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매경이코노미 증권담당 선임기자로 있으면서 독자들의 증권사에 대한 불만을 많이 듣게 됩니다. 그 중에 하나가 펀드 보수인데요, 펀드에 가입하면 매년 한 3%쯤 떼어갑니다. 1억원을 맡기면 300만원이 넘으니 적지 않은 돈이지요. 펀드의 보수는 운용보수와 판매 보수로 나뉘는데요. 운용은 말그대로 투자처를 발굴하고 돈을 굴리느라 공을 들인 대가를 지불하는 거고요. 판매보수는 판매사들이 받는 보수입니다. 그런데 일단 판매를 한 뒤 고객으로서 서비스를 제대로 받은 게 있나요? 그런데도 한 1.5% 이상 떼어갑니다. 아깝지요. 이와 관련해 적어봤습니다.
펀드 수익률이 오를 때는 모르는데 깨질 때는 수수료가 커보이지요. 펀드 광풍을 몰고온 인사이트도 거치식은 여전히 마이너스 수십%가 낫지만 수수료는 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최근 수수료가 낮은 인덱스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로 몰리는 경향도 있고요.





---------------------------------------
취재수첩

펀드 판매 보수 유감

명순영 기자

기업은 소비자가 제품(또는 서비스)을 사줘야 존속한다. 소비자 마음을 끌려면 제품 가치가 가격을 앞질러야 한다. 또  가격보다 비용이 낮아야 살아남는다. 한마디로 '제품의 가치>가격>비용'이 성립해야 한다. 국내 경영학계 거두인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는 그의 저서 '경영굛경제굛인생 강좌 45편(2005년 출간)'에서 이를 '기업의 생존부등식'이라고 정의내렸다.
이 식은 소비자의 입장에선 '구매부등식'이다. 비용 부분을 빼더라도 '가치>가격' 일 때 지갑을 여는 게 정석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가 종종 생긴다. 대표적인 사례가 펀드 판매 수수료다.
적극적으로 기업과 투자처를 발굴해 수익을 내는 액티브 펀드는 운용과 판매 수수료를 합쳐 연 3% 넘게 떼어간다. 펀드 열풍을 일으킨 인사이트펀드 수수료는 연 3.4%. 1억원을 맡겨 놓으면 매년 340만원씩 가져간다. 운용보수(1.5%)에 대해 투자자들은 그러려니 한다. 원금을 깨먹은 펀드에 운용보수를 내려면 당연히 마음 쓰리다. 그래도 종목을 고르느라 고생한 대가를 지불하는 건 이치상 맞다. 그런데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가져가는 판매보수(1.8%)를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일단 펀드에 가입한 뒤 판매사로부터 받는 서비스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고작해야 정기적으로 잔고내용을 담은 우편물 정도다. 판매사들이 강화했다는 자산컨설팅 서비스를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판매사들도 할 말은 있다. 판매망을 구축하느라, 영업사원을 늘리고 교육시키느라, 하다못해 전단지를 만드느라 비용이 든다. 그러나 이들은 '가격>비용'이라는 생존 부등식을 깨지는 않았을 게다.
소비자로서는 '가치>가격' 원칙이 깨졌다. 솔직히 받은 게 없는데 내야하는 돈이 아깝다. 큰 손해를 봐도 어쩔 수 없이 지불해야하는 보수 때문에라도 돈 벌기 어렵다는 인식마저 생겨났다. 고전하던 직접판매펀드가 관심 받는 이유도, 인덱스나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이 몰리는 이유도 소비자의 이런 불만에서 출발한다. 최근 펀드 환매 바람에 높은 펀드 보수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최근 펀드 판매사 이동제가 시작됐다. 증권사들은 각종 유인 혜택을 제시하며 경쟁사들로부터 고객 끌어오기에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펀드를 처음 구입할 때 내는 수수료 감면은 있어도 매년 지불하는 판매 보수를 줄이겠다는 증권사는 없다. '땅 짚고 헤엄치듯' 얻는 수익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권혁세 금융위원장 부위원장은 "판매 보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소비자 불만에 정부가 대처하겠다는 의미다. 기자는 고객을 위해서라면 정부보다 기업들이 먼저 자율적으로 수수료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소비자를 기업의 이익극대화를 위한 수단적 존재로 인식하던 시대는 갔다. 그들은 기업의 생존기반이다. 생존기반이 풍요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발하고 봉사정신을 반영하는 것이 번영에 이르는 길이다.'

윤석철 교수가 책에 담은 또 다른 글이다. 주고받음 없는 소비자와 기업 관계는 장기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매경이코노미 명순영의 훈훈경제 - 재태크

벌써 18년 차다. 박종호 LG트윈스 야구선수(36)는 92년 LG에 입단하면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야구의 달인’이라는 이종범 기아타이거즈 선수도 93년 데뷔했으니 프로 경력으로는 박종호 선수만 못하다. 18년 동안 프로생활을 했다면 얼마나 자기관리에 철저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박 선수는 고교 졸업 뒤 곧장 LG트윈스에 입단, 94년 우승을 이끌었다. 2000년 3할4푼의 타율로 타격왕에 올랐고, 삼성라이온즈 시절인 2003~2004년 39경기 연속 안타라는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다. LG, 현대, 삼성에서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6번이나 우승을 일궜다. 올해 역대 20번째로 1500경기 출장 기록도 세웠다. 한국 최초의 스위치히터이기도 하다.

그에게는 ‘악바리’라는 별명이 있다. 비가 오는 날에도 그라운드에서 홀로 타격 훈련을 한다. 지기 싫어 하는 성격이라 경기에 패하면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성적이 좋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물론 힘들 때도 있었다. 2003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동안 22억원이라는 거액을 받았다. 그러나 팔꿈치, 무릎 등 부상이 겹쳐 내리막길을 걸었고 지난해 7월 삼성으로부터 방출 통보도 받았다.

그러나 김재박 LG 감독은 그를 곧장 불렀다. 침체에 빠진 LG구단에 그의 성실함과 노련함이 필요했기 때문. 김 감독은 박 선수가 훈련하는 모습을 곁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존 LG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 선수는 올 시즌 박경수 선수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62경기 출장, 타율 2할6푼7리를 기록했다. 특히 안정된 수비로 내야진을 지휘했다. 그는 방출이 선수생활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또 하나, 삼성에서 나오면서 미래를 설계해보게 됐다고 한다. 은퇴 뒤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해서다.

“이제 현역으로 그라운드를 뛸 날이 많지 않겠지요. 코치나 감독이 될 수 있겠지만 확실하게 보장된 자리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은퇴나 재테크에 눈을 뜨게 됐어요.”

돈 관리가 그리 쉽지는 않았다. 2003년 계약금으로 받은 돈 8억원을 분산투자하려 했다. 아내 주도로 대구에 아파트를 하나 마련하고 몇 개의 펀드에 돈을 넣어뒀다. 사업을 해볼 요량으로 역시 대구에 제과점을 열었다. 하지만 그리 재미를 보진 못했다. “펀드는 손해가 난 것도 이익을 본 것도 있어요. 문제는 제과점이에요. 월세를 꽤 주고 들어갔는데,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이었어요. 지금 장기 계약을 했는데요, 손해가 나는 정도는 아니지만 계속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박 선수는 2003년 받은 계약금으로 분당에 아파트를 살까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러다 삼성 지역 연고인 대구에 집을 샀던 것. 그는 “대구의 아파트는 투자 목적으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걸 몰랐다”며 “그냥 분당에 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운동에서나 재테크에서나 성실맨이다. 여러 곳에 분산투자를 해둔 덕에 손해 본 건 없다. 나중에 펀드에 넣어둔 자금으로 차근차근 노후준비를 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앞으로 얼마나 더 선수생활을 할지 모르겠지만, 매년 골든글러브를 타겠다는 목표로 뛰어요. 최고의 선수라는 말을 또 듣고 싶습니다.”

