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나온 사례이기도 한데, 리더십과 연관지어 정리한 글입니다.
타타대우 요청으로 쓴 글인데, 기업 사례 연구 차원에서 올립니다.



P&G의 지속적인 성장 비결과 리더십

 

주인의식 가진 직원이 위기 때마다 회사 살렸다  

 

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람이 100년을 살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보면 기업의 생존연한은 이보다 짧다.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 평균 수명은 고작 15년이다. 1955년 포춘 500대 기업에 들었던 미국 기업 가운데 94년까지 3분의 1이 사라지거나 합병됐다. 생존기업은 160개 정도에 불과하다. 50년간 순위 변동에서 꾸준히 상위 10위권에 포함된 기업은 GM, 엑손모빌, 포드, GE정도인데, 잘 알려졌듯 GM과 포드도 위태위태하다.

우리나라 기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98년 국내 30대 대기업 중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10개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30년만 살아남아도장수기업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이런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173년 동안 큰 위기 없이 지속 성장한 기업이 있다. P&G. 그저 살아남기만 한 게 아니라 꾸준히 성장해왔다. 80년대와 지금을 비교하면, 시장점유율은 25%에서 60%로 뛰었고, 매출은 100억달러에서 800억달러로 8배나 성장했다. 6만명의 직원은 13만명으로 불어났다. 성과를 굳이 따질 것도 없다. 170년을 살아남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P&G에게는 남다른 DNA가 있다는 건 확실하다.

 

소제목: 고객의 삶을 향상시킨다는 기업 목적에 충실

 

P&G의 경쟁력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지만 필자는 최고의 경쟁력으로 직원들의 자발적인 오너십과 리더십을 꼽고 싶다. P&G의 지분의 10%는 직원들이 보유하고 있다. 적지 않은 지분인데, 이렇게 되면 직원들이 하나하나의 의사결정을 할 때도 사익이 아닌 회사의 이익을 보게 된다. 회사가 잘 되는 게 내가 잘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조그만 영세기업이던 큰 대기업이던 오너경영인은 곧잘종업원들은 회사의 발전을 위해 충성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고 푸념하곤 한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지분을 줘보라. 그럼 충성도는 금새 올라간다. ‘인센티브만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격언이 있듯, P&G는 직원들에게 충분한 지분과 인센티브를 주며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였다.

밥 맥도날드 P&G 최고운영책임자(COO) P&G가 인재를 뽑는데 최고의 공을 들인다고 했다. 좋은 사람이 모이고, 또 그 사람들을 중시하는 기업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P&G 직원들의 자부심도 이런 데 있다. P&G는 조직원 하나하나를 중시해, 모두가 개인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적성에 맞는 자리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동일한 형태의 조직으로 경직시키지 않고, 다양성을 중시했다.

둘째, P&G는 기업의 목적을 분명히 했다. 어느 기업이건 간에 구성원 전부가 기업의 목적을 가슴 깊이 새기는 경우는 드물다. 그냥 적절하게이윤을 추구하는 것 아닌가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P&G는 다르다. 영리추구에 그치지 않고고객의 삶을 향상시키고 감동을 주는 것(Touching and Improving Lives)’으로 사회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 목표를 직원들에게 철저히 숙지 시켰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라도 보람된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 어려운 취업문을 뚫고서도 신입사원들이 1~2년을 못 버티고 나오는 사례가 허다한데, 이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대답이내가 하는 일이 별반 사회에 의미가 없어서라는 답변이다. 남들에게 웃음을 주는 좋은 일을 할 때 그만큼 엔도르핀이 솟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P&G는 이러한 기업의 존재 목적을 분명히 한다. 밥 맥도날드 COO P&G의 리더는 팀원들의 목표가 회사의 목표와 일치하도록 이끌었다고 했다.

 

소제목: 환경이 변할 때마다 혁신으로 응수

 

셋째, P&G는 변할 줄 안다.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만물은 유전(流轉)한다세상에 변하지 않은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이라고 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똑같다. 중국에서 인터넷 전자상거래로 거부에 오른 잭 마 알리바바닷컴 회장도세상이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도 변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말하곤 했다. 최근의 디지털 시대를 예로 들어보자. 누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개인 컴퓨터를 사용하고,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디지털 세상을 짐작이나 했겠는가? 필름의 강자였던 코닥이라는 거대 회사가 하루 아침에 사라져버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주변환경과 내부 역량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에 누가 깨어있고 대비하느냐가 비즈니스세계에서 1등과 2등을 가르는 포인트다.

P&G 173년의 역사 동안 왜 위기가 없었을까? 그 때마다 P&G혁신이라는 화두로 변해왔다. 오히려 위기를 체질을 바꾸는 기회로 삼았다.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혁신 속도를 높이기 위해 조직 투자를 이어갔고, 일의 프로세스도 구조조정했다. 밥 맥도널드 COO우리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가치를 보존하길 원한다. 하지만 이외의 나머지 것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언제라도 바꿀 용의가 있다 P&G의 기업문화를 설명하기도 했다.

