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쓴 기사입니다만, 매일경제 베스트 클릭을 이틀 연속했습니다. 그만큼 관심이 있었던 사안인데요. 독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도 받았고요. 제가 놀란 건 기사 나간 뒤 독자들의 반응을 보니 '연봉을 올려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한 재원 마련도 힘들어 말대로 실천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연봉삭감한다고 난리 치면서 50% 인상은 또 뭐냐'는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어요. 그만큼 이랜드가 안팎으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번 읽어보셔요. 이번 조치가 잠깐의 인기를 얻기 위한 그런 임시방편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박성수 이랜드 회장은 지난해 말 창립 30주년 행사 자리에서 “직원 급여를 파격적으로 인상하고 은퇴자 노후 보장 등 다양한 복리후생을 갖춘 보상제도를 2011년 3월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임직원은 최고 50% 인상된 임금을 받는다. 신입사원은 25% 인상된 4000만원을 연봉으로 받는다. 패션유통업계의 평균 연봉이
 3000만원에 못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인상이다. 과장은 6500만원, 부장은 1억원으로 오른다고 한다. 이뿐 아니다. 올해부터 그룹 순이익의 10%를 떼어 정년퇴직하는 직원들에게 주는 ‘은퇴기금’을 조성한다. 발표 이후 그룹 안팎에서는 ‘새로운 신의 직장이 탄생했다’며 떠들썩했다. 직원 복지를 강화하겠다는 CEO의 의지 표명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이다. 

박 회장의 이번 결정에는 남모를 고민이 깊게 배어 있다. 그룹 안팎의 관계자들은 높은 이직률을 낮추겠다는 의도가 가장 컸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랜드는 직원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많이 주고 단기간에 업무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연봉이나 처우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그러자 ‘패션사관학교’ 이랜드의 임직원을 스카우트하려는 경쟁사들이 많았다. 

이직에 대해 이랜드는 지금까지 강경 일변도였다. 업무 성격과 중요도, 경력에 따라 일부 직원들에게 일정 기간 이직을 금지하는 ‘전직 금지 서약서’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 계약을 어기면 소송도 불사한다. 이랜드는 금융사로 이직한 한 직원에 대해 6개월간 소송을 벌여 합의금 100만원을 받아내기도 했고 옮긴 회사의 대표를 찾아가 ‘기업비밀을 빼돌렸다’며 항의한 일화도 유명하다. 지난해 7월 제일모직을 상대로 “중국시장을 키워온 핵심인력을 빼갔다”며 영업비밀침해금지소송을 냈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직한 직원은 서약서 위반으로 수천만원을 물어야 했다. 그러자 “전직을 막는 데 공을 들이느니 애사심을 갖도록 처우를 높이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어야 했다. 이번 조치는 직원 이직을 막기 위한 ‘당근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은퇴기금은 정년퇴직했을 때만 받을 수 있는 혜택이기 때문에 이랜드에 오래 근무하려는 의지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다. 

몇 가지 불미스러운 일도 박 회장이 직원 처우를 높이는 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본다. 유통업체는 하청업체에 이른바 ‘갑’의 자리에 있어 항상 비리 유혹에 노출돼 있다. 이랜드에서도 지난해 말 감사에서 직원 20여명이 징계대상에 올랐고, 박 회장이 신뢰했던 임원이 거액의 돈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났다. 

이미지 개선효과를 노렸다는 시각도 있다. 기독교기업으로서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해왔던 이랜드는 몇몇 대형 파업사태를 겪고 대외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노조에 대한 강경한 대응 때문에 예비 취업자들에게 ‘직원을 배려하지 않는 회사’의 이미지를 줬다는 것. 이를 해소하려는 방안으로 신입사원 연봉을 대폭 인상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발표에 대해 내부에선 적지 않은 직원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연봉 인상 조건이 매우 까다로울 것이라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또 관리직 정직원, 그것도 과장급 이상에만 초점을 맞춰 비정규직과 현장의 말단사원에게는 그 혜택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박 회장의 ‘통 큰’ 결단이 효과를 보기 위해선 직원 신뢰를 얻는 일이 선행돼야 할 것 같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93호(11.02.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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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김익 "늦깎이 데뷔지만 재테크는 앞서갈게요"

늦깎이 데뷔다. 20대, 아니 10대 연예인들이 넘쳐나는데 그는 서른 살 나이에 처음 얼굴을 알렸다. 탤런트 김익 씨(31) 얘기다. 배재대 조경학과를 졸업한 김익 씨는 연기자가 되길 바랐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꿈꿔왔죠. 하지만 연기자의 길로 바로 풀리지 않았어요. 대전에서 상경한 뒤 5년 동안 일자리를 못 구하고 고생했습니다.”