잠실구장 인근에 원룸을 얻어 매일 구장으로 출근하며 훈련에만 몰두하고 있는 박종호 선수. 그의 성실성은 프로야구 선수는 물론 국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선수 은퇴 이후 상가 투자를 고려 중이다. 어떤 식으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한가.

김 팀장 :
매년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 운동 선수가 은퇴를 대비해 가장 선호하는 노후대책은 수익성부동산 투자다. 하지만 운동에만 전념해 투자 경험이 미비하므로 가족에게 일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상가 투자는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우선 상권을 살피는 것이 중요한다. 위치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안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 유동인구와 동선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고, 지역 발전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둘째, 업종 및 주요 수요층의 상관관계가 부합되는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청소년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에 팬시전문점은 맞지 않는다. 무엇보다 임차인이 장사가 잘돼야 임대료 수입도 안정적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 상가 형태는 대체로 단독상가를 선호하지만 자금 부담이나 관리 문제가 있다면 아파트단지형 상가를 추천한다. 안정적인 업종으로는 제과점, 편의점, 세탁소, 약국, 김밥전문점 등이다. 단, 테마형 쇼핑몰 투자는 자산가치 상승이 없거나 처분이 어려운 사례가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또한 기존의 영업매출이 비교적 안정적인지를 확인하고 매입해야 한다. 경매를 통한 상가 투자도 고려해볼 수 있다. 경매시장에서의 상가는 주택에 비해 낙찰가율이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주변 시세에 비해 취득가격이 낮기 때문에 수익성 향상에 유리하다. 단, 입찰대상 물건 선정 및 사업성 평가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을 조만간 수도권으로 데려올 생각이다. 추가 부담이 크지 않고 주거환경이 쾌적한 지역을 추천받고 싶다.

김 팀장 : 박 선수가 소유한 대구의 158㎡(48평형) 아파트 시세는 3억6000만~3억7000만원 수준이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갖추고 있다.

향후 주택 투자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현재의 평형대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5억원 전후로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지역으로 김포한강신도시, 용인시 상현지구, 남양주 평내지구 등을 추천한다. 김포한강신도시는 내년 초 고속화도로 개통 예정에 있으며, 2012년 김포공항까지 경전철 개통이 예정돼 있다. 용인시 상현지구는 2011년 신분당선 개통효과가 기대되며, 남양주 평내지구는 이미 경전철역(평내역)이 있고, 주변 편의시설이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또한 이들 지역의 주거환경은 도시와 달리 쾌적한 자연환경이 특징이다.

다음으로, 향후 2~3년간 전세를 통한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면서 ‘보금자리주택’ 청약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정부가 2012년까지 수도권 내 60만가구 공급을 계획 중이기 때문에 향후 청약 기회는 지속적으로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2~3개 펀드에 투자 중이다. 펀드를 계속 유지해야 하나.

안 팀장 : 현재 보유 중인 금융자산은 대부분 투자형 주식형 상품에 편중됐다. 항상 고수익을 내는 자산은 없으며 고수익 자산에는 그만큼 고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본인의 재무 목표에 맞도록 위험자산 비중은 줄이고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자산 리밸런싱이 필요하다. 운동 선수라는 직업상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투자형 자산 비중을 60%, 안전형 자산 비중을 40% 정도로 조정하는 안정성장형 포트폴리오가 적합하다. 현재 가입하고 있는 공격형 펀드 중 수익률 회복이 더디고 향후 회복 가능성이 낮은 펀드를 중심으로 환매하되, 국외 주식형으로는 경기회복세가 가장 빠르고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은 중국·인도·브라질 펀드를, 국내 주식형은 상대적으로 장기 안정적 수익이 기대되는 가치형 펀드로 지역별, 섹터별 분산투자 전략을 가져갈 것을 권한다.

안전자산의 70%는 향후 금리상승 시 혜택을 볼 수 있는 3개월 회전 정기예금 및 만기 매칭형 고수익 채권 가입한다. 30%는 비상금과 투자금 마련을 위한 상품에 나눠 가입한다. 비상금은 CMA·MMF·슈퍼저축예금과 같은 상품에 넣어두는 것이 적합하고, 사업자금 및 부동산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선 공격적인 주식형 적립식 상품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현재 추가 납입이 중단된 연금과 보험은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을까.

안 팀장 : 박 선수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취약한 점은 특별한 노후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추가 납입이 중단된 연금은 반드시 다시 지속적으로 납입해 계약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평균 수명 증가, 출산율 감소 등 초고령화 사회가 되는 데 반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은 불확실하다. 결국 노후대비는 스스로 해야 한다. 재무 기반이 없는 장기간의 노후생활은 재앙과도 같기 때문에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재무설계의 기본이다.

우선 현재 가입 중인 연금상품이 중도 해약이 되지 않도록 추가 납입해야 한다. 무리가 돼도 월수입의 20% 범위까지의 연금 납입 금액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변액유니버셜 연금상품과 같은 투자형 연금보험 상품을 추천한다. 변액유니버셜 연금보험은 투자형 연금 보험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외 주식·채권·금·원자재 등 비교적 수수료가 저렴한 펀드로의 변경이 자유롭다. 또한 연금상품임에도 일정 범위 내에서 추가 납입과 비상자금 인출도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매경이코노미 [명순영 기자 msy@mk.co.kr]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축구경기를 보다가 응원하는 팀이 잘 안 풀리면 곧잘 이렇게 투덜거린다.

“돈 많이 받고 매일 공만 차는 선수들이 왜 그 모양이냐?”

투자자들은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에게 비슷하게 얘기한다.

“고액 연봉 받고 밤낮 기업 분석만 하면서 왜 제대로 못 맞추느냐?”

맞는 말이다. 애널리스트 연봉은 꽤 높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명단에 이름이라도 올리면 웬만한 임원 부럽지 않은 월급봉투를 만진다. 적어도 생계 걱정 없이 업(業)에 매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일만 한다. 재무제표와 주가판에 눈과 귀를 파묻고 산다. 기업 탐방하느라, 보고서 쓰느라, 설명회 다니느라 밤낮없이 땀 흘린다. 7시 출근해 10시까지 근무하는 건 기본. 걸핏하면 밤새우기 일쑤다. 오죽하면 주당 100시간 일한다는 말이 나왔을까.

이렇게 고생해도 애널리스트는 ‘동네북’이다. 오르면 오르는 대로 ‘왜 사라고 강하게 주장 안 했느냐’고 불평 듣는다.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왜 팔라고 안 했느냐’고 욕을 먹어야 한다.

기자는 애널리스트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는 이들에게 이렇게 위로하곤 했다.

“적어도 그들만큼 공들여 기업을 구석구석 따져보는 이들도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점이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기본적으로 ‘팔라’고 주장하기 힘들다. 통계를 보면 그렇다. 2001년 237개였던 매도 보고서는 2002년 74건, 2003년 33건으로 급감하더니, 지난해는 단 한 건의 매도 보고서도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이유는 분명하다. 당장 자신을 고용한 증권사 영업에 방해가 된다. 주요 고객인 기업 심기를 건드렸다는 점부터 그렇다. 또 주가가 오른다고 해야 약정액이 쌓인다. 한 유명 리서치센터장은 몇 년 전 비판적인 전망을 냈다가 주가가 오르자 안팎으로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이런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애널리스트에게 왜 매수 보고서만 내느냐고 항의해봐야 별 소용없을 것 같다. 차라리 개인투자자가 철학을 갖고 보고서의 행간을 읽어내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중립을 매도로 이해하고, 부정적인 코멘트에 비중을 둬 해석하는 것이다. 애널리스트의 전문적인 지식을 존중하되 개인 철학을 담자는 얘기다. 기자도 지인들에게는 “애널리스트 의견을 70%만 믿고, 30%는 알아서 비판적으로 분석해보라”고 조언한다.

또 비관론자 의견에는 단 한마디라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내 대표 비관론자들은 올해 내내 힘들었다. 지수가 급격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삿속이었다면 그들은 매도보다 매수를 외쳤어야 옳다. 그만큼 용기를 갖고 나름의 시각으로 시장을 분석한 것이다.