사실 많은 기업의 CEO들이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단어가 혁신이다. 하지만 실천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P&G가 혁신을 적절한 때 무리 없이 수행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알았고, 혁신이 가능하게 만드는 조직문화와 있었고, ‘고객의 삶에 감동을 주고 이를 향상시킨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기에 변화를 주도할 수 있었다. 

P&G가 향후 100년을 이어갈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지난해 경제전문지 포브스는앞으로 100년간 살아남을 100대 기업 P&G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P&G는 인재를 중시하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회사에 충성하도록 만드는 리더십과고객이라는 확실한 기업의 목적, 그리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에 대한 열망을 이어간다면 향후 100년의 미래도 어둡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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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관리자는 앞뒤로 치여 힘들다. 사장은 알만한 과장 부장이 일을 못하느냐며, 후배들을 잘 다독거리지 못하느냐며 야단친다. 한편 후배사원들은? 어리버리 일을 시켜도 그르치기만 한다. 중간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간관리자들.

필자가 다양한 회사를 다녀보면 회사를 살리고 죽이는 것은 CEO의 의사결정 하나다. 그리고 중요한 게 바로 중간관리자의 역할이다. 일도 잘하고, 리더십 있는 중간관리자는 회사를 살린다. 직장인들이 선망하는 경영학석사(MBA)도 바로 중간관리자 양성이 목적이다.



 



 

리더십 있는 김 팀장이 회사를 키운다

 

장면 1. 낙타가 바늘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취업. 200 1의 경쟁률을 뚫고 중견 증권사인 A사에 입사한 박신입 씨. 부푼 꿈을 안고 회사에 들어갔는데 하루하루가 고달프다. 복사는 기본이고, 자료정리, 스크랩, 심지어 잔심부름까지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저녁에는 원하지도 않는 술자리 불려 다니기에 정신 없다. 그런데 부서 상사인 김고민 팀장은 신입사원들에게 일만 시킬 뿐 하는 일이 별로 없다. 이사에게 아부나 떨고 팽팽 노는 것 같아 김 팀장이 얄밉다. 그 밑에서 일하는 걸 그만 두던지, 빨리 승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든다.

장면 2. A사의 최비전 사장은 아침부터 저기압이다. 증권사 매출은 정체돼 있다. 거래량이 없어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 퇴직연금, 국외사업 등 신성장동력 발굴도 시급하다. 국내 영업소도 바짝 뛰어줬으면 좋겠는데 현장 실무진들이 따라주질 않는다. 지시를 내려도 듣는 둥 마는 둥 성과보고가 없다. 임원들은 열심히 지시를 수행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실무적으로 일을 꾸려가는 과장, 차장, 부장 등 중간관리자들이 잘 못한다. 아침부터 김고민 팀장을 불러 국외 사업이 왜 지지부진하냐며 호통을 쳤다.

장면 3. 김고민 팀장은 오늘밤도 어깨가 처진 채 퇴근을 한다. 신입사원들이 들어와 잘 해보려 했는데 도통 업무를 파악하지 못한다. 증권업이 무얼 하는 곳인지는 알고 왔는지도 모르겠다.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배우기는 기대도 안 한다. 하나라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 사장은 맨날 호통이다. 회사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고 기획을 해보라고 한다. 그런데 당장 책상에 놓인 현안도 수십 개다. 후배들이 도와주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부하직원들은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똑똑하게 처리를 못해 오히려 일감을 늘린다. 위에서 쪼이고, 아래에서 치이고 힘들어 죽겠다.

 

(과장급 약한 조직 성공하기 어려워)

 

정체하는 회사의 전형적인 모습이 이렇지는 않을까? 경제전문지 기자인 필자는 다양한 업종의 기업을 취재한다. CEO부터 과장, 차장, 부장 등 중간관리자, 또 말단사원까지 인터뷰를 한다. 그러면서 잘 되는 회사와 쇠락하는 회사를 스스로 나눠보곤 하는데, 필자가 매우 중시하는 기준 중 하나가 중간관리자가 조직 내에서 자리잡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다.

앞서 언급한 A사는 최고경영자부터 말단 사원까지 중간관리자인 팀장을 비난한다. 말단 사원이 보기엔 일만 잔뜩 시키고 팀장은 인터넷 검색만 하며 노는 것만 같다. CEO가 보기에는 아이디어도 팍팍 내고, 후배 직원들도 잘 다독거려야 할 위치에서 어영부영하는 것 같아 불만이다. 위에서 보나 아래에서 보나 팀장급들이 맘에 안 드는 것이다.

