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다. 2009년 증시가 상승곡선을 탄 뒤라 한번쯤 조정을 거칠 것만 같다. 2010년 각국 정부가 출구전략을 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반면, 급격한 조정 없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희망적인 시각도 있다. 앞길이 막막할수록 대가들의 지혜를 빌려보는 건 어떨까. 매경이코노미는 세계적인 투자대가들과 국내 유명 증권인과의 가상 인터뷰를 기획했다. 첫 회는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79)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현존 최고의 투자가다. 56년 단돈 100달러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400억달러 넘는 자산을 일궜다. 워렌 버핏과 대담을 나눌 증권인은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다. 조 센터장은 가치투자포럼의 멤버로 워렌 버핏의 투자철학을 담은 분석으로 유명하다. 워렌 버핏의 대화는 그에 관한 기사와 저서를 참고했음을 밝혀둔다.
조용준 센터장 : 버핏 회장과의 작은 인연을 잠깐 소개할까 합니다. 2007년이었지요. 당시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기자회견에서 “나와 버크셔해서웨이는 4년 전부터 한국 주식에 투자해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공개한 포스코 말고도 기아차, 현대제철, 신영증권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하셨지요. 이때 언급하신 신영증권에 제가 몸담고 있습니다.
워렌 버핏 회장 : 예. 기억납니다. 신영증권보다 더 크고 실적이 좋은 기업이 많이 있지만, 신영증권을 택한 이유가 있습니다. 40년 가까이 연간 기준으로 단 한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는 회사라는 점에 관심을 뒀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가치주라 할 수 있지요. 신영증권은 ‘잦은 거래를 삼가라’는 영업방침이 있더군요. ‘10년을 보유하지 않을 주식이라면 단 10분도 갖고 있어선 안된다’는 제 철학과 맥을 함께한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용준 신영증권 상무
조 센터장 : 저희 회사에 대해 높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회장의 투자법을 되새겨보려 합니다. 얼마 전 미국 철도회사 주식을 사 화제를 모았죠.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는 곳에 그것도 역대 최대 규모인 260억달러나 투자하셨는데요. 이른바 ‘버핏효과’로 회장께서 투자하신 BNSF사의 주가가 30% 뛰었고, 미국 내 화물운송업체들의 주가를 지수화한 다우운송지수도 상승흐름을 탄 것을 보면 일단 성공적인 투자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버핏 회장 : 아시겠습니다만 저는 당장 단기 차익을 얻으려고 주식을 사지 않습니다. 미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 1위 철도회사인 BNSF 경영권을 인수한 겁니다.
조 센터장 : 그래도 운송업은 다소 의외입니다.
버핏 회장 : 운송업은 제조업과 달리 재고 부담이 없어 실물경제를 가장 빠르게 반영합니다. 경제가 살아나 공장이 돌아가면 원자재를 운송해줄 업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운송업의 역할이 절대적이지요. 특히 경기회복 초기에는 원자재와 기계 등의 수송이 급증하는데, 제품 특성상 철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요.
조 센터장 : 친환경 운송수단이라는 점도 고려하셨는지요.
버핏 회장 : 맞습니다. 요즘 온실가스 감축이 지구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데, 철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트럭의 20분의 1에 불과한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입니다. 철도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지요.
조 센터장 :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공황에 버금가는 불황이 온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만, 회장께서는 오히려 주식을 사 모으셨지요.
버핏 회장 : 2008년 10월이었어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고 몇 달 후 저는 뉴욕타임스에 ‘Buy American, I am(미국 주식을 사라. 나는 사고 있다)’이라는 글을 썼어요. 실제로 GE에 30억달러를 투자했습니다. 경제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저 같은 가치투자자에게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GE의 신용등급은 AAA였고, GE가 망한다는 것은 곧 미국의 미국 부도를 의미해요. 미국이 망하지 않는다고 믿으면 헐값이 된 GE 주식을 사는 것은 당연하지요. 앞서 철도회사 주식을 사들인 점에서 아셨듯 저는 향후 경제가 회복된다고 봅니다. 시장을 전망하지는 않아도 미래는 분명 지금보다 나을 거라 확신합니다.
조 센터장 : 오를 종목을 고른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회장님의 투자종목 선정 원칙을 되짚어주신다면요.
버핏식 우량족목 선택 10계명!