“애초부터 비관론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기업과 경제 변수를 바닥부터 꼼꼼하게 따지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나는 비관론자가 아니라 펀더멘털리스트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30호(09.11.11일자) 기사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탤런트 김익 "늦깎이 데뷔지만 재테크는 앞서갈게요"

늦깎이 데뷔다. 20대, 아니 10대 연예인들이 넘쳐나는데 그는 서른 살 나이에 처음 얼굴을 알렸다. 탤런트 김익 씨(31) 얘기다. 배재대 조경학과를 졸업한 김익 씨는 연기자가 되길 바랐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꿈꿔왔죠. 하지만 연기자의 길로 바로 풀리지 않았어요. 대전에서 상경한 뒤 5년 동안 일자리를 못 구하고 고생했습니다.”

생활비를 버느라 이것저것 잡일도 많이 했다. 연기자를 포기하고 요리사를 할까도 생각해봤다. 당장 먹고살 거리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꿈을 놓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살자고 마음먹었더니 지난해 기회가 왔다. 알고 지내던 영화인 소개로 기획사 매니저를 알게 됐고, 단역이지만 KBS ‘드라마시티’에 출연할 수 있었다.

“손태영 씨와 박기웅 씨가 연상연하 연인으로 나온 드라마였어요. 저는 박기웅 씨 친구로 잠깐 나왔죠. 데뷔작이라 떨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 뒤 김익 씨는 계속 작품활동을 했다. 과학수사극 ‘KSPI’나 ‘베토벤 바이러스’ ‘내조의 여왕’ 등 지난 1년여 동안 계속 캐스팅됐다. 역할이 크지는 않지만 매사 열심이다. “5년간의 시련기가 연기에는 도움이 된 것 같다”는 게 그의 얘기다.

‘내조의 여왕’에서는 전형적인 아첨형 인간 ‘김 과장’을 연기해 웃음을 줬다. 최근엔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태윤(정일우 분)의 동료 변호사 ‘박수호’ 역을 연기하고 있다.

회사 근처 전셋집 마련 1차 목표

이제 막 데뷔한 김익 씨의 관심사는 오직 하나. 신인답게 어떻게 연기를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다. 당장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또 얼마를 모아야 할지 재테크에 관해선 정말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배역이 무엇이든 가리지 않아요.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뿐이에요. 지금 수입이 많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돈에 대해선 별로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5년간 ‘혹독한’ 백수생활을 할 때 잠깐 돈의 중요성을 고민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연기생활을 시작한 뒤론 돈을 완전히 잊었다. 오히려 일을 하기 위한 도구로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집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한 ‘사는 공간’이라는 것. ‘강남 아파트값이 오르네, 내리네’ 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는 그다.

그래도 전문가들 조언에는 귀를 쫑긋 세웠다. 주택청약통장부터 개설하라는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작품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부동산 마련을 위한 종잣돈도 차근차근 마련할 생각이다. 현재 서울 이태원에 월세로 살고 있는 집을 전세로 옮기는 게 우선일 것 같다고 했다. 그 뒤 적당한 곳에 집을 살 계획도 잡았다.

김동호 에프앤스타즈 FC가 미래 소득을 염두에 두고 소비를 늘려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현했다. 일정치 않은 소득을 관리하는 법에 관해 조언을 들을 땐 눈이 더욱 초롱초롱해졌다. 그는 재테크에 관해 다양한 얘기를 나눈 뒤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확실히 전문가들을 만나니까 다르네요. 저도 많이 배웠지만 제 또래 연기자들에게도 필요한 얘기인 것 같아요. 늦깎이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는데 연기도 열심히 하고, 재테크도 차근차근 성공적으로 해나갈게요.”

또래들처럼 내집마련에 관심을 갖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

박 대표 : 직장생활을 전혀 해보지 않고 늦은 나이에 데뷔한 만큼 우선 재테크 마인드를 키우면서 재테크에 성공한 연예계 선배들을 벤치마킹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본격적으로 데뷔한 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입이 불안정하다. 수입이 안정적인 일반 새내기 직장인에 비해 체계적으로 재테크 계획을 수립하는 게 불리할 수 있다. 강제 저축의 한 방법과 재테크 수단으로 주택청약저축에 가입하시는 걸 권하고 싶다.

주택청약저축은 선배로부터 들었는데 정확하게 무슨 통장인가.

박 대표 : 주택청약종합저축은 85㎡ 이하 국민주택 등에 청약이 가능한 청약저축을 기본으로, 민영주택도 청약이 가능하도록 청약 예·부금 기능을 갖춘 통장이다. 2년 동안 납입해 주택청약 자격 요건을 갖추면 공공이나 민영을 자유롭게 청약할 수 있어 기존보다 청약 기회가 많다. 때문에 보다 빨리 유망지역에 내집마련을 할 수 있다. 2년 동안 일정금액(2만~50만원)을 5000원 단위로 매달 납부하면 청약저축 1순위가 부여된다. 적립금액이 지역별 예치금액으로 인정될 경우 민영주택 청약 시 1순위 자격을 얻게 된다. 서울시는 청약예금 예치금액이 △85㎡ 이하 300만원 △85~102㎡ 이하 600만원 △102~135㎡ 이하 1000만원 △135㎡ 초과 1500만원이다.

향후 목돈이 생기면 전세로 집을 얻고 싶은 데 어느 지역이 좋을까.

박 대표 : 드라마 출연료 이외 목돈이 들오면 현재 살고 있는 이태원 월셋집에서 전세로 옮기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전세를 얻더라도 향후 해당 지역의 개발 가능성이 있는 곳을 염두에 둬야 재테크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다. 방송사가 많은 여의도와 목동 일대의 방 2개가 있는 빌라 전세 시세는 8000만~1억2000만원, 재력가들의 수요가 꾸준하면서 기획사가 있는 청담동 일대는 1억~1억5000만원 이내다. 목2·3·4동의 빌라 같은 경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재개발·뉴타운 관점에서 대출을 끼고 투자해도 괜찮다. 서울시 재개발 지정 조례에 노후도가 60%로 규정돼 있는데 이것을 지자체가 20% 범위 내에서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도촉법 특별시행령이 9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집마련에 성공한 이후 안정적인 수입이 기대되는 소형 오피스텔부터 시작해서 상가 소형빌딩 순으로 접근하는 게 좋아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재테크 상품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추천해달라.

김 FC : 신인 연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수입이 일반 급여소득자와 같은 월 단위 고정수입이 아닌 작품이나 광고에 참여할 때마다 발생하는 불규칙적인 형태를 띤다. 김익 씨만의 금융 저수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반 은행권보다는 이율이 조금이라도 높은 상호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꾸준히 넣기보다는 돈이 생길 때마다 납입할 수 있는 상품이 좋다.