그런데 과장을 비롯한, 차장, 부장 등 중간관리자들을 욕할 일만도 아니다. 중간관리자들에게 회사가 요구하는 역량은 정말 슈퍼맨급이다. 회사별로 리더십이 가장 많이 차이 나는 직급도 바로 중간관리자다.

과장급을 예로 들어보자. 이들은 실무와 관리를 모두 잘하기를 요구 받는다. 회사는 10년 가까이 업무를 했기 때문에 실무에 밝은 동시에 후배직원들을 잘 이끌어 성과를 내기를 원한다. 또 하나 경영자와 말단 직원을 유연하게 잘 연결시키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통해 회사의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주도해나가길 기대한다.

요약하자면, 자신의 일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내야하고, 동시에 사원들과 최고경영진들을 아우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축구로 비유하면 최고의 미드필더가 돼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역량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회사에 몇 년 다닌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꿈꿔보는 과정이 있다. 바로 경영학석사, 이른바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과정이다. 지금은 그 위상이 약해졌지만 과거 미국 유명 MBA를 나오면 연봉이 몇 배씩 뛰고 직급도 올라가던 사례가 있었다. 환상의 자격증으로 꼽히는 MBA이 목표는 다름 아닌 제대로 된 중간관리자의 양성이다. 연봉을 몇 배씩 올려주고 데려왔을 만큼 중간관리자의 중요성을 인정했던 것이다.

필자도 미국에서 MBA를 나왔는데 말 그대로 실무와 관리를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마케팅, 회계, 재무, 전략 등 경영의 이론을 탄탄하게 배우면서 사례 중심으로 공부해 실무에 도움이 되도록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MBA 과정을 철저하게 팀으로 운영해 팀 단위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비싼 돈을 받는 MBA 과정이 생긴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중간관리자가 제대로 못하면 A사와 같은 일이 생긴다. CEO가 어떤 지시를 내려도 말단사원까지 그 취지가 전달되지 않는다. 실무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후배들의 존경을 받지 못해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무조건성과를 내라는 식으로 다그치는 팀장을 따르는 조직원은 별로 없다. 반대로 말단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최고경영자의 귀로 들어가지 않는다. 승진을 위해 윗사람에게만 잘 보이려고 하는 중간관리자가 밑에서 올라오는 바른 소리를 전달할 리 없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관계로 CEO부터 말단사원까지 연결)

 

중간관리자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는 많다. 그 중 캐나다 맥마스터대의 릭 해커트 교수의 연구는 인상적이다. 그는 중간관리자는 조직을 인간화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했다. 차갑고 추상적인 조직에 인간적인 위상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162곳의 작업장을 분석해 봤더니 효율적이고 존경 받는 중간관리자가 있는 곳은 부여 받은 업무량 이상의 성취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관리자들은 리더의 방침을 인간적인 접촉을 통해 하위조직에 적절하게 전달해 결과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이렇게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쌓인 신뢰와 충성 등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이 생산성을 높인다. 또 하나, 일터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고, 이들이 혁신과 첨단기술 개발에 주도적으로 나서서 회사 발전에 기여하는 정도가 컸다. 이런 이유로 릭 해커트 교수는교만하고 억압적인 중간관리자나 지나치게 비대한 중간관리 조직은 노동생산성을 저해하지만 비용절감을 이유로 중간관리층을 대폭 축소한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팀장급들의 역량은 어느 정도일까? 몇 해전 한 언론사는 재미있는 설문을 진행했다. 국내 기업과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기업 직장인들 800여명을 대상으로 직장상사의 만족도를 물었다. 결과는 100점 만점에 45점이었다. 부서 상사의 리더십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이다. 이렇게 낮은 리더십이라면 직원들의 사기와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이직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중간관리자도 할 말은 있다. 그 동안 자기 일만 묵묵히 해오고 승진만 보고 살아왔지 어떤 역할이 주어졌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중간 관리자의 중요성을 인식해 기업들도 중간관리자들의 리더십과 역량 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

과거 김쌍수 전 LG전자 부회장도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중시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중간관리자는 조직의 허리로, 경영진과 사원을 이어주는 가교 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서 업무를 관리 수행하는 일선 지휘관이라고 정의했다.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하려면 조직이 건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구성원의 건전한 정서가 필수인데, 중간관리자들이 구성원의 동기부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리가 튼튼한 LG전자가 그의 경영방침이었다. 그래서 역량교육도 탄탄하게 시켰다. 이처럼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중간관리자를 교육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요즘엔 공무원들도 중간관리자 역량을 중시한다. 중앙공무원교육원은 올해 과장급 후보자에 대한 핵심역량교육 과정을 마련했다고 한다. 고위공무원뿐만 아니라 과장급 후보자들의 중요성을 인식한 조치다. 예를 들어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정책을 개발해 장관에게 보고하라’ ‘조직 개편에 따라 인사 이동되는 직원을 설득하라는 등의 실질적인 과제로 교육을 시켜 공무원 조직의 허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직급별로 요구받는 인재상이 다르다)