버핏 회장 : 제가 97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 잘 요약돼 있습니다. 첫째, 저는 모르는 분야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둘째,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유망 사업이어야 하고요. 셋째, 주식투자는 동업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정직하고 유능한 경영진이 운영해야 합니다. 넷째, 저는 가치투자가입니다. 좋은 주식을 싸게 산다는 얘기죠. 비싸게 사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매우 낮은 가격에 나온 종목을 삽니다. 마지막으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하고 주식을 사지 않아요.
조 센터장 : 이런 원칙을 갖고 있어도 실상 기업을 고르려면 더 구체적인 점검사안이 필요할 듯 보입니다만.
버핏 회장 : 그럼 좀 쉽게 설명해보지요. 우선 모르는 분야에 투자하지 말라는 말은 소수 종목에 투자하라는 말과도 같습니다. 아는 몇몇 종목에 투자해야죠. 그리고 좋은 기업을 고르려면 유능한 그림 수집상처럼 투자해야 해요. 숨은 걸작을 사서 바로 되팔지 않고 오랜 세월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하죠. 저는 우량 기업의 기준을 사업 독점성에 둡니다. 사업 독점성을 가지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기업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이 괜찮겠죠.
조 센터장 : 이런 기준으로 한국 기업도 고르셨겠군요.
버핏 회장 : 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고 안정적인 기업으로 포스코, 신세계, 신영증권 등을 샀죠. 버크셔해서웨이는 2004년부터 포스코 주식을 사들였고 전체 지분의 5% 넘게 보유 중입니다. 최근 5년 평균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10%가 넘습니다. 2009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ROE가 16%가 넘으니 잘 샀다고 할 수 있겠죠. 신세계도 백화점과 이마트라는 안정적인 사업이 있어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하죠. 반대로 제가 물어보겠습니다. 조 센터장이 한국 시장에 밝으니 저의 투자철학에 맞게 투자할 만한 기업을 꼽으실 수 있지 않을까요?
조 센터장 : ‘워렌 버핏’식으로 구체적으로 기준을 만들어봤어요. 주력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높은지 낮은지를 살펴보는 게 첫 번째 기준입니다. 그리고 경제적 해자(垓子 :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으로 만든 곳)를 찾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남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독점력이 얼마나 센지, 이 지위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 따집니다. 또 재무적인 기준으로는 성장성과 안정성 지표들을 추가했는데요. 3년간 ROE가 10% 이상이고, 부채비율 100% 미만, 영업이익률 10% 이상, 최근 5년간 연평균 EPS 증가율 15%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버핏 회장 : 엄격한 기준이 마음에 듭니다. 어떤 기업이 눈에 들어옵니까?
조 센터장 : 시가 5000억원 이상 주식 중에서는 회장께서 보유하신 포스코와 함께 SK텔레콤, 삼성화재, KT&G, 동서 등 5개 기업을 꼽아봤습니다. 이 기업들은 각 산업의 대표선수들이지요. 일상생활에서 없으면 불편할 정도로 막강한 독점력을 가진 기업입니다.
버핏 회장 : 헤르만 지몬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가 ‘히든 챔피언’이라는 용어를 썼던데 작지만 경쟁력이 있는 기업 중에선 어느 기업을 고르겠습니까?
조 센터장 : 역시 장기투자에 적합한 기업을 골라봤는데, 한섬·테크노세미켐·롯데삼강·진로발효·코메론입니다. 이 기업들은 설명이 좀 필요할 텐데요. 한섬은 국내 대표 패션전문업체로 브랜드 파워가 있고, 경기에 민감하지 않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죠. 테크노세미켐은 한국 반도체와 LCD산업이 승승장구하면 같이 오르는 부품업체입니다. 회장께서 선호하시는 ‘다른 기업이 이익이 날 때 함께 이익이 나는 기업’입니다. 롯데삼강은 제과업체의 대표주자로 자금력이 뛰어나죠. 진로발효는 우호적인 배당정책이 마음에 들어 골랐습니다.
버핏 회장 : 이번 위기에도 한국 기업이 유독 빛났던 이유가 있었네요. 계속 한국을 주시해야겠어요.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를 놓고 여의도가 뜨겁다. 발원지는 국회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이혜훈 의원(한나라당)이 발의한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을 시행키로 했다. 기본세율을 0.01%로 정하고 2013년부터 적용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금융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증권사와 선물회사 대표들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30여개 증권사가 갑작스럽게 소집됐다는 점에서도 이번 결정을 바라보는 업계 시각이 그대로 드러난다. 금융사들은 입법 반대를 위한 토론회 개최, 국회 건의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로 했다.