금융상품과 관련해 연기자들이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김 FC : 경제 행위를 통해 소득을 얻는 모든 사람들은 각기 자기만의 잠재적 경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김익 씨 경우에도 건강해야지만 연기라는 경제 행위를 통해 소득 창출이 가능하다. 질병이나 사고 등 건강상의 이유로 연기활동을 하지 못하면 그 어느 직업군보다 소득의 중단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훨씬 더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김익 씨는 크게 부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장성 보험(예로 화재보험회사의 실손의료비보험 등)은 반드시 준비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저축은행에서 쌈짓돈 불리기

1년 적금 6%대 쏠쏠

고금리를 주는 상호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이 인기다. 시중은행들은 1년제 정기예금에 연 3.3~4% 이자를 준다. 반면 저축은행들은 연 5%대 금리를 보장하는 곳이 많다. 적금은 연 6%대 이자를 주는 곳도 많다. 한 저축은행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기 때문에 1억원 정도의 자금이 있다면 3군데 저축은행에 분산 예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요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5%가 넘는 이자를 주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의 금리는 시중은행은 물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보다도 높다. 주요 증권사의 CMA 수익률은 현재 연 2~3%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저축은행들은 정기예금보다 정기적금에 더 많은 이자를 주고 있다. 주요 저축은행들은 1년 만기 정기적금에 연 6%대의 이자를 준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적금 이자(연 2~3.5%)에 비해 많게는 세 배까지 높은 수치다. 목돈 마련이 필요한 20~30대 직장인들은 월급의 일부를 매달 적금에 넣으면 상대적으로 많은 목돈을 모을 수 있다. 부산저축은행, W저축은행 등은 정기적금에 연 6.3%의 이자를 지급한다. 제일저축은행, 토마토저축은행 등은 연 6%의 금리를 준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연 5.8%, 푸른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은 연 5.5%의 이자를 제공한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24호(09.09.23일자) 기사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주식시장 쥐락펴락` 외국인 속셈

올해 한국 증시는 외국인들이 쥐락펴락하는 분위기다. 지난 9월까지는 외국인 매수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대로 최근 주가 하락은 외국인 매도가 이유다. 코스피지수가 1600선 안팎에서 조정 양상을 보이며 외국인들의 투자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들은 올해 초부터 9월 말까지 27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였다. FTSE 선진지수 편입을 앞둔 9월 18일 코스피에서 1조4100억원이라는 기록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지난 2007년 10월 11일(1조6400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팔자’에 나서며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최근 8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는 등 1조원어치 이상 주식을 처분했다. 지난 6~7일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그 액수는 미미하다. 본격적인 ‘사자’로 돌아선 게 아니라는 얘기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꼽는 외국인 매도 이유는 환율이다. 원화 강세로 이미 충분히 환차익을 거뒀다는 것. 올 3월 초 원/달러 환율은 1597원이었다. 지난 9월 30일은 1178원으로 고점 대비 32% 하락했다. 환율이 고점일 때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은 환차익만 30%에 달한다. 외국인이 대거 투자한 지난 7월 중순과 비교해도 이익이 쏠쏠하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1250원 안팎으로 3개월 만에 7%대 환차익을 거뒀다. 외국인들은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달러당 1100원대로 떨어진 다음날인 9월 24일부터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생각도 비슷하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한국 증시에서 1달러당 1100원 이하에서는 외국인 순매수가 없었다. 그만큼 환율이 외국인 거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 또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는 원화 가치를 높인다. 이 경우 환율 하락을 불러 매도로 돌아서는 시점이 빨라진다고 했다.

원화 강세로 수출 관련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외국인 매도세에 불을 지폈다. 실제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팔자로 돌아선 9월 24일 이후 가장 많이 판 업종은 전기전자와 자동차, 철강 등 수출 관련 기업들이다.

덧붙여 한국 증시에서 이미 수익을 거둘 만큼 거뒀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올해 초보다 50% 이상 올랐다. 외국인이 몰려든 3개월 전과 비교해 봐도 15%의 주가차익을 챙겼다. 때문에 환차익, 주가차익을 고려하면 충분히 탈출 전략을 짜볼 만한 시점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매도세를 ‘숨 고르기’ 정도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아시아 국가 주식을 사면서 국내 주식만 팔아 치우는 외국인들의 행태에 대해 “세계 자금의 국가별 자산 배분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증시가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설명. 9월 중반 이후 FTSE 선진지수 편입과 관련해 한국물 지수가 일시적으로 폭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주변국 증시 비중이 낮아져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시가총액 대비 순매수 비중에서 한국이 높다. 올 들어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의 시가총액 대비 순매수는 2.94%에 이른다. 반면 대만에선 1.76%에 불과했다. 태국과 인도는 1% 수준이다. 박소연 연구원은 “장기성 자금 이탈이라기보다는 단기성 자금의 차익 실현 거래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외국인 매도세가 멈추는 시점이 조정의 바닥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3분기 기업 실적이 발표되는 10월 중순에서 미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될 수 있는 10월 말 사이가 외국인들의 숨 고르기 시점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이번 외국인 거래에 한국 증시가 취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내년까지는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아직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취재수첩] 주가지수 올라도 손해보는 이유

“올라요? 떨어져요?”

매우 단순한 질문인데, 주식시장을 취재한 이래 개인투자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내용인 듯싶다. 이 물음은 지수가 상승기든 하락기든, 아니면 횡보할 때든 변함없이 나온다. 오르면 주식을 사고, 떨어지면 주식을 팔 테니 ‘정답’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참 난감하다. 신(神)만이 안다는, 아니 신도 모른다는 주가를 단 한마디로 어떻게 예견할 수 있겠는가.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똑같은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름의 논리로 정성껏 답해주겠지만, 지수 향방은 사실 누구도 알 수 없다.

질문자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때 조금이라도 수익을 거두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라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받으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주식투자의 본질적 의미를 깊게 생각해봤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지수 상승과 하락에 맞춰 투자한다면 지수 향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인덱스상품 투자자여야 옳다. 그런데 대체로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인덱스펀드 투자 비중은 매우 낮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개별 종목에 투자한다. 특히 지난해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칠 때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로 많이 돌아섰다.

개별 종목 주가는 전체 시장 흐름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앞뒤가 바뀌었다. 주식 투자의 본질은 한 기업의 지분을 사는 것이다. 지분이 많든 적든 간에 회사의 주인이 된다는 의미다. 주가는 기업 이익에 비례한다.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가 주주에게 배당을 많이 할 것이고, 기업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런데 투자자들은 피땀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회사를 사면서 단순히 시장 지수만 보고 판단한다. 자신이 선호하거나 관심을 두는 산업이란 건 없다. 그러곤 불만을 내놓는다. “지수는 오르는데 내가 산 종목은 왜 떨어지는거야?”

이런 투자자들은 또 목표 수익률이나 기간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다. “얼마간의 기간에, 지수가 얼마나 올라야 오른 것이고, 얼마나 떨어져야 떨어진 것인지 기준이 있느냐”고 되물어보면 제대로 답을 못하는 이들이 많다. 주가는 단기간에 얼마든지 올랐다가 떨어질 수 있다. 물론 반대 경우도 있다. 때문에 투자 목표와 기간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가 필요하다. 잠깐의 여윳돈을 묶어두는 것인지, 아니면 은퇴 뒤를 내다보는 장기자금인지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 1년, 3년, 10년, 30년 등 기간 설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질문이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지금 10년 뒤를 내다보고 장기투자하려 합니다. 목표수익률은 ‘00%’이고요. 저는 이러이러한 산업을 유심히 봅니다. 이 가운데 이익이 늘어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기업이 무엇일까요?”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런 식으로 물어보는 투자자는 거의 없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1600선에 머무르면서 ‘올라요? 내려요?’식의 질문을 더 많이 받는다. 주가 조정기일수록 자신의 투자원칙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원칙 없는 투자자는 지수가 오를 때든 떨어질 때든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게 역사로부터의 교훈이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24호(09.09.23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베이비붐 세대 인생 2막 준비] 금융자산

◆ 베이비부머 인생 2막 ◆

‘10점 만점에 5점.’

매경이코노미는 올 상반기 베이비붐세대 300명에게 ‘노후준비 정도를 스스로 평가해보라’고 했다. 그 결과, 점수는 10점 만점에 5.2점이었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제대로 은퇴대비를 못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베이비부머들의 금융자산 준비는 낙제에 가깝다. 인생 2막을 준비하기에 실탄이 턱없이 부족하다. 씀씀이와 예상 투자수익률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국내 주요 PB들이 전망하는 노후자금은 대략 5억~15억원 선. 가장 보수적으로 내다본 이남신 농협중앙회 PB전략팀 차장은 “부동산 비중이 높은 현실을 고려해도 2억원 정도 유동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한다.