생활비를 버느라 이것저것 잡일도 많이 했다. 연기자를 포기하고 요리사를 할까도 생각해봤다. 당장 먹고살 거리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꿈을 놓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살자고 마음먹었더니 지난해 기회가 왔다. 알고 지내던 영화인 소개로 기획사 매니저를 알게 됐고, 단역이지만 KBS ‘드라마시티’에 출연할 수 있었다.

“손태영 씨와 박기웅 씨가 연상연하 연인으로 나온 드라마였어요. 저는 박기웅 씨 친구로 잠깐 나왔죠. 데뷔작이라 떨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 뒤 김익 씨는 계속 작품활동을 했다. 과학수사극 ‘KSPI’나 ‘베토벤 바이러스’ ‘내조의 여왕’ 등 지난 1년여 동안 계속 캐스팅됐다. 역할이 크지는 않지만 매사 열심이다. “5년간의 시련기가 연기에는 도움이 된 것 같다”는 게 그의 얘기다.

‘내조의 여왕’에서는 전형적인 아첨형 인간 ‘김 과장’을 연기해 웃음을 줬다. 최근엔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태윤(정일우 분)의 동료 변호사 ‘박수호’ 역을 연기하고 있다.

회사 근처 전셋집 마련 1차 목표

이제 막 데뷔한 김익 씨의 관심사는 오직 하나. 신인답게 어떻게 연기를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다. 당장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또 얼마를 모아야 할지 재테크에 관해선 정말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배역이 무엇이든 가리지 않아요.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뿐이에요. 지금 수입이 많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돈에 대해선 별로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5년간 ‘혹독한’ 백수생활을 할 때 잠깐 돈의 중요성을 고민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연기생활을 시작한 뒤론 돈을 완전히 잊었다. 오히려 일을 하기 위한 도구로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집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한 ‘사는 공간’이라는 것. ‘강남 아파트값이 오르네, 내리네’ 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는 그다.

그래도 전문가들 조언에는 귀를 쫑긋 세웠다. 주택청약통장부터 개설하라는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작품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부동산 마련을 위한 종잣돈도 차근차근 마련할 생각이다. 현재 서울 이태원에 월세로 살고 있는 집을 전세로 옮기는 게 우선일 것 같다고 했다. 그 뒤 적당한 곳에 집을 살 계획도 잡았다.

김동호 에프앤스타즈 FC가 미래 소득을 염두에 두고 소비를 늘려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현했다. 일정치 않은 소득을 관리하는 법에 관해 조언을 들을 땐 눈이 더욱 초롱초롱해졌다. 그는 재테크에 관해 다양한 얘기를 나눈 뒤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확실히 전문가들을 만나니까 다르네요. 저도 많이 배웠지만 제 또래 연기자들에게도 필요한 얘기인 것 같아요. 늦깎이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는데 연기도 열심히 하고, 재테크도 차근차근 성공적으로 해나갈게요.”

또래들처럼 내집마련에 관심을 갖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

박 대표 : 직장생활을 전혀 해보지 않고 늦은 나이에 데뷔한 만큼 우선 재테크 마인드를 키우면서 재테크에 성공한 연예계 선배들을 벤치마킹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본격적으로 데뷔한 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입이 불안정하다. 수입이 안정적인 일반 새내기 직장인에 비해 체계적으로 재테크 계획을 수립하는 게 불리할 수 있다. 강제 저축의 한 방법과 재테크 수단으로 주택청약저축에 가입하시는 걸 권하고 싶다.

주택청약저축은 선배로부터 들었는데 정확하게 무슨 통장인가.