 

앞서 과장급이 요구받는 인재상에 대해 언급했다. 각 직급별로 요구 받는 인재상이 다르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올해 초 조사해봤다. 잠깐 소개한다. CEO를 비롯한 임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판단력, 신속한 결단력, 의사결정능력이다. CEO의 단 하나의 판단이 회사를 몇 배 이상 성장시킬 수도, 망하게 할 수도 있다. 업무와 회사 사정에 밝은 동시에 시장, 경제흐름을 놓치면 안 된다. 외부와의 관계도 원만하게 꾸려나가는 것도 임원의 몫이다

역시 중간관리자인 부장은 직무 측면에서는 프로페셔널로서의 정체성을 완성해 낸다. 스스로 조식의 성과를 촉진하고 관리해 기업에 수익을 내줘야 한다. 떨어지는 실무 감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대리급이라면 관리보다는 실무능력이 중요한 때다. 실무를 가장 많이 다루는 시기로 책임감과 열정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사원급이다. 커다란 성과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인 실무와 함께 직장예절, 부서간 업무협조,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등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밝고 낙관적인 자세로 기업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만들고 스폰지처럼 뭐든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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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CEO가 있다. 그래도 그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반면 착한 CEO라도 별로 내키지 않는 사장이 있다. 당신 회사의 CEO는 어떤 쪽인가.



착한 CEO와 월급 잘 주는 CEO 

 

 

굿모닝 에브리원(Good morning everyone)!’

매일 아침 6면 라디오에서 연신 하이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에너지가 넘쳐나는 밝은 목소리를 들으면 졸린 새벽 출근길이 경쾌해진다. 근철 굿모닝팝스 진행자 얘기다.

이근철 진행자는 이보영, 문단열 씨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스타 영어 강사다. 곽영일, 오성식, 이지영 등 굿모닝팝스 진행을 당대 최고의 영어강사가 차지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고개를 끄덕거릴 만 하다. 늘 웃는 얼굴로, 매우 재미있고 위트 넘치게 강의를 해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근철 진행자의 얘기를 꺼낸 이유는 사업가로서의 그의 경험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근철 진행자는 2004년 영어콘텐츠업체유어에듀를 설립하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사나 온라인 사이트에 판매하는 것인데 사업이 잘 안 돼 몇 년 새 수십억원 이상 손해를 봤다. 강사로서 탁월한 명성을 쌓았지만, 훌륭한 CEO가 되는 것은 다른 문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런 얘기를 했다.

“늘 밝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사업에서도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성공을 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공격적으로 했던 측면이 있었죠.


또 하나, 직원들에게도 가능하면 화를 내거나, 야단을 치지 않고 무조건 잘 해주려 했다. 방송에서의 친근한 이미지를 깨고 싶지 않아서다. 재미있는 강사의 이미지와 어울리게 부드럽고 선한 이미지의 CEO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착한 CEO가 결코 능력 있는 CEO는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훌륭한 CEO는 직원들에게월급을 많이 주는 CEO’라는 것이다.

 

(CEO 최고 덕목은 직원 삶 보듬는 일)

 

경제기자로 다양한 CEO들을 만나게 된다. CEO의 성향을 구분하는 데 여러 가지 방식이 있겠지만 때론 이렇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눠볼 수 있다. 바로 직원들이 편하게 여기는 CEO와 반대로 직원들이 어려워하는 CEO.


말할 필요도 없이 CEO던 직원이던 서로 웃으며 편하게 지내기를 원한다. 이런 관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말단 직원에서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수직적 또는 수평적으로 의사소통이 원활하다는 의미다. 때문에 많은 기업인들이 직원들이 싫어할 만한 소리를 가급적 안 하는 부드러운 CEO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때론 일종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CEO의 이미지가 부드러우냐 강인하냐가 아니다. CEO의 역할은 기업을 키워, 고객에게 가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에 공헌하며,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삶을 보듬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필자는 내부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고, 그 가족들까지 행복한 삶을 누리는데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드럽고 온화하게 조직을 관리하면서도 실적이 뛰어나다면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CEO 이미지는 좋은데 능력이 떨어져, 기업은 적자에 허덕이고 곧 문을 닫을 처지에 있다면 좋아할 직원이 누가 있겠는가?

반대로 차갑고, 매몰차게 일을 시키는 CEO가 야속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CEO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그 공이 직원에게 돌아간다면 누가 마다하겠는가? 겉으로 보면 직원에게 혹독해 보이는 CEO인데도 결코 직원이 싫어하지 않는 CEO는 두 가지 특성을 보이는 것 같다.