거래세 도입을 찬성하는 논리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과 형평이다. 증권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반면 장내 파생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는 주장이다. 세수 증대도 기대하는 효과다. 덧붙여 과열된 파생상품시장을 조절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혜훈 의원 측은 “투기 감소효과뿐 아니라 조세 회피로 이용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고 세원을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국내 파생상품시장이 과열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내 증권시장은 코스피200 종목과 코스피200 종목의 선물옵션상품 중심으로 거래된다. 2008년 기준 코스피시장 총 거래규모는 1287조원. 반면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 계약금액은 각각 6128조원과 287조원으로 6415조원에 달한다. 선물옵션거래가 현물의 다섯 배다. 현물시장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6위지만 선물은 거래규모로 세계 4위, 옵션은 세계 1위다. 현물에 비해 파생이 지나치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일본 시행했다 폐지… 대만 시행 뒤 시장 위축
그러나 업계 목소리는 다르다. 선진국들이 거래세 도입을 검토하다 시행하지 않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파생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대만이 유일하다. 99년 주가지수 선물상품을 상장하면서 0.05% 거래세를 도입했지만 유사한 선물상품을 상장해 거래세를 부과하지 않는 싱가포르에 거래량을 대부분 빼앗겼다. 거래세 도입 이후 시장점유율은 30% 아래로 떨어졌다. 일본은 87년 거래세를 부과했지만 세금이 없는 국외로 빠져나가 세수가 80% 이상 감소했다. 결국 99년 거래세를 폐지했다.
이처럼 업계는 국내 파생상품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한다. “파생상품 거래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차익거래(잠깐용어 참조)는 0.1~0.2%의 낮은 이익을 목표로 한다. 낮은 비용으로 파생상품을 위험회피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거래세가 도입되면 실질적으로 이익을 내기도 어렵고 굳이 헤지수단으로 이용할 필요가 없다. 투자자들이 거래세가 없는 곳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 한 파생상품 담당 애널리스트는 “2009년 코스피200 선물거래 비중의 25%를 차지하는 외국인투자자들이 거래비용이 낮은 인근 홍콩이나 싱가포르도 이탈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이젠 중국 파생상품시장을 분석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국회에선 업계 반발을 고려해 기본세율을 0.5%에서 0.01%로 크게 낮췄다. 또 거래세 도입이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진행돼 시장의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업계 반발이 워낙 강해 이번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 잠깐용어
차익거래 =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를 이용한 거래기법. 기관과 외국인이 펀드를 통해 주로 이용하는 프로그램 매매.
2009년 하반기 애널리스트 평가는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 간 실력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선두그룹부터 그렇다. 지난 2009년 상반기 대우, 대신, 우리투자증권이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때문에 이번 평가가 진정한 승자를 가리는 무대였던 셈.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박빙의 승부였다. 선두권 리서치센터 간 1위 다툼도 볼만했지만, 중견 리서치센터나 신설 리서치센터 간에도 강하게 맞붙었다. 센터장들은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경쟁사 성적을 물어보는 경쟁의식을 보였다. 이처럼 이번 평가에선 그룹별 경쟁구도가 매우 뚜렷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대우증권이 7개 분야에서 베스트를 내며 단독 1위로 복귀했다. 베스트 숫자를 지난번 5명에서 7명으로 늘려 예전 수준으로 돌려놓았다. 2~3위권에도 여럿 이름을 올려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대우증권은 철강 베스트 출신 양기인 센터장이 홍성국 센터장(현 홀세일사업부장 전무)의 뒤를 이었다. 양 센터장은 SK증권에서 옮겨온 이력 때문에 비(非)대우증권 출신 첫 센터장이라는 타이틀로 주목받았다.
2위는 최근 몇 년 새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흥 강호 대신증권. 구희진 센터장은 “단독 1위를 해보겠다는 포부로 열심히 뛰었다”고 했다. 2위라고 실망할 일도 아니다. 6개 분야에서 베스트를 내면서 1위를 바짝 뒤쫓는 단독 2위다. 베스트 숫자를 보면 그 상승흐름이 도드라진다. 2008년 하반기 평가에서 4명의 베스트를 낸 뒤 2009년 상반기 5개 분야로, 이번에는 6개 분야로 1개씩 꾸준히 늘려나갔다.
