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거의 예외 없이 상당한 정도의 과거의 자료를 발견했다. 인터넷으로 찾아본 자료도 도움이 됐지만, 인터넷은 책만큼 깊이 있는 내용을 주지 못할 때가 많다. 그리고 조사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덧붙여 새로운 기사를 만들어 내곤 했다.

하늘 아래 아주 새로운 것이란 없다. 궁금한 게 생기면 또 새로운 것을 만들려면 과거의 것을 찾고 또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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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관리자는 앞뒤로 치여 힘들다. 사장은 알만한 과장 부장이 일을 못하느냐며, 후배들을 잘 다독거리지 못하느냐며 야단친다. 한편 후배사원들은? 어리버리 일을 시켜도 그르치기만 한다. 중간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간관리자들.

필자가 다양한 회사를 다녀보면 회사를 살리고 죽이는 것은 CEO의 의사결정 하나다. 그리고 중요한 게 바로 중간관리자의 역할이다. 일도 잘하고, 리더십 있는 중간관리자는 회사를 살린다. 직장인들이 선망하는 경영학석사(MBA)도 바로 중간관리자 양성이 목적이다.



 



 

리더십 있는 김 팀장이 회사를 키운다

 

장면 1. 낙타가 바늘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취업. 200 1의 경쟁률을 뚫고 중견 증권사인 A사에 입사한 박신입 씨. 부푼 꿈을 안고 회사에 들어갔는데 하루하루가 고달프다. 복사는 기본이고, 자료정리, 스크랩, 심지어 잔심부름까지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저녁에는 원하지도 않는 술자리 불려 다니기에 정신 없다. 그런데 부서 상사인 김고민 팀장은 신입사원들에게 일만 시킬 뿐 하는 일이 별로 없다. 이사에게 아부나 떨고 팽팽 노는 것 같아 김 팀장이 얄밉다. 그 밑에서 일하는 걸 그만 두던지, 빨리 승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든다.

장면 2. A사의 최비전 사장은 아침부터 저기압이다. 증권사 매출은 정체돼 있다. 거래량이 없어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 퇴직연금, 국외사업 등 신성장동력 발굴도 시급하다. 국내 영업소도 바짝 뛰어줬으면 좋겠는데 현장 실무진들이 따라주질 않는다. 지시를 내려도 듣는 둥 마는 둥 성과보고가 없다. 임원들은 열심히 지시를 수행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실무적으로 일을 꾸려가는 과장, 차장, 부장 등 중간관리자들이 잘 못한다. 아침부터 김고민 팀장을 불러 국외 사업이 왜 지지부진하냐며 호통을 쳤다.

장면 3. 김고민 팀장은 오늘밤도 어깨가 처진 채 퇴근을 한다. 신입사원들이 들어와 잘 해보려 했는데 도통 업무를 파악하지 못한다. 증권업이 무얼 하는 곳인지는 알고 왔는지도 모르겠다.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배우기는 기대도 안 한다. 하나라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 사장은 맨날 호통이다. 회사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고 기획을 해보라고 한다. 그런데 당장 책상에 놓인 현안도 수십 개다. 후배들이 도와주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부하직원들은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똑똑하게 처리를 못해 오히려 일감을 늘린다. 위에서 쪼이고, 아래에서 치이고 힘들어 죽겠다.

 

(과장급 약한 조직 성공하기 어려워)

 

정체하는 회사의 전형적인 모습이 이렇지는 않을까? 경제전문지 기자인 필자는 다양한 업종의 기업을 취재한다. CEO부터 과장, 차장, 부장 등 중간관리자, 또 말단사원까지 인터뷰를 한다. 그러면서 잘 되는 회사와 쇠락하는 회사를 스스로 나눠보곤 하는데, 필자가 매우 중시하는 기준 중 하나가 중간관리자가 조직 내에서 자리잡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다.

앞서 언급한 A사는 최고경영자부터 말단 사원까지 중간관리자인 팀장을 비난한다. 말단 사원이 보기엔 일만 잔뜩 시키고 팀장은 인터넷 검색만 하며 노는 것만 같다. CEO가 보기에는 아이디어도 팍팍 내고, 후배 직원들도 잘 다독거려야 할 위치에서 어영부영하는 것 같아 불만이다. 위에서 보나 아래에서 보나 팀장급들이 맘에 안 드는 것이다.