첫째 직원들의 노력에 대해선 충분하게 대가를 준다. 그것은 월급이 될 수도 있고, 연말의 성과급이 될 수도 있다. 때론 우리사주나 스톡옵션 형태로 금전적인 보상을 할 수도 있고, 국외여행 같은 달콤한 상품이 보상으로 지급될 수도 있다. 휴가도 좋은 보상수단이다.


신생증권사인 토러스투자증권의 손복조 사장(59)은 지난해 직원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첫걸음을 뗐다. 2008년 자신과 토러스증권을 믿고 모여든 직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20억원 어치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손복조 사장은 인품이 뛰어나면서도 일에 관해서는 양보가 없다. 직원들도 그의 기대치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고 혀를 내두를 만큼 카리스마 넘치는 CEO. 그래도 그는 손복조라는 이름 석자를 보고 자리를 옮긴 유능한 직원들에게 성과에 대해선 확실히 보상하겠다는 점을 스톡옵션으로 보여줬다. 상장을 한다면 직원들은 꽤 괜찮은 돈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인센티브 덕에 직원들은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

능력 있는 CEO는 좋은 결과에 대해선 확실하게 그만한 보상을 해주니주마가편(走馬加鞭)’식으로 채근하고 일에 속도를 내도 직원들은열심히 일한만큼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갖게 된다.

 

(혹독한데 인기 있는 CEO의 비결은 비전제시)

 

그리고 혹독해도 인기 있는 CEO는 회사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뚜렷하게 제시한다. 최근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인 세상이지만 중소기업은 오히려 인력난이라고 한다. 취업예정자들에게왜 중소기업을 가지 않느냐고 물으면 연봉이나 복지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하지만, 꼭 빠지지 않는 답변이비전이 없어서라는 것이다.


최근 곽재선 KG케미칼 회장(51)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남들이 사양산업이라고 외면하는 비료업체를 인수했다. 그것도 부도가 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희망이라곤 없어 보이는 회사였다. 50년 역사를 가진 전통 있는 비료회사였지만 비료산업이 하향세를 걷는 와중에 무너졌다 연 100억대 적자를, 그것도 5년째 내고 있는 회사를 사겠다고 하자 주변에선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직원들에게 비전만 제시할 수 있다면 역사가 있는 회사라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인수하고 보니 직원들의 눈빛이 흐렸다 2003년 말 인수한 뒤 2004년 경영 목표를 제출하라고 했더니, 당시 매출 1000억원이었는데 1050억원을 적어왔다. 냉철하게 분석하지도 않고, 의욕도 없이 그냥 의례적으로 5% 정도 성장하겠다고 보고서를 낸 것이다. 곽 회장은 경영보고서를 다시 쓰라고 찢어버렸다. 그러곤 “2004년 매출 목표는 2004억원이라고 공언했다. 다들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곽 회장의 의도는 이런 것이었다. 패배자로서의 위치에 익숙해져 버린 직원들에게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도전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2004년이니까 그냥 204역원을 벌어보자고 했고 일단 목표를 잡아놓고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결과가 어땠을까? 2004 2004억원에 가까운 1900억원 매출을 올렸다. 거의 두 배 이상 매출이 오른 것이다.


그는 혹독한 CEO였다. 직원을 해고시키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하지 않으면 보상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훈련차원에서 직원과 함께 가나안농군학교에 입소해 땀을 흘리지 않으면 성과도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대신 그는비료업계에서 다시 1등 회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비전을 세워줬던 것이다.

2003년 인수한 뒤 5년만인 2008년 곽 회장은 매출을 3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목표는 1조원이라고 한다. 허황돼 보이지만 2003년부터 20~30% 성장했다고 가정했을 때 나오는 수치였다. 달성하느냐 못하느냐는 뒤로하고 무언가에 매진할 목표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것이다.

편한 게 좋은 것이라는 말이 있지만조금 불편해도 좋을 때가 있다. 구성원을 조금 불편하게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구성원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은 리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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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에는 매우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카리스마형이 있는 반면, 부드럽고 따뜻한 리더십도 있다고 하지요. 요즘 트렌드는 부드러움에 있다고도 합니다만. 저는 새로운 용어를 하나 꺼내봤습니다. 조율자형, 즉 모더레이터(Moderator)형 리더십입니다. 사회자의 역할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어떤 회의석상이나 세미나를 주재하는 사람을 두고 모더레이터라는 말을 하는데,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리더십도 빗대어 설명해봤습니다. 모두 자기보다는 남을 높이는 리더십이지요. 제가 하와이대학에서 MBA 과정을 밟으며 겪은 경험도 담았습니다. 이 글은 제가 리더피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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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리더십 부각

 

 

과거 박정희 대통령은하면 된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불가능은 없다는 군인정신이 강조된 말이다. 내가 앞장 서서 끌어 줄 터이니 나의 추진력을 믿고 걱정 말고 따라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실제로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부흥을 이끌 던 시기에는 리더라고 하면 강력한 통솔력과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을 떠올렸다.