박 대표 : 주택청약종합저축은 85㎡ 이하 국민주택 등에 청약이 가능한 청약저축을 기본으로, 민영주택도 청약이 가능하도록 청약 예·부금 기능을 갖춘 통장이다. 2년 동안 납입해 주택청약 자격 요건을 갖추면 공공이나 민영을 자유롭게 청약할 수 있어 기존보다 청약 기회가 많다. 때문에 보다 빨리 유망지역에 내집마련을 할 수 있다. 2년 동안 일정금액(2만~50만원)을 5000원 단위로 매달 납부하면 청약저축 1순위가 부여된다. 적립금액이 지역별 예치금액으로 인정될 경우 민영주택 청약 시 1순위 자격을 얻게 된다. 서울시는 청약예금 예치금액이 △85㎡ 이하 300만원 △85~102㎡ 이하 600만원 △102~135㎡ 이하 1000만원 △135㎡ 초과 1500만원이다.

향후 목돈이 생기면 전세로 집을 얻고 싶은 데 어느 지역이 좋을까.

박 대표 : 드라마 출연료 이외 목돈이 들오면 현재 살고 있는 이태원 월셋집에서 전세로 옮기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전세를 얻더라도 향후 해당 지역의 개발 가능성이 있는 곳을 염두에 둬야 재테크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다. 방송사가 많은 여의도와 목동 일대의 방 2개가 있는 빌라 전세 시세는 8000만~1억2000만원, 재력가들의 수요가 꾸준하면서 기획사가 있는 청담동 일대는 1억~1억5000만원 이내다. 목2·3·4동의 빌라 같은 경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재개발·뉴타운 관점에서 대출을 끼고 투자해도 괜찮다. 서울시 재개발 지정 조례에 노후도가 60%로 규정돼 있는데 이것을 지자체가 20% 범위 내에서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도촉법 특별시행령이 9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집마련에 성공한 이후 안정적인 수입이 기대되는 소형 오피스텔부터 시작해서 상가 소형빌딩 순으로 접근하는 게 좋아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재테크 상품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추천해달라.

김 FC : 신인 연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수입이 일반 급여소득자와 같은 월 단위 고정수입이 아닌 작품이나 광고에 참여할 때마다 발생하는 불규칙적인 형태를 띤다. 김익 씨만의 금융 저수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반 은행권보다는 이율이 조금이라도 높은 상호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꾸준히 넣기보다는 돈이 생길 때마다 납입할 수 있는 상품이 좋다.

금융상품과 관련해 연기자들이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김 FC : 경제 행위를 통해 소득을 얻는 모든 사람들은 각기 자기만의 잠재적 경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김익 씨 경우에도 건강해야지만 연기라는 경제 행위를 통해 소득 창출이 가능하다. 질병이나 사고 등 건강상의 이유로 연기활동을 하지 못하면 그 어느 직업군보다 소득의 중단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훨씬 더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김익 씨는 크게 부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장성 보험(예로 화재보험회사의 실손의료비보험 등)은 반드시 준비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저축은행에서 쌈짓돈 불리기

1년 적금 6%대 쏠쏠

고금리를 주는 상호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이 인기다. 시중은행들은 1년제 정기예금에 연 3.3~4% 이자를 준다. 반면 저축은행들은 연 5%대 금리를 보장하는 곳이 많다. 적금은 연 6%대 이자를 주는 곳도 많다. 한 저축은행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기 때문에 1억원 정도의 자금이 있다면 3군데 저축은행에 분산 예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요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5%가 넘는 이자를 주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의 금리는 시중은행은 물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보다도 높다. 주요 증권사의 CMA 수익률은 현재 연 2~3%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저축은행들은 정기예금보다 정기적금에 더 많은 이자를 주고 있다. 주요 저축은행들은 1년 만기 정기적금에 연 6%대의 이자를 준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적금 이자(연 2~3.5%)에 비해 많게는 세 배까지 높은 수치다. 목돈 마련이 필요한 20~30대 직장인들은 월급의 일부를 매달 적금에 넣으면 상대적으로 많은 목돈을 모을 수 있다. 부산저축은행, W저축은행 등은 정기적금에 연 6.3%의 이자를 지급한다. 제일저축은행, 토마토저축은행 등은 연 6%의 금리를 준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연 5.8%, 푸른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은 연 5.5%의 이자를 제공한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24호(09.09.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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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는 수십 년 이어질 테마”