60세 은퇴 예정인 50세 직장인이 80세까지 살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부부가 매월 필요한 돈은 200만원. 물가상승률 3.5%, 투자수익률 연 5%로 가정했다. 이 경우 은퇴 시점에서 6억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 은퇴 연령이 55세 남짓이라는 점,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점, 투자수익률 5% 달성이 만만치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노후자금은 이보다 늘어난다.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40~49세 인구가 보유한 평균 금융자산은 약 85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평균 연봉 4400만원으로 계산해볼 때 65세까지 부지런히 벌어도 5억원 넘게 마련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국내 베이비붐세대의 노후가 불투명하다는 조사는 여럿있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노후자금으로 은퇴 직전 연봉의 60%를 원하지만 실상 40%도 준비하지 못했고(피델리티), 예상보다 오래 살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장수 리스크’가 커졌다(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

더 충격적인 수치도 있다. 정확히 베이비붐세대라 할 수 있는 45~54세 가구의 평균 금융자산은 2007년 말 현재 1312만원뿐이다(한국은행). 금융자산 규모가 다른 어느 연령층보다 작다. 대신 빚은 5500만원으로 다른 연령층의 4배에 달한다. 은퇴하면 당장 먹고살기조차 힘겨울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불황으로 주식 등 자산 가치는 떨어지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연금은 생계형 자금일 뿐

‘국민연금이 해결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도 버리는 게 좋다. 40세에 월 평균 337만원(2008년 기준)을 버는 사람이 60세가 되면 현재 가치로 월 138만원의 국민연금을 받는다. 하지만 현재 60세 이상 가계의 월평균 지출은 180만원. 둘만 비교해도 국민연금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문제는 또 있다. 한국인들은 부동산자산 보유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현대경제연구원 조사도 이를 분명히 보여줬다. 베이비붐세대 순자산 3억원 가운데 70%가 넘는 2억2000만원이 부동산자산이다. 미국은 거꾸로 부동산 비중이 30%에 그친다.

많은 PB들이 미국처럼 금융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덕수 삼성증권 Fn아너스 삼성타운 팀장은 “경제계획개발로 부동산값이 올라가던 시기에는 부동산 투자가 매력적이었지만 부동산은 규제가 늘어가는 반면 금융시장은 커지고 있다”며 “금융자산을 늘려야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나이가 들수록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상적인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을 6:4로 제시한 김형철 국민은행 목동남PB센터 팀장은 “임대수익이 가능한 부동산자산을 가진 경우를 염두에 뒀을 뿐, 적어도 50% 이상 금융자산을 가져가야 한다”고 밝혔다.

다행스럽게 지난해에 불어닥친 세계 금융위기는 베이비부머들에게 노후준비와 금융자산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듯하다. 조찬형 대우증권 광교지점 WM 팀장은 “금융위기를 겪으며 언제 일을 그만둘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노후준비에 나서는 베이비부머가 늘었다”고 밝혔다. 또 은퇴를 위한 자산관리 방법으로 부동산에서 금융상품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는 게 PB들의 일치된 견해이기도 하다.

해법

자녀교육보다 은퇴자금 준비가 우선

노후대비 금융자산 마련을 위한 전문가 조언 제1계명은 부동산자산을 금융자산으로 돌리라는 것이다. 80%가 넘는 부동산자산 중 20~30% 정도만 금융자산으로 옮겨도 1억원 넘는 여윳돈이 생긴다. 수익형 부동산 비중까지 낮출 필요는 없다. 다만 거주 목적의 부동산 비중이 높다면 면적을 줄이고 저렴한 곳으로 옮기라고 주문했다.

그 뒤 마련된 목돈으로 금융상품을 제대로 골라야 한다. 베이비붐세대라고 해도 연령대별로 투자 요령이 달라진다. 은퇴를 앞둔 50세 이후 세대는 보수적인 투자가 바람직하다. 채권이나 적금 등 이자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정적인 상품이 알맞다는 뜻이다. 이때 고려해야 할 게 ‘100-현재 연령’ 원칙이다. 100에서 본인 나이를 뺀 만큼만 주식형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54세 직장인은 54%만 주식형상품에 넣고 나머지 46%는 예·적금 등 금리상품이 좋다. 45세의 젊은 베이비부머라면 55% 이상 주식형상품에 넣어 공격적으로 나서볼 만하다.

(100-현재연령) 비중만큼 주식투자

노후대비라는 관점에서 연금상품을 추천하는 PB들이 많았다. 양종석 미래에셋증권 금융영업 본부장과 박병향 기업은행 평촌지점 PB팀장은 변액연금을 적극 권했다. 변액연금은 연금액이 정해지지 않고 주식 등에 투자한 수익에 따라 결정된다. PB들이 변액연금을 추천한 배경에는 금융시장이 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매월 연금도 받고 투자 효과도 누리자는 계산이다. 연금 가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입을 모았다. 납입 기간이 길수록 보험료 부담이 적어서다.

서재연 HSBC은행 압구정지점 FP는 목돈을 한꺼번에 납입한 뒤 정기적으로 일정액을 연금으로 받는 즉시연금을 권했다. 실제로 퇴직 후 고정 수입원이 끊긴 미국 베이비붐세대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 그는 “즉시연금을 이용해 예치한 뒤 월 이자는 다시 적립식 펀드로 재투자하는 복합 방법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대부분의 PB들은 적절한 분산투자를 요구했다. 서재연 FP는 자산을 단기 유동성, 중장기 투자성, 장기 안정형 자산으로 나누라고 조언했다. 비중은 10:40:50으로 장기자금 비중이 높다. 구체적으로 단기자금은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중장기 투자성 자산은 주식형 중심의 적립식상품 가입을 권했고, 장기 안정 자산 운용 방법으로는 연금형상품 가입을 추천했다. 박경일 미래에셋지점 평촌지점 차장은 주식(현물), 주식형 펀드, 채권(선박펀드·리츠 포함), 주가연계증권(ELS), CMA를 20% 내외씩 보유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박 차장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적절한 배분이 목표다.

구체적으로 추천할 만한 상품도 물어봤다. 한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센터 도곡팀장은 “누구에게나 꼭 맞는 ‘절대’ 상품이란 없다”고 전제했다. 다만 다양한 상품이 쏟아지는 가운데 적절한 상품을 찾는 게 문제다. 한정 팀장은 “본인이 감내할 만한 위험 수준을 먼저 파악한 뒤 벤치마크보다 실적이 좋을 만한 상품을 골라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한다.

전문가 추천 주식형 펀드상품을 나눠보면, 대형주, 원자재 관련주, 그린산업 등 테마주로 나뉜다. 삼성그룹주, 미래에셋5대 그룹주 등은 대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안정성에 좀 더 무게를 둔 추천 상품인 셈이다. 경기가 살아나고 세계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가정 아래, 블랙록월드광업주 펀드, JP모건천연자원 펀드에도 관심을 뒀다.

문국창 하나대투증권 WM부 부장은 장기 테마로 떠오를 녹색산업 펀드도 유망하다고 꼽았다. 김상철 미래에셋증권 일산지점장은 흥국알토란공모주 펀드를 단기 유망 펀드로 짚었다.

마지막 팁 하나 더. 은퇴자금을 중간에 깨먹는 게 베이비부머들의 고질적인 문제다. 자녀 교육 등이 주된 핑계(?)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본부장은 “이는 부모와 자녀가 모두 불행해지는 길이다. 자녀에게 독립심을 키워주기 위해서라도 노후자금은 타임캡슐에 묻었다 생각하고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문응답자 김상철 미래에셋증권 일산지점장/ 김형철 국민은행 목동남PB센터 팀장/ 문국창 하나대투증권 WM부 부장/ 박경일 미래에셋증권 평촌지점 차장/ 박병향 기업은행 평촌지점 PB팀장/ 서재연 HSBC은행 압구정지점 FP/ 양종석 미래에셋증권 금융영업 본부장/ 이남신 농협중앙회 PB전략팀 차장/ 조찬형 대우증권 광교지점 WM 팀장/ 한덕수 삼성증권 Fn아너스 삼성타운 팀장/ 한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센터 도곡팀장 (가나다 순)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26호(09.10.07ㆍ14일자 추석합본호)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바일로 읽는 매일경제 '65+NATE/MagicN/Ez-I 버튼'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비관론자가 돌아서면 증시가 떨어질 때라고 하죠. 이 기사는 변심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정도는 아닌데, 제목이 그렇게 나왔습니다.
어쨌든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관론에 늘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슈] ‘증시 비관론자 2인’의 변심

주가가 거침없이 오르면서 증시 비관론자(또는 신중론자)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올 3월 1000선에서 출발해 오름세를 탄 증시는 반 년 만에 1700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 세계 금융위기 직후와 비교해도 11개월 만에 70% 이상 올랐다.