그러나 어느 정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되고 사회가 다양해지면서, ‘리더십 있다는 지도자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요즘 리더십의 양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바로 TV 예능 프로가 아닌가도 싶다. 2009 TV 예능 프로그램을 주도했던 인물을 꼽으라면 유재석씨와 강호동씨일 것이다. 이들의 인기 비결에 리더십이 녹아 있다.

 

 

 

유재석씨는 월요일부터 일요일 밤까지 거의 매일 TV에서 만날 수 있을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보통 이 정도로 TV에 자주 출연하면, 이른바안티(Anti)’세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굳이안티까지는 아니더라도지겹다’ ‘식상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유재석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출연자에 대한 배려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TV 출연자들 중에는 상대방을 깎아 내리거나 면박을 주면서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가 꽤 많다.  하지만 유재석씨는 오히려 자신이 망가지면서 웃음을 유발한다. 출연자들은 한번이라도 자신이 화면에 잡힐 수 있도록 무리하게 나서지만 유재석씨는 결코 부각되려고 발버둥치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하는 출연자들이 소외되지 않고 그들이 유머를 유발할 수 있도록 애쓴다.

필자와 가깝게 지내는 연예인 중 한 명이 개그맨 김영철씨다. 그도 유재석씨에 대해 비슷하게 평가했다. 자신이 인기가 그리 많지 않아 화면에 잘 안 잡히고 소외돼 있을 때도 있는데 유재석씨는 꼭 말을 할 기회를 주고, 자신의 장기인 영어를 활용해 개그를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런 유재석씨니 명MC소리를 들으며 칭송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제 또 한 명의 명MC 강호동씨를 분석해보자. 사실 강호동씨가 예능에 걸맞은 외모를 갖춘 건 아니다. 씨름선수 출신으로 우락부락하다. 게다가 약간 쉰 듯한 거친 목소리와 억센 경상도 사투리는 방송과는 맞지 않아 보인다. 이런 이유로 싫어한다는 시청자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강호동씨가 유재석씨와 쌍벽을 이루며 방송가를 주름 잡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강호동씨의 인기비결로 좌중을 사로잡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언급하기도 한다. 실제로 그는 때로는 출연자들을 윽박지르거나 큰 소리를 내며 분위기를 압도한다. 하지만 필자는 그에게서도 유재석씨와 같은 리더십을 발견한다.

그가 진행을 맡고 있는 <12>에서 한참 나이 어린 출연자들과 직접 게임하고 티격태격하고, 또는 어린 출연자들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여가면서 프로그램을 경쾌하게 만든다. 능청스럽게 출연자들을 골탕먹이는 콘셉으로 나올 때도 있지만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강호동이다. 어려운 일은 자신이 먼저 나서서 해결한다.

또 출연자의 장점을 잘 끌어낸다. <스타킹>이라는 프로그램은 장기가 있는 출연자들이 실력을 뽐내는 장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아마추어들이 나오다 보니 실력 발휘가 제대로 안 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강호동씨는 때론 자신이 망가지더라도 출연자들이 제 기량을 다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한다. <무릎팍도사>라는 코너에서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출연자라고 하더라도 그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질문을 한다. 한국말이 어눌했던 격투기 선수 추성훈씨가 <무릎팍도사> 출연 뒤 인기가 더 높아진 것은 그의 진솔함이 방송 되도록 이끌었던 강호동씨의 덕이라고 생각한다.

유재석씨와 강호동, 이들 두 MC의 리더십을 두고 섬김형 리더십(서번트 리더십)에 비유하곤 한다. 팀원들을 잘 받든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필자는 모더레이터(Moderator, 조율자)형 리더십이라는 말을 붙이고 싶다. 개성이 강한 팀원들을 잘 어우러지게 만들어 성과를 내게 하고, 또 팀원들의 장점을 가장 잘 끌어낸다는 의미에서다.

필자가 몇 해전 미국 하와이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을 때다. 경영학 석사 과정 수업에서는 팀을 짜 서로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 수업마다, 과제마다 팀이 잘 바뀌지만, 유독 다니엘(Daniel)이 참여해 구성한 팀의 성적이 좋았다. 그런데 필자가 다니엘과 한 팀이 돼 수업을 하면서 왜 그가 참여하면 팀 성적이 오르는지를 알 수 있었다.

경영학 석사 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부분 개성이 뚜렷하고 자기 주장이 강하다. 그래서 팀을 이뤄도 의견 통일이 이뤄지지 않고 팀 활동이 겉도는 경우가 많았는데, 다니엘은 모더레이터로서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을 잘 조율해 낸다.