한국 주식시장에서 녹색 바람이 거세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인다. 이 점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도 환경기업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회사 SAM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티모랑 박사가 내한했다. 95년에 설립된 SAM(Sustainable Asset Management)은 이름 그대로 지속가능한 산업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한다. 네덜란드 로베코자산운용 계열사로 37억달러(5조원)를 운용 중이다. 이 회사는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를 산출하는 데 기여했다. 티모랑 박사는 독일 슈투트가르트대에서 광학 박사를 받았고, 기술주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를 거쳤다. 2007년 SAM으로 자리를 옮겨 기후펀드를 책임진다. 그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왜 기후펀드에 투자해야 하는지 들어본다.

환경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가 뭔가.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80만년 이래 최고 수준인 385ppm이다. 이 수치는 2050년이면 550ppm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극지방 빙하면적 감소세도 매우 빠르다. 이 추세라면 인류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환경 분야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정부의 재정 지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 ‘녹색뉴딜정책’에 얼마나 투자하나.

계획된 것만 총 1조유로(1800조원)로 분석한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2배다. 유럽연합(EU)은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 에너지의 20%로 높인다. 피드인태리프(Feed-in-tariffs·신재생에너지 고정가격 구매제도)까지 만들어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독려 중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90년 매출량의 20%로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30% 세액 공제안을 만들었고, 전력생산업체들이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이들은 2020년까지 에너지의 15%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중국도 자국 GDP의 5%에 해당하는 2000억달러를 녹색 경기에 쏟는다.

투자 영역을 설명해달라.

기후변화와 관련된 산업에 투자한다. 기후변화는 완화(Mitigation), 적응(Adaption), 대응(Response) 등 3가지 분야로 나눈다. ‘완화’는 온난화를 줄일 수 있는 영역으로 저탄소 발전, 에너지효율, 건물단열, 저탄소 교통수단이 해당된다. ‘적응’은 기후변화가 진행된 뒤 떠오를 산업으로 물산업, 조기경보시스템, 빌딩 인프라, 농업 시스템이다. 마지막으로 ‘대응’은 재난관리와 재건이다.

성장성 있다고 보는 테마는 무엇인가.

태양열이다. 지난해 기준 태양열발전 설비 능력은 15기가와트로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의 0.1%에 불과하다. 2030년에는 10%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도 유망하다. 미국은 전력망 노후 상태가 심각하다. 향후 20년 동안 2조달러가 투입돼야 한다. 이밖에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보유한 LED, 친환경 운송 수단인 철도 등에 관심 갖고 있다.

관심 있게 보는 국내 기업이 있는가.

LED는 한국 기업이 앞선 것으로 알고 있다. OCI 등 태양열 관련 회사도 주목한다. 현재 온난화 관련 펀드에 41개 기업을 선정했는데, 한국 기업은 편입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기업을 계속 발굴하는 중이다. 지나치게 고평가돼지 않았다는 전제 아래 한국 기업의 편입 가능성은 높다.

과거 IT 거품이 심했다. 지금 녹색주 투자도 과열 아닌가.