횡보장이 없진 않았다. 지난 5월엔 1400 언저리에서 세 달 동안 맴돌았다. 또 지난 8월 말 1600에 접어든 뒤 며칠간 조정 국면이 있었다. 하지만 대폭적인 조정이 온다는 비관론자들의 주장이 무색하게 1700까지 쭉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비관론자들의 논리는 이랬다. 국내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4월 매경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공급 과잉으로 과대 설비 조정이 필요한데 본격적인 설비 감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미국 기업 실적 악화를 우려하며 제2의 실물쇼크까지 예견했다. 당시 내놓은 코스피지수 하한선은 1120. 1300이 넘어가면 팔아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세계 금융위기에 앞서 본인의 주식 관련 자산을 처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센터장은 올해 증시를 ‘상고하저’로 예견했다. 위기 뒤 급상승장을 연출할 수 있지만 펀더멘털(기초경제)이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는 극단적으로 1000선까지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관론자가 돌아설 때가 꼭지?

최근 두 비관론자가 견해를 다소 수정했다. 김학주 센터장은 최근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고 규정하면서도 거품이 쉽게 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이 계속해서 주가 거품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아시아 특히 한국 주가는 더 오를 것이라는 설명. 김 센터장은 “산업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주가를 어둡게 봤는데 미국 정부가 구조적인 문제를 경기 순환 주기의 문제로 바꿔놓아 오버슈팅(이상 과열)이 계속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종우 센터장은 “코스피지수 1800선도 가능하다”며 강세론자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저금리에 각국 정부가 풀어놓은 엄청난 돈이 주가를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대표 비관론자들이 돌아서면서 ‘오히려 이제 정말 꼭지가 온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그동안 낙관론을 주장해왔던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지수가 목까지 차오른 것 같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역설적이지만 ‘비관론자들의 항복’과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승 행진을 들었다. 과거 최후의 비관론자가 두 손을 들었을 때가 꼭지였던 사례는 나라 안팎을 막론하고 여럿이다. 최근만 해도 2007년 비관론자였던 유명 전략가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지 얼마 안돼 주가가 미끄러졌다.

김학주 센터장과 이종우 센터장은 여전히 경계의 목소리를 굽히지 않았다. 김 센터장은 “내년 긴축 정책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금리 연동 부동산 대출이 다시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1850선까지 거품을 예상하면서도 그는 올해 코스피지수 최고치 1540을 수정하지 않았다. 이 센터장은 “3분기 실적을 확인한 뒤 주가가 꺾일 수 있다”며 “그 시점은 10월 중하순쯤이 될 것”이라고 봤다. 신중론자로 꼽히는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생각보다 기업 이익이 좋았고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수요도 커 예상보다 큰 폭 상승했다”면서도 “6개월 이상 쉬지 않고 오른 사례는 과거 대세 상승기에도 찾기 어려워 조정폭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각 증권사 코스피지수 전망 상향 조정

주가가 오르자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올해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 중이다. 1700을 넘은 지난 9월 17일 현대증권은 최고치를 1700에서 1800으로 급히 올렸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단기적 관점에서 미국 경기의 반등 강도가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며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1800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은 지수 예상 범위의 상단을 1900으로 높였고, 동양종금증권은 연말까지 목표지수를 1690선에서 18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동양종금증권 내부적으로는 내년 중 220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1600선을 돌파했던 지난 8월에도 상향 조정이 잇따랐다. 신영증권은 상한선을 1550에서 1680으로, 한국투자증권은 1450에서 1650으로 올렸다. 우리투자증권도 120포인트를 올린 1710으로 수정 제시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한 단계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전망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을 앞둔 점, 달러 유동성이 좋은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상승 추세를) 좀 더 즐길 수 있다”며 “다만 미국이 10월 말에 단기 채권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할 수도 있어 유동성 관련 변수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1500선에서 조정 가능성을 점쳤던 토러스증권도 의견을 바꿨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수세 축소, 3분기 경기둔화 가능성, 미국의 더딘 소비 회복 등을 이유로 1500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유동성의 힘을 간과한 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외국계 증권사도 시각을 바꾸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비중 축소에서 확대로 전환했다. 한국 기업 이익이 올해와 내년에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이유에서다. 매도에서 매수로 역시 의견을 바꾼 노무라 증권은 “이익 모멘텀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예상과 달리 지수가 1700선을 넘겼다.

이종우 센터장 : 상반기만 해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하반기 경기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2분기 기업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여기에다 각 나라에서 펼친 저금리, 막대한 재정지출 정책들이 힘을 더 실어줬다. 증시가 1400선을 뚫고 상승세를 탈 때 상반기 예측이 틀렸다고 판단했다.

김학주 센터장 : 미국의 거품 만들기가 성공했다. 미국은 실물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돈을 풀어 거품을 계속 만드는 중이다. 여기에 중국이 동참할 줄 몰랐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구조조정도 하면서 실리를 챙길 것으로 봤다. 사회주의 체제다 보니 정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중국 동참으로 거품이 커지다 보니 저금리가 국내에 들어와 증시를 끌어올렸다. 최근 국내 증시가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증시가 더 갈 것으로 보는가.

이 센터장 :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3분기 실적에 따라 상승이 마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센터장 : 주가가 경제를 떠나 정치로 간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실물경기가 움직일 때까지 계속 거품을 만들 것이다. 주가는 여기에 따라갈 것이다.

어떤 종목에 관심을 가지면 될까.

이 센터장 : 자동차와 IT가 실적 향상을 이끌었는데, 자동차업종은 더 관심을 둘 만하다.

김 센터장 :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주식이 뭔지를 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삼성전자를 좋게 본다. 휴대전화 부문에서 노키아를 제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데다 반도체도 대만, 일본과의 격차가 커질 것이다.

앞으로 계속 비관론을 견지할 것인가.

이 센터장 : 일각에선 반성문을 쓰라는 비판도 듣고 있다. 비관론을 제시할 때 이런 비판은 충분히 예상했던 부분이다. 지금 분위기가 증시 하락을 생각하고 있지 않은데 분명 조심해서 투자할 때라고 본다.

김 센터장 : 이상과열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거품기라고 보기 때문에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계속 얘기할 수밖에 없다.

거품 문제가 안 생기다 보니 사람들이 안심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발생해 출구전략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 김충일 기자]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경제블로거 명순영의 재테크, 매경이코노미 09.2월 11일 기사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

펀드 투자자들이 수익률 하락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전문가들이 늘 강조하는 말이다. 그러면서 기본의 제1계명으로 장기투자를 꼽는다. 주가가 떨어질 때 환매하지 말라는 말이 솔직히 마음 깊이 와닿지 않는다. 정말 오래 묵혀두면 투자자들에게 쏠쏠한 수익률을 가져다줄까? 매경이코노미는 국내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펀드를 연도별로 줄 세워 봤다. 우리나라 펀드 가운데 가장 오래된 펀드는 뭐고 오래된 펀드일수록 수익률도 괜찮을지 꼼꼼히 분석해봤다.

국내 펀드시장을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이제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어린이 수준이라고 봐야겠다. 주식형, 채권형 등 국내 펀드를 통틀어 봐도 1999년 1월 전에 설정된 10년 이상짜리가 20개 조금 넘는 수준이다. 주식형 펀드는 12개가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고, 나머지는 혼합형으로 연금형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순자산 10억원 이상으로 폭을 좁히면 6개로 줄어든다. 10년 넘게 살아남은 채권형 펀드는 전무한 실정이다. ING자산운용이 운용하는 ‘YES국공채T-G’ 한 개가 이름을 내고 있지만 자산 규모는 미미하다.