그런데 과장을 비롯한, 차장, 부장 등 중간관리자들을 욕할 일만도 아니다. 중간관리자들에게 회사가 요구하는 역량은 정말 슈퍼맨급이다. 회사별로 리더십이 가장 많이 차이 나는 직급도 바로 중간관리자다.

과장급을 예로 들어보자. 이들은 실무와 관리를 모두 잘하기를 요구 받는다. 회사는 10년 가까이 업무를 했기 때문에 실무에 밝은 동시에 후배직원들을 잘 이끌어 성과를 내기를 원한다. 또 하나 경영자와 말단 직원을 유연하게 잘 연결시키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통해 회사의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주도해나가길 기대한다.

요약하자면, 자신의 일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내야하고, 동시에 사원들과 최고경영진들을 아우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축구로 비유하면 최고의 미드필더가 돼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역량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회사에 몇 년 다닌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꿈꿔보는 과정이 있다. 바로 경영학석사, 이른바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과정이다. 지금은 그 위상이 약해졌지만 과거 미국 유명 MBA를 나오면 연봉이 몇 배씩 뛰고 직급도 올라가던 사례가 있었다. 환상의 자격증으로 꼽히는 MBA이 목표는 다름 아닌 제대로 된 중간관리자의 양성이다. 연봉을 몇 배씩 올려주고 데려왔을 만큼 중간관리자의 중요성을 인정했던 것이다.

필자도 미국에서 MBA를 나왔는데 말 그대로 실무와 관리를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마케팅, 회계, 재무, 전략 등 경영의 이론을 탄탄하게 배우면서 사례 중심으로 공부해 실무에 도움이 되도록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MBA 과정을 철저하게 팀으로 운영해 팀 단위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비싼 돈을 받는 MBA 과정이 생긴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중간관리자가 제대로 못하면 A사와 같은 일이 생긴다. CEO가 어떤 지시를 내려도 말단사원까지 그 취지가 전달되지 않는다. 실무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후배들의 존경을 받지 못해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무조건성과를 내라는 식으로 다그치는 팀장을 따르는 조직원은 별로 없다. 반대로 말단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최고경영자의 귀로 들어가지 않는다. 승진을 위해 윗사람에게만 잘 보이려고 하는 중간관리자가 밑에서 올라오는 바른 소리를 전달할 리 없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관계로 CEO부터 말단사원까지 연결)

 

중간관리자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는 많다. 그 중 캐나다 맥마스터대의 릭 해커트 교수의 연구는 인상적이다. 그는 중간관리자는 조직을 인간화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했다. 차갑고 추상적인 조직에 인간적인 위상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162곳의 작업장을 분석해 봤더니 효율적이고 존경 받는 중간관리자가 있는 곳은 부여 받은 업무량 이상의 성취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관리자들은 리더의 방침을 인간적인 접촉을 통해 하위조직에 적절하게 전달해 결과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이렇게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쌓인 신뢰와 충성 등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이 생산성을 높인다. 또 하나, 일터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고, 이들이 혁신과 첨단기술 개발에 주도적으로 나서서 회사 발전에 기여하는 정도가 컸다. 이런 이유로 릭 해커트 교수는교만하고 억압적인 중간관리자나 지나치게 비대한 중간관리 조직은 노동생산성을 저해하지만 비용절감을 이유로 중간관리층을 대폭 축소한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팀장급들의 역량은 어느 정도일까? 몇 해전 한 언론사는 재미있는 설문을 진행했다. 국내 기업과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기업 직장인들 800여명을 대상으로 직장상사의 만족도를 물었다. 결과는 100점 만점에 45점이었다. 부서 상사의 리더십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이다. 이렇게 낮은 리더십이라면 직원들의 사기와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이직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중간관리자도 할 말은 있다. 그 동안 자기 일만 묵묵히 해오고 승진만 보고 살아왔지 어떤 역할이 주어졌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중간 관리자의 중요성을 인식해 기업들도 중간관리자들의 리더십과 역량 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

과거 김쌍수 전 LG전자 부회장도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중시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중간관리자는 조직의 허리로, 경영진과 사원을 이어주는 가교 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서 업무를 관리 수행하는 일선 지휘관이라고 정의했다.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하려면 조직이 건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구성원의 건전한 정서가 필수인데, 중간관리자들이 구성원의 동기부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리가 튼튼한 LG전자가 그의 경영방침이었다. 그래서 역량교육도 탄탄하게 시켰다. 이처럼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중간관리자를 교육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요즘엔 공무원들도 중간관리자 역량을 중시한다. 중앙공무원교육원은 올해 과장급 후보자에 대한 핵심역량교육 과정을 마련했다고 한다. 고위공무원뿐만 아니라 과장급 후보자들의 중요성을 인식한 조치다. 예를 들어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정책을 개발해 장관에게 보고하라’ ‘조직 개편에 따라 인사 이동되는 직원을 설득하라는 등의 실질적인 과제로 교육을 시켜 공무원 조직의 허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직급별로 요구받는 인재상이 다르다)