아니라고 본다. 지금은 공급 초과가 아닌 수요 부족 상황이다. 각국의 투자 계획이 탄탄하게 잡혀 있는 만큼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정책은 향후 10~20년 동안 계속 이어질 것이다. 다만 주가가 고평가됐느냐가 문제인데, 단기 과열 양상도 없지 않지만 장기투자 관점에서는 유망하다고 본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24호(09.09.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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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순영 기자의 위기 극복 기업 9편] 캐논 / 캐논을 카피하라! 캐논에 포커스를 맞춰라! 불황에도 잘 나가는 비결이 캐논에 있다 (18)
  2009년 1월 8일 / 삼성
1990년대 이후 일본은 거품경제의 붕괴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리는 장기불황을 겪었다. 이 시기에 이른바 일본의 간판기업인 소니, 도시바, 히타치 등이 창사 이래 가장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캐논은 1999년 이후 지속적으로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도요타와 함께 일본의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03년에는 전기·전자 부문 부동의 1위 소니를 제쳤고, 도요타가 매출에서 하강 곡선을 그릴 때도 캐논은 줄곧 성장세를 이어 왔다.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과거 불황을 딛고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한 캐논의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에서 ‘캐논 배우기 붐'이 불고 있다. 도요타를 제치고 캐논이 ‘벤처마킹 대상 넘버원'이 되는 분위기다. 그 이유는 실적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2007년 기준으로 매출액은 4조 4,800억 엔, 순이익이 4,900억 엔에 달하는데, 2005년부터 3년 연속 일본 기업 중 순이익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도요타가 매출에서 하강 곡선을 그릴 때도 캐논은 줄곧 성장세를 이어 왔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은 거품경제의 붕괴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리는 장기불황을 겪었다. 이 시기에 이른바 일본의 간판기업인 소니, 도시바, 히타치 등이 창사 이래 가장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캐논은 1999년 이후 지속적으로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도요타와 함께 일본의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훗카이도대학 출신의 산부인과 의사였던 창업자가 1945년 소규모 렌즈공장을 사들여 카메라 생산을 시작한 것이 캐논의 시초다. 그리고 캐논은 창사 58년 만인 2003년 감히 쳐다보기도 어려웠던 일본 전기·전자 메이커 부동의 1위 기업이었던 소니를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때문에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불황을 벗어난 캐논의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캐논의 부활에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있다. 1993년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올라 지금까지도 경영 일선에서 뛰고 있는 미타라이 후지오(Fujio Mitarai, 72) 회장이다.


미국식 성과주의와 일본식 종신고용제 접목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은 일본 경영계에서는 다소 생소한 개념을 들고 왔다. 미국의 수익중시 경영과 일본의 평생고용제도를 함께 도입한, 이른바 ‘하이브리드(hybrid) 경영'이다.

두 개념을 혼합시킨 배경이 있다. 그는 1970년대 초부터 미국에서 20년 이상 근무했다. 캐논USA 부사장 등을 거치며 일본의 최고경영자로서는 드물게 서구식 경영수업을 오랜 기간 받았다. 1995년 캐논 최고경영자로 부임한 뒤 20년 이상 배워 왔던 미국식 경영방식을 도입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는 미국처럼 수익에 기반한 영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주에 대한 이익 환원, 종업원의 생활 안정, 사회에 대한 공헌, 자기자본 축적이라는 미국식 경영이념을 들여왔다. “이 네 가지를 수행하지 못하는 기업은 존재 가치가 없다”고 비판하며 과감하게 기업문화를 바꿨다.

그렇다고 일본식 경영을 배제한 게 아니다. 그는 종업원의 고용을 최우선으로 하며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현실에 안주했다', ‘고용 유연성이 부족했다'는 등 비판이 제기됐지만 종신고용제를 고집했다. 복사기 생산라인의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1,200명의 근로자가 필요 없게 됐을 때도 이들을 해고하지 않고 다른 부서로 재배치한 것이 좋은 예다. 그는 “인력을 키우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니 쉽게 해고하는 것보다는 함께 가는 게 낫다”고 줄곧 말해 왔다.

고용을 최대한 안정시켰지만 성과지향형 인사평가 시스템도 확실하게 운영했다. 엄격한 기준으로 승진과 급여에 철저하게 실적에 따른 차등을 두자, 임금격차가 크게 날 지라도 종업원 사이의 갈등은 없었고 대기업이 겪는 관료주의화도 없었다. 말하자면 ‘실력 종신주의' 체제를 갖추게 된 것이다.

그는 “기술개발, 회계 투명성 같은 세계 공통의 영역에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야 하지만 문화적, 정서적 특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로컬화가 필수”라는 논리로 기업을 이끌어 갔다.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 기업에서 효과를 거둔 방식이 한국에서 통한다는 법이 없다”며 “각각의 실정에 맞는 모델을 찾아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적자 안 나도 경쟁력 없으면 퇴출

고용을 보장하니 직원들이 안정감을 갖고 행복하게 일하게 됐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캐논이 위기를 극복한 두 번째 비결은 선택과 집중을 확실하게 했다는 데 있다.

카메라로 시작한 캐논은 복사기에 이어 1990년대 반도체 제조장치 사업까지 확장했다. 하지만 일본의 장기 불황기에 주종인 카메라는 물론 다른 사업부문도 경쟁에 시달렸다. 적자를 기록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은 ‘세계 제일의 사업만을 모은 기업을 만들자'고 결단을 내렸다. 그리곤 취임 3년째인 1997년부터 PC사업, 액정표시장치(LCD) 등에서 손을 떼면서 철저하게 사업영역을 조정했다.