한국펀드평가 펀드평가팀 서현정 씨는 “주식시장이 활성화된 지 10여년에 불과하고 채권형 펀드는 몇 년 단위로 바로 환매하기 때문에 장기 펀드가 별로 없다”고 밝혔다. 가장 오래된 펀드는 1970년 5월에 설정된 ‘하나UBS안정성장1월호주식’이다.

올해로 39년째를 맞은 이 펀드는 사람으로 치면 ‘불혹’의 세월을 보낸 셈. 설정액은 1월 19일 기준으로 288억원이고 지금까지 216% 수익률을 남겼다. 이 수익률은 전산처리가 시작된 97년부터의 수익률이라 꽤 괜찮은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설정일인 70년부터 따지면 수익률은 훨씬 높아진다.

한때 설정액이 2000만원까지 급감해 운용이 거의 중단된 적이 있었으나 2005년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마케팅 차원에서 부활해 현재 3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대한투자증권의 전신인 ‘한국투자공사’가 내놓은 펀드로 유일하게 30년 이상 된, 국내 최초의 펀드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남기는 영예도 누렸다.

임명진 하나UBS자산운용 마케팅팀장은 “70~80년대 대한투자신탁이 운용했던 ‘하나UBS안정성장1월호주식’은 수천억원의 규모를 자랑했지만 외환위기를 지나면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 운용이 안 되고 거의 죽은 상태였다”며 “2005~2006년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펀드 리모델링을 통해 다시 살아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극적으로 부활한 ‘하나UBS안정성장1월호주식’을 제외하면 20년 이상 된 펀드도 찾기 어렵다. 주식형 펀드로는 94년 설정된 ‘더블타겟주식4’가 그 뒤를 잇는 장수 펀드다. ‘하나UBS안정성장1월호주식’과 비교하면 24살 차이가 난다. 이 펀드도 하나UBS가 운용을 맡고 있다. 수익률은 134%다.

혼합형 펀드 중에는 20년이 넘은 펀드가 있다. 채권혼합형 중에서 한국투신운용의 ‘적립식혼합주식’이 85년 설정됐다. 푸르덴셜이 운용하는 다목적혼합펀드가 87년 설정돼 이제 겨우 20년을 조금 넘겼다. 이 펀드는 설정일 이후 200% 수익률을 냈다. 단리로 계산할 때 매년 10% 정도 수익률을 냈던 셈이다. 하지만 순자산은 3억원으로 미미하다.

이제 10년 가까이 된 펀드들은 97~98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대부분 청산됐다. 그러나 99년부터 또다시 새로운 펀드들이 대거 선을 보였다. 제로인 자료에 따르면 10년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7년 이상 된 주식형 펀드들이 100여개에 달한다. 혼합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들도 각각 20여개 이상 포진해 있다.

프랭클린템플턴 10년 290% 수익

장수 펀드로 화제를 모았던 펀드는 바로 ‘바이코리아’ 펀드다. 99년 당시 현대투신운용이 ‘저평가된 한국 기업을 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3개월 만에 약 12조원을 끌어들였다. 이듬해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수익률이 급락했고 투자자금 이탈도 이어졌다.

그러나 ‘망한’ 펀드로 기억되는 이 펀드도 여전히 살아 있다. 2003년 푸르덴셜그룹이 현대투신을 인수하며 펀드 이름과 운용시스템을 바꿨을 뿐이다. 이와 함께 ‘바이코리아’에서 ‘나폴레옹 펀드’로 이름도 바꿨다.

‘나폴레옹’ 펀드 시리즈는 총 클래스 26개로 현재 74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푸르덴셜나폴레옹정통액티브주식’이 4500억원대로 가장 크다.

최근 1년 수익률로만 놓고 보면 -30%로 같은 기간 일반 주식펀드 유형평균수익률(-28%)보다 다소 부진하다. 하지만 설정 이후로 따지면 200%가 넘는 수익률을 자랑한다. 99년 3월 이후로 코스피가 100% 정도 오른 점과 비교하면 꽤 괜찮은 성과를 올린 셈이다. 이 펀드는 올해 ‘나폴레옹’에서 ‘골든불스’로 다시 한번 이름을 바꾸고 도약을 준비 중이다.


국외펀드는 아직 장수 펀드를 논할 만한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 2004년 1월 설정된 ‘Gold&Wise BRICs해외재간접K-1’이 최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 경제가 무너지면서 수익률은 -6%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기는 하다.

2004년에는 국외펀드가 대거 쏟아졌다.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펀드는 2004년 11월 선보인 ‘봉쥬르차이나주식1’ 펀드다. 신한BNP파리바가 운용하는 이 펀드는 1조원 가까운 설정액을 자랑한다. 중국 시장 상승과 하락을 동시에 경험하면서 설정일 이후 30%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무조건 오래 투자한다고 펀드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000년 이전에 설정된 장수 펀드 51개 가운데 설정일 이후 누적 수익률이 최근 5년 수익률보다 낮은 펀드도 10여개에 이른다. 중간에 대량 환매 등으로 펀드 운용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주식형

하나UBS 장수 펀드 많이 보유

순자산 10억원 이상으로 10년 이상 된 주식형 펀드는 모두 6개. 이 펀드들의 설정 이후 평균 수익률은 139%로 나쁘지 않다.

복리 개념으로 따져 매년 10% 가까운 수익을 냈던 셈이니 ‘장기투자는 배신하지 않는다’고 얘기할 수 있을 법하다. 대다수는 과거 3투신으로 불렸던 구 대한투신(현 하나UBS운용), 한국투신(현 한국운용), 현대투신(현 푸르덴셜운용)이 출시했던 상품들이다.

이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프랭클린템플턴이 운용하는 ‘프랭클린템플턴그로스주식형5’다. 99년 1월 설정돼 올해로 딱 10주년을 맞았다. 1월 19일 기준 누적수익률은 290%에 달한다.

이 펀드에는 프랭클린템플턴의 투자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상향식(Bottom up) 방법으로 철저하게 개별 기업을 따져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하는 식이다. 지금까지 모두 4명의 펀드매니저 손에 의해 운용 중이다. 2007년부터 운용을 맡고 있는 김태홍 프랭클린템플턴 이사는 “시장에서 충분히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소외된 주식을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역시 한국 대표주 삼성전자의 비중이 9.3%로 높다. 포스코와 신한지주, 현대차, 기아차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푸르덴셜자산운용도 좋은 성과를 냈다. ‘푸르덴셜정석운용주식1’도 ‘프랭클린템플턴그로스주식형5’와 비슷한 시기에 설정됐다. 수익률은 197%로 꽤 괜찮다.

운용사로 따지면 하나UBS의 상품들이 많다. 수익률에서 3~7위를 기록한 ‘윈윈주식’ ‘윈윈주식2’ ‘하나UBS안정성장1월호주식’ ‘홀인원주식S-3’이 모두 하나UBS가 담당하는 펀드다. 과거 대한투신 시절 판매됐던 상품들이다. 이들은 80~120%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다.

7년 정도로 장기 펀드의 나이를 내리면 미래에셋이 돋보인다. 2001년 설정된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과 ‘인디펜던스주식형1’의 경우 7년 수익률이 각각 274%와 250%다. 두 펀드의 자산을 합치면 2조원으로 덩치로나 수익률로나 국내 대표 펀드인 셈이다. 이 펀드들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주식에 투자해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IT 관련 투자비중이 높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이 흔들리면서 고전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 펀드의 성과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할 만큼 높은 수익률을 냈다. 이 밖에 99년 설정된 하나UBS운용의 ‘하나UBS아인슈타인주식CLASSA’와 ‘하나UBS First Class에이스주식ClassC1’도 100% 넘는 수익률로 장기 펀드의 힘을 보여줬다.