예를 들어 숫자에 밝은 구성원이 있으면 재무적인 의견을 주로 듣도록 유도한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구성원이 있으면 청중 앞에서의 발표, 즉 프리젠테이션을 주도하게 한다. 부끄러워 남 앞에 나서기를 싫어하지만 성격이 꼼꼼해 슬라이드를 간결하고 멋있게 만들어내는 친구에게는 발표자료의 최종 점검을 맡긴다. 영어가 약하지만 다양한 경영 사례를 알고 있는 필자에게는 기초자료 조사를 맡겼다. 이런 식으로 구성원들의 장점을 빨리 파악하고, 끌어내니 그 팀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더레이터형 리더십은 팀으로 활동하는 조직문화가 발달할수록 필요한 리더십이다. 과거 기업은 무조건 크게 만드는 외형주의가 만연했다. 무조건 덩치부터 따졌다. 이런 조직은 성장기에 있는 제조업에게는 적합하다. 그러나 21세기는 아이디어의 시대다. 아이디어 하나로 조직 구성원 모두가 먹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애플이 컴퓨터 제조의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데는 아이팟과 아이폰이라는 창조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리더는 창조성 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구성원들의 장점을 잘 끌어내는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덩치 큰 조직을 이끌어낼 카리스마가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다. 사회가 다양해지면 다양해질수록 1인의 강력한 추진력 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누구라도 인정할 것이다.

마지막 하나 더. 유재석씨와 강호동씨에 가려졌지만 이경규라는 MC를 한번 조명해보고자 한다. 필자는 그에게서 변화의 리더십을 발견한다. 그는 81 MBC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했다. 이제 방송을 시작한지 만 29년이다. 연예인이 이렇게 장수하기란 정말 어렵다. 몰래카메라양심냉장고등 그가 남긴 유행어와 히트코너는 수없이 많다. 아마 그가 예능계의 변화를 잘 읽고 몸을 맡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세상은 변해가는데하면 된다는 맹목적인 뚝심으로 밀고 가는 리더는 지속가능한 조직을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버리지 못할 전략이란 없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는 것, 그것만이 유일한 사실이다. 세상이 변하면 전략도 변해야 한다.

중국 인터넷계의 신화 잭마 알리바마 회장의 얘기다.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리더, 조직원의 장점을 빨리 발견하고 이끌어내는 리더가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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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0대 CEO가 말하는 리더십은
 
 
비전·변화로 기업 이끈다 
 
 매경이코노미가 선정한 100대 CEO 한 명 한 명이 국내 정상급 리더다. 대표적인 경영 리더들이 생각하는 21세기형 리더는 어떤 모습일까. 그것은 두 가지 단어로 요약됐다. 비전과 변화다.

이번 설문조사는 ‘카리스마형이 지고 비전 제시형 리더가 떠오른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CEO 80명(복수응답) 가운데 64명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으로 ‘비전 제시형’을 꼽았다. 48명은 “변혁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과거 한국 리더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카리스마형은 맨 꼴찌로 뒤처졌다.

100대 CEO들이 비전 제시형 리더를 일순위로 꼽은 이유는 분명하다. 급변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 때문이다. 안갯속에 가려진 미래를 헤쳐나갈 나침반 역할을 리더가 맡아야 한다는 것. 정복임 케너텍 사장은 “어제의 방향이 항상 바른 방향이 아니고, 다수가 옳다는 방향이 꼭 옳지만은 않은, 급변하고 불안한 시대”라며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리더가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비전을 제시해 조직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명확하게 비전을 보여주는 CEO가 스피드경영도 할 수 있다.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은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을 때 경영환경에 보다 원칙 있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무한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희자 루펜리 사장은 조직관리 차원에서 비전 제시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누구나 보장된 미래를 원하기 때문에 리더는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 임직원들이 꿈과 희망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비전이 뚜렷해지면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열정을 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변혁적 리더가 돼야 한다”고 응답한 CEO도 30%나 됐다. 변혁적 리더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변화라는 화두를 내걸고 사람들을 행동하게 만든다. 추종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넘어 리더가 제시하는 차원의 높은 가치 달성에 헌신하도록 유도하는 리더다.

이런 의미에서 변혁적 리더는 비전제시형 리더를 포괄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또 부하직원들을 함께 리더로 만들어 그들이 변화를 주도하게 만든다는 뜻도 담겼다.