 

앞서 과장급이 요구받는 인재상에 대해 언급했다. 각 직급별로 요구 받는 인재상이 다르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올해 초 조사해봤다. 잠깐 소개한다. CEO를 비롯한 임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판단력, 신속한 결단력, 의사결정능력이다. CEO의 단 하나의 판단이 회사를 몇 배 이상 성장시킬 수도, 망하게 할 수도 있다. 업무와 회사 사정에 밝은 동시에 시장, 경제흐름을 놓치면 안 된다. 외부와의 관계도 원만하게 꾸려나가는 것도 임원의 몫이다

역시 중간관리자인 부장은 직무 측면에서는 프로페셔널로서의 정체성을 완성해 낸다. 스스로 조식의 성과를 촉진하고 관리해 기업에 수익을 내줘야 한다. 떨어지는 실무 감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대리급이라면 관리보다는 실무능력이 중요한 때다. 실무를 가장 많이 다루는 시기로 책임감과 열정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사원급이다. 커다란 성과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인 실무와 함께 직장예절, 부서간 업무협조,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등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밝고 낙관적인 자세로 기업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만들고 스폰지처럼 뭐든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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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CEO가 있다. 그래도 그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반면 착한 CEO라도 별로 내키지 않는 사장이 있다. 당신 회사의 CEO는 어떤 쪽인가.



착한 CEO와 월급 잘 주는 CEO 

 

 

굿모닝 에브리원(Good morning everyone)!’

매일 아침 6면 라디오에서 연신 하이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에너지가 넘쳐나는 밝은 목소리를 들으면 졸린 새벽 출근길이 경쾌해진다. 근철 굿모닝팝스 진행자 얘기다.

이근철 진행자는 이보영, 문단열 씨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스타 영어 강사다. 곽영일, 오성식, 이지영 등 굿모닝팝스 진행을 당대 최고의 영어강사가 차지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고개를 끄덕거릴 만 하다. 늘 웃는 얼굴로, 매우 재미있고 위트 넘치게 강의를 해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근철 진행자의 얘기를 꺼낸 이유는 사업가로서의 그의 경험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근철 진행자는 2004년 영어콘텐츠업체유어에듀를 설립하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사나 온라인 사이트에 판매하는 것인데 사업이 잘 안 돼 몇 년 새 수십억원 이상 손해를 봤다. 강사로서 탁월한 명성을 쌓았지만, 훌륭한 CEO가 되는 것은 다른 문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런 얘기를 했다.

“늘 밝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사업에서도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성공을 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공격적으로 했던 측면이 있었죠.


또 하나, 직원들에게도 가능하면 화를 내거나, 야단을 치지 않고 무조건 잘 해주려 했다. 방송에서의 친근한 이미지를 깨고 싶지 않아서다. 재미있는 강사의 이미지와 어울리게 부드럽고 선한 이미지의 CEO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착한 CEO가 결코 능력 있는 CEO는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훌륭한 CEO는 직원들에게월급을 많이 주는 CEO’라는 것이다.

 

(CEO 최고 덕목은 직원 삶 보듬는 일)

 

경제기자로 다양한 CEO들을 만나게 된다. CEO의 성향을 구분하는 데 여러 가지 방식이 있겠지만 때론 이렇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눠볼 수 있다. 바로 직원들이 편하게 여기는 CEO와 반대로 직원들이 어려워하는 CEO.


말할 필요도 없이 CEO던 직원이던 서로 웃으며 편하게 지내기를 원한다. 이런 관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말단 직원에서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수직적 또는 수평적으로 의사소통이 원활하다는 의미다. 때문에 많은 기업인들이 직원들이 싫어할 만한 소리를 가급적 안 하는 부드러운 CEO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때론 일종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CEO의 이미지가 부드러우냐 강인하냐가 아니다. CEO의 역할은 기업을 키워, 고객에게 가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에 공헌하며,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삶을 보듬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필자는 내부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고, 그 가족들까지 행복한 삶을 누리는데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드럽고 온화하게 조직을 관리하면서도 실적이 뛰어나다면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CEO 이미지는 좋은데 능력이 떨어져, 기업은 적자에 허덕이고 곧 문을 닫을 처지에 있다면 좋아할 직원이 누가 있겠는가?