채권형

신한BNP 수익률 좋아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월 19일 현재 순자산 10억원 이상으로 7년 이상 운용된 국내 채권형 펀드는 13개, 5년 이상 운용된 펀드는 12개에 불과하다. 이 펀드들이 설정됐던 2000년대 초반 당시는 펀드시장이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고, 최근 몇 년간은 증시 호황에 따라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몰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살아남은 소수 채권형 펀드들의 비결은 뭘까. 역시 수익률이다.

7년 이상 운용된 채권형 펀드 중 장기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구 SH자산운용)의 ‘BEST CHOICE단기채권4’ 상품이다. 2001년부터 운용돼 현재 순자산이 212억원인 이 펀드의 최근 7년 수익률은 39.93%. 채권형 펀드 유형평균수익률 38.4%보다 1.53%포인트 높다. 주식시장의 1%포인트 정도는 크지 않지만 변동성이 거의 없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시장에서 1%포인트는 굉장히 큰 의미다.

이 펀드의 운용을 담당하는 서준식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채권2팀장은 “안정적인 이자수익률을 얻기 위해 카드채·캐피털채의 비중을 높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의 지난해 11월 말 주요 보유채권 종류는 카드 및 기타 채권 비중이 51.25%로 절반 이상. 사실 카드채·캐피털채는 변동폭이 높아 투자 위험요인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서 팀장은 은행계열 캐피털채처럼 비교적 안정적이면서 신용등급도 높은 캐피탈채에만 선별투자하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7년 수익률이 두 번째로 높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Templeton베스트국공채A-1’ 펀드는 2001년에 설정됐다. 한국은행이 통화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발행하는 통안채 투자 비율이 77% 이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최근 7년 수익률은 37.88%를 기록하며 2위로 밀렸지만 최근 5년 수익률은 26.03%로 7년 이상 운용된 채권형 펀드 중 가장 높다. 최근 3년, 2년, 1년, 6개월간 수익률도 각각 18.03, 13.62, 8.57, 6.19%로 채권형 펀드 중 가장 성적이 좋다.

한편 7년 이상 운용된 채권형 펀드 대부분이 3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운용사가 잘했나]

■ 순자산·수익률 ‘으뜸’ 미래에셋자산운용

국내 운용사 중 장수 펀드 운용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어딜까. 설정액에서 수수료 등 제반비용을 뺀 액수인 순자산이 1조원 이상인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투신운용·하나UBS자산운용 등 세 곳뿐이다. 이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압도적인 선두였다.

조사 대상이었던 5년 이상 운용된 주식형·혼합형·채권형 펀드 개수는 17개에 불과하지만 이 펀드들의 순자산 총합은 7조8803억원을 웃돈다. 2위 삼성투신운용의 순자산 총합 2조320억원의 세 배가 넘는다.

수익률도 꽤 괜찮다. 7년 이상 운용된 주식형·주식혼합형·채권혼합형 펀드 중 각각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미래에셋굿라이프혼합형자녀를위한10-1’ ‘미래에셋인디펜던스한아름혼합형’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높다. 특히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펀드의 경우 최근 7년 수익률이 274.74%에 달해 타사 상품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KTB자산운용의 ‘KTB글로벌스타주식형C(160.82%)’보다 100%포인트 이상 높다.

이 같은 결과에는 공동운용시스템과 더불어 장기적인 투자관점이 주효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임명재 미래에셋자산운용 홍보실장은 “회사 전체의 시각과 펀드매니저 개인의 능력을 융합하기 위해 공동운용시스템을 도입한 것과 펀드 운용 시 장기적으로 우량한 기업들을 적절히 발굴해 투자해온 게 수익률로 나타난 듯하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우량주에 꾸준히 투자해온 게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펀드의 성공비결. 지난해 11월 말 기준 이 펀드의 보유종목은 삼성전자(15.95%), LG전자(6.72%), 포스코(6.3%) 등으로 업종 대표 우량주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펀드 개수, 푸르덴셜자산운용 ‘최다’

한편 설정된 펀드 개수로는 푸르덴셜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이 양대 산맥이다.

이번 조사 대상 중 가장 많은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곳은 푸르덴셜자산운용. 현재 주식형 펀드 10년 이상 1개·7년 이상 41개·5년 이상 5개와 주식혼합형 10년 이상 1개·7년 이상 6개·5년 이상 1개, 채권혼합형 7년 이상 1개·5년 이상 1개, 채권형 펀드 5년 이상 3개 등 총 60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순자산 총합은 7736억원 수준. 순자산 순으로는 8위에 불과하지만 펀드 개수로만 따지면 단연 1위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이에 6개 못 미친 54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주식형 10년 이상 4개·7년 이상 21개·5년 이상 9개와 주식혼합형 10년 이상 5개·7년 이상 4개·5년 이상 1개, 채권혼합형 5년 이상 3개, 채권형 7년 이상 5개·5년 이상 2개 등이다. 이 펀드들의 순자산 총합은 1조9109억원가량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투신운용에 이어 순자산 순으로 3위다.

성적도 괜찮은 편. 10년 이상 운용된 주식혼합형 펀드 중 ‘개인연금혼합S-4’ 등 네 가지 상품이 10년 수익률 120% 이상으로 수익률 2~5위에 자리하고 있다. 5년 이상 운용된 채권형 펀드 중에서는 ‘하나UBS클래스원장기채권S-1’ 펀드의 수익률이 5년간 28.17%로 가장 높다. 이 외에 눈에 띄는 곳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1999년 1월 설정돼 10년간 수익률이 290.66%에 이르는 ‘프랭클린템플턴그로스주식형5’ 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수익률은 10년 이상 운용된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치. 두 번째로 높은 푸르덴셜자산운용의 ‘푸르덴셜정석운용주식1’ 펀드의 최근 10년간 수익률 197.55%를 100%포인트가량 웃돈다.

한국투신운용은 혼합형에서 강세를 보였다. 10년 이상 운용된 주식혼합형·채권혼합형 펀드 중 한국투신운용의 ‘개인연금주식2’와 ‘적립식혼합주식’ 펀드가 각각 가장 높은 장기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채권혼합형 펀드인 ‘적립식혼합주식’ 펀드의 10년 수익률은 127.28%. 채권혼합형 펀드 중 최근 10년간 수익률이 두 번째로 높은 삼성투신운용의 ‘삼성개인연금주식1’ 펀드의 112.96%보다 10%포인트 이상, 유형평균수익률 72.64%보다 5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장수 펀드 운용하는 김태홍 프랭클린템플턴 이사]

■ 장기투자는 곧 인내

프랭클린템플턴의 ‘그로스주식형’ 펀드는 올해로 꼭 10주년을 맞았다. 장수 펀드 가운데에선 수익률 1위를 자랑한다. 펀드 운용을 맡고 있는 김태홍 프랭클린템플턴 이사를 만났다.

투자원칙이 무엇입니까.

우선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데 주력합니다. 밑바닥에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종목을 고르곤 기다리는 겁니다. 저희는 장기투자를 ‘인내(Patience)’라고 부릅니다.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확하게 종목을 골랐으면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무조건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저희도 물론 팝니다. 그것은 기업에 대해 설정했던 가정이 변해 수정해야 하는 경우죠. 또 더 좋은 종목을 발굴했다면 투자비중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가정을 수시로 바꾸는 것도 문제가 아닌가요.

그렇게 쉽게 바꾸지는 않죠. 내부 애널리스트들과 애초 설정한 가정이 맞는 것인지 충분히 논의합니다. 치열한 회의 끝에 종목을 발굴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쳤다면 투자종목을 바꾼다고 해도 장기투자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장기투자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복리 효과를 생각하면 됩니다. 첫해 10% 수익률이 났다면 다음해는 원금에 10%를 더한 액수가 원금이 되는 누적효과가 생기죠. 그것이 장기투자가 성공하는 비결입니다. 펀드매니저 입장에서 보면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고요. 장기투자라면 적어도 3년은 돼야 한다고 봅니다.

[명순영 기자 / 유송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92호(09.02.11일자) 기사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