“PC는 중앙처리장치(CPU) 싸움인데 우리처럼 CPU를 조달해 쓰는 회사에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핵심부품과 핵심기술 없이는 제조업에서 이기기 어렵다. 캐논이 카메라 사업이 강한 것은 렌즈공학에서 기술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사업 구조조정에 대한 철학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1995년부터 캐논이 손을 뗀 사업만 일곱 건에 달한다. 하지만 장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투자를 포기하지 않는다. 컴퓨터 프린터용 버블젯 기술은 개발까지 10년이 걸렸지만 일본 내 시장 점유율 수위를 다툴 만큼 성장했다. 그 결과 사무기기 부분이 총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게 만들었고 디지털카메라는 세계 1위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중시하는 문화 자리잡아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중시하는 사풍도 캐논의 장점이다. 캐논은 벤처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개발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봤다. 경쟁사보다 지식재산에서 우위에 서야 한다는 판단 아래 1970년대부터 ‘특허법무본부'를 설립했다. 1989년 ‘지적재산 법무본부'로 이름을 바꾼 뒤 현재 40여 명 규모로 사장 직할 독립부서로 운영 중이다.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이 최고경영자에 오르면서 이런 문화는 한층 더 강화됐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

“나는 연구자들에게 학술 논문보다 특허 명세서를 많이 읽고, 논문보다 특허를 더 많이 생산하도록 격려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앞으로 특허가 강한 몇몇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적재산권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다.”

캐논은 지적재산을 ‘사업적인 관점에서 창출되고 차별화된 지혜 전부'라고 정의해 신기술 개발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독자적인 물류기법까지 경영의 모든 것을 지식재산으로 취급했다. 지적재산 법무본부에 소속된 인재를 각 사업본부에 배치하고, 지적재산 관련 자격증까지 따도록 독려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캐논은 일본에서는 마쓰시타전기에 이어 2위의 특허 보유 기업이 되었다. 매년 특허 건수가 3,000건을 넘어서고 있다. 미국에서 등록된 특허 건수를 보면 IBM과 마쓰시타전기에 이어 3위를 달려, HP와 마이크로소프트마저 따돌렸다.

독자기술을 중시하는 문화는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연구개발비는 지난 1995년 이래 증가 일로다. 1995년 1,700억 엔대였던 개발비는 지난해 3,600억 엔 정도까지 뛰어올랐다.


공장 자동화 총력

마지막으로 캐논의 셀(cell, 세포) 방식의 생산현장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 이바라키현 아미지역에 위치한 복사기 생산공장에는 컨베이어 라인이 없다. 7~8명의 근로자가 U자형 작업대에서 복사기를 조립한다. 이른바 셀 방식 생산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유연하다는 것. 예를 들어 300대만 생산하려는 복사기 A모델을 위해 컨베이어를 따로 만들 필요는 없다. 셀을 늘려 생산량을 맞추면 그만이다. 컨베이어 방식은 앞 공정이 늦어지면 뒷 공정도 늦어지지만 셀 방식에서는 이럴 염려가 없다.

이 셀 방식의 도입으로 도쿄돔 18개에 해당하는 공장 바닥면적을 절약했고, 3,000억 엔 이상의 재고비용을 절감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은 셀 방식을 넘어 ‘공장 완전 자동화'에 주력했다. 전기가 꺼진 상태에서도 제품이 생산되는 공장을 만들라는 주문이다. 공장 무인화가 이뤄지면 중국 등 인건비가 싼 곳으로 공장을 이전할 필요도 없고 불황이 와도 직원 수를 줄일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2009년에도 글로벌 경제위기는 계속될 것 같다. 장기불황의 조짐마저 보인다. 그렇다고 움츠려 있을 수만도 없다.

자동차 경주를 생각해 보자. 대부분의 경기에서 승부는 직선코스보다 곡선 주로에서 결정됐다. 진정 강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코너를 돌 때 승부를 걸어야 하는 법이다. 지금이 위기라고 모두들 얘기하지만 위기 속에 기회가 있는 것도 분명하다.


- 명순영 /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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