반대로 차갑고, 매몰차게 일을 시키는 CEO가 야속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CEO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그 공이 직원에게 돌아간다면 누가 마다하겠는가? 겉으로 보면 직원에게 혹독해 보이는 CEO인데도 결코 직원이 싫어하지 않는 CEO는 두 가지 특성을 보이는 것 같다.

첫째 직원들의 노력에 대해선 충분하게 대가를 준다. 그것은 월급이 될 수도 있고, 연말의 성과급이 될 수도 있다. 때론 우리사주나 스톡옵션 형태로 금전적인 보상을 할 수도 있고, 국외여행 같은 달콤한 상품이 보상으로 지급될 수도 있다. 휴가도 좋은 보상수단이다.


신생증권사인 토러스투자증권의 손복조 사장(59)은 지난해 직원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첫걸음을 뗐다. 2008년 자신과 토러스증권을 믿고 모여든 직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20억원 어치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손복조 사장은 인품이 뛰어나면서도 일에 관해서는 양보가 없다. 직원들도 그의 기대치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고 혀를 내두를 만큼 카리스마 넘치는 CEO. 그래도 그는 손복조라는 이름 석자를 보고 자리를 옮긴 유능한 직원들에게 성과에 대해선 확실히 보상하겠다는 점을 스톡옵션으로 보여줬다. 상장을 한다면 직원들은 꽤 괜찮은 돈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인센티브 덕에 직원들은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

능력 있는 CEO는 좋은 결과에 대해선 확실하게 그만한 보상을 해주니주마가편(走馬加鞭)’식으로 채근하고 일에 속도를 내도 직원들은열심히 일한만큼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갖게 된다.

 

(혹독한데 인기 있는 CEO의 비결은 비전제시)

 

그리고 혹독해도 인기 있는 CEO는 회사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뚜렷하게 제시한다. 최근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인 세상이지만 중소기업은 오히려 인력난이라고 한다. 취업예정자들에게왜 중소기업을 가지 않느냐고 물으면 연봉이나 복지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하지만, 꼭 빠지지 않는 답변이비전이 없어서라는 것이다.


최근 곽재선 KG케미칼 회장(51)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남들이 사양산업이라고 외면하는 비료업체를 인수했다. 그것도 부도가 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희망이라곤 없어 보이는 회사였다. 50년 역사를 가진 전통 있는 비료회사였지만 비료산업이 하향세를 걷는 와중에 무너졌다 연 100억대 적자를, 그것도 5년째 내고 있는 회사를 사겠다고 하자 주변에선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직원들에게 비전만 제시할 수 있다면 역사가 있는 회사라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인수하고 보니 직원들의 눈빛이 흐렸다 2003년 말 인수한 뒤 2004년 경영 목표를 제출하라고 했더니, 당시 매출 1000억원이었는데 1050억원을 적어왔다. 냉철하게 분석하지도 않고, 의욕도 없이 그냥 의례적으로 5% 정도 성장하겠다고 보고서를 낸 것이다. 곽 회장은 경영보고서를 다시 쓰라고 찢어버렸다. 그러곤 “2004년 매출 목표는 2004억원이라고 공언했다. 다들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곽 회장의 의도는 이런 것이었다. 패배자로서의 위치에 익숙해져 버린 직원들에게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도전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2004년이니까 그냥 204역원을 벌어보자고 했고 일단 목표를 잡아놓고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결과가 어땠을까? 2004 2004억원에 가까운 1900억원 매출을 올렸다. 거의 두 배 이상 매출이 오른 것이다.


그는 혹독한 CEO였다. 직원을 해고시키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하지 않으면 보상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훈련차원에서 직원과 함께 가나안농군학교에 입소해 땀을 흘리지 않으면 성과도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대신 그는비료업계에서 다시 1등 회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비전을 세워줬던 것이다.

2003년 인수한 뒤 5년만인 2008년 곽 회장은 매출을 3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목표는 1조원이라고 한다. 허황돼 보이지만 2003년부터 20~30% 성장했다고 가정했을 때 나오는 수치였다. 달성하느냐 못하느냐는 뒤로하고 무언가에 매진할 목표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것이다.

편한 게 좋은 것이라는 말이 있지만조금 불편해도 좋을 때가 있다. 구성원을 조금 불편하게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구성원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은 리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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