변혁적 리더에 표를 던진 윤동한 한국콜마 사장은 “신성장동력을 계속 창출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변화에 민감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역은 몰라도 CEO는 카리스마 필요” 
 


  카리스마형 리더십은 밀려나는 모습이 뚜렷했다. 과거 한국을 이끌어온 리더들은 카리스마가 돋보였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나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모두 뛰어난 추진력을 갖춘 카리스마형 리더들이다. 정주영 창업주는 조선소도 없는 상황에서 공장을 지을 부지 사진 한 장만 들고 가 계약을 성사시켰을 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이병철 창업주는 회사 내부 반발을 무마하고 반도체산업에 진출, 삼성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에 카리스마형을 꼽은 CEO가 6명에 불과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기업 오너들이 주로 카리스마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는 점이다. 전문경영인보다 책임 있게 기업을 이끌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카리스마형 리더를 선택한 CEO들이 변화를 소홀히 여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려면 강력한 카리스마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한 중견기업 오너는 “변화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함께 기업도 변화하려면 카리스마를 갖고 이끌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중역급 이하 리더라면 덕장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하고 섬기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CEO의 경우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직관과 통찰력으로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가 많아 카리스마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섬김의 리더십도 부각

권한위임형 리더가 중요하다고 밝힌 CEO는 5명 가운데 1명꼴. 역시 급변하는 경영환경 때문에 필요한 리더십이라는 의견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의 얘기는 이렇다.

“초(Hyper) 경쟁시대에서 승리하려면 얼마나 빨리, 얼마나 새롭게, 얼마나 많이 남과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혁신은 지속적인 창조경영이 뒷받침 돼야 기업 경쟁력이 된다. 다른 사람과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나온 창조적 통찰력은 개인의 통찰력보다 훨씬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이런 의미에서 권한을 위임하고 그룹으로 고민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송재병 현대미포조선 사장은 “우수한 사람이라도 개인의 경험이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며 “모두가 한두 사람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권한 위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섬김의 리더십인 서번트 리더십은 최근 부각된 리더십이다. 세계적인 유통업체 월마트 창업주인 샘 월튼이 이 개념의 창안자로 알려졌다. 적지 않은 CEO(17명)가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팎으로 서번트 리더십을 강조해온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역시 섬김의 리더에 동그라미를 쳤다. 그는 서번트 리더십을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고 종업원, 고객 및 커뮤니티를 우선으로 여기며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리더십’이라고 재정의 내렸다. 그는 또한 “격려의 리더십이 강한 기업을 만든다”고 했다. 스스로도 이 리더십을 실천하기 위해 말단 직원들과도 허물없이 어울리며 교감을 이뤄내고 있다.

매경이코노미는 시대가 요구하는 CEO상과 함께 자신이 속한 리더십 유형도 골라달라고 했다. 설문 결과, CEO 대부분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와 자신이 현재 평가받는 리더의 모습이 같거나 비슷하다고 답했다. 자신이 이상적이라고 여긴 리더의 모습에 맞춰가려는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 비전제시형과 변혁적 리더라고 스스로를 평가한 CEO가 각각 38%와 31%로 높았다. 권한위임형이라고 답한 CEO도 20%에 달했다. 섬김의 리더(10%)나 카리스마형 리더(3%)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한 기업 오너는 자신은 카리스마 리더에 속하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은 비전제시형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카리스마형이 필요한 시대인데 자신은 속하지 않는다고 말한 전문경영인도 2명 있었다.

【 리더십 유형, 어떤 게 있나 】

◆ 서번트·파트너·슈퍼 리더십 등

= 리더십을 구분하는 방식은 수십 가지로 매우 다양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매경이코노미는 다섯 가지 리더형을 제시해 100대 CEO들에게 물었다.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리더십 유형을 정리해봤다.

민주주의형 리더십은 제도나 규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성적 사고를 가진 조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그룹에 정보를 잘 전달하고 전체 그룹 구성원 모두 목표 방향 설정에 참여하게 만든다.

파트너형 리더십은 네덜란드 기업 필립스가 도입해 구성원의 리더십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상업적 목표와 기술적 목표를 대표하는 두 동료의 공동책임 원칙 아래 업무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어느 한 사람이 지배적인 위치, 즉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두 동료 사이에서는 중요한 상호작용이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구성원의 리더십이 개발된다. 소규모 조직, 극단적으로는 2인 1조의 팀에서 적합하다.

서번트(Servant) 리더십은 단어 그대로 조력자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한다. 사랑형 리더로서 조직을 지배하려 하지 않고 신뢰로 이끌어 간다. 기존 리더십이 조직 구성원 앞에서 조직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면 서번트 리더십은 조직 구성원과의 일체화와 공감대 형성을 통해 조직목표를 달성한다.

슈퍼(Super) 리더십은 권한위임형으로 상급자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냉정함과 차가운 두뇌로 판단해 조직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리더십이다. 풍부한 지식을 활용해 경영하는 박식한 리더들에게 어울린다.

임파워링(Empowering) 리더십도 권한 위임형과 맥을 함께 한다. 분명한 목표, 권한, 책임, 지도라는 키워드로 맡은 일에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리더다. 조직의 생명력과 기(氣)를 살려준다. 통제자·의사결정자·집행자·아이디어 창안자라는 전통적인 역할에서 지원자·코치·조언자·촉진자 등으로 바뀐 셈이다.

[특별취재팀 : 김소연(팀장) / 정광재 기자 / 명순영 기자 / 김충일 기자 / 김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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