신규 1위 애널리스트들
새롭게 꾸려진 KTB·유진 실력 발휘
새 리서치센터장이 부임한 증권사들의 활약도 이번 평가의 특징이다. 2009년 4월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진투자증권에서 자리를 옮겨왔다. 민천홍, 송재경 위원 등 몇몇 베스트급 애널리스트들도 함께 옮겼다. 유진의 빈자리에는 조병문 KB투자증권 센터장이 왔다. KB투자증권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리서치담당이었던 김철범 본부장이 옮겨왔다. 지난 상반기 평가에서는 센터를 정비하느라 성적이 그리 좋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평가에서 조직력을 갖춘 모습을 보여줬다. 그 탄탄한 실력은 결과에 충분히 반영됐다.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대로였으나 리서치센터에 변화가 많았다. 이현승 SK증권 사장이 ‘리서치를 키우겠다’고 공언한 뒤, 작은 ‘블랙홀’이라고 할 만큼 각 사의 수준급 애널리스트들을 대거 영입했다. 그 노력이 평가 결과에 조금씩 나타났다.
2관왕은 3명이다. 장효선(삼성증권), 조윤남(대신증권), 한승호(신영증권) 연구위원이다. 장효선 위원의 보험과 증권업종 분석능력은 이미 정평이 났다.
이번에 새롭게 떠오른 애널리스트가 조윤남 연구위원이다. 계량분석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고, 이번에 전략에서도 1위를 거머쥐었다. 지난 평가 1위였던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0.03점의 간발의 차였다. 하지만 추천 수에서 30표 가까이 앞선다. 남다른 시각으로 펀드매니저들의 호응이 좋다.
한승호 연구위원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두 분야에서 베스트다.
최다득표는 LIG증권의 지기호 연구위원(기술적분석)이다. 무려 190표나 얻었다. 서울증권에 재직하던 2000년 베스트에 오른 뒤 지난 평가에서 동부증권 소속으로 베스트에 복귀했다. 이번엔 LIG투자증권 간판 아래 다시 베스트에 올랐다. 반면 최소표 1위는 이번에 화학·정유 분야에서 새롭게 베스트에 오른 임지수 연구위원이다. 최소표라고 하지만 80표로 적지 않고, 2위와 30표 이상 차이를 벌렸다. 표수가 적었지만 점수가 높아 1위가 오른 분야는 미디어, 은행, 교육, 건설 등 네 부문의 베스트는 득표 수가 적었음에도 점수가 높아 1위에 올랐다. 중견급 애널리스트가 맞붙은 미디어에선 한승호 연구위원(신영증권)이 박진 연구위원(우리투자증권)을 0.05점 차이의 간발의 차이로 눌렀다.
신규 베스트 9명 중 4명 여성
지난 평가에서 은행 부문 2위에 머물렀던 최정욱 연구위원(대신증권)은 처음으로 서영수 연구위원(키움증권)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건설 역시 박빙이었다. 이경자 연구위원(토러스투자증권)은 허문욱 연구위원(KB투자증권)에 3표를 뒤졌으나, 0.03점을 앞서 토러스투자증권에 첫 섹터 1위라는 영예를 안겼다. 건설 분야의 첫 여성 베스트이기도 하다. 반면 삼성증권에서 자리를 옮겨온 허문욱 연구위원은 간발의 차이로 KB투자증권 베스트 배출이라는 타이틀을 놓쳤다.
공동 1위는 음식료와 거시경제 분야에서 나왔다. 음식료가 단연 화제였다. 지기창 연구위원(NH투자증권), 최자현 연구위원(우리투자증권)이 급부상했다. 13년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보유한 백운목 연구위원(대우증권)과 공동 1위를 기록하면서 음식료 분야의 세대교체를 알렸다. 거시경제 부문은 양강 체제가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 지난 평가에서도 공동 1위를 했던 고유선 연구위원(대우증권)과 장화탁 연구위원(동부증권)은 이번에도 똑같이 1위다.
사회 어느 분야에서나 여성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리서치센터도 예외가 아니었다. 2009년 하반기 새 베스트 9명 가운데 4명이 여성 애널리스트다. 신한금융투자에서 유일하게 베스트인 임지수 연구위원과 최자현(우리투자증권), 유정현(대우증권), 이경자(토러스투자증권) 위원이 주인공이다. 이번에 새 베스트에 오른 애널리스트들은 조윤남 연구위원을 제외하곤 전부 70년대 이후 태어났다. 이경자 연구위원은 79년생, 만 30세로 새 베스트 가운데 가장 어리다.
대우증권양기인 센터장 리더십 발휘
지난 6월 홍성국 센터장으로부터 조타수를 물려받은 ‘양기인호’ 역시 명가의 자존심을 이어갔다. 양 센터장은 철강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 기업분석부장을 거치며 조직을 이끌어가는 카리스마는 이미 여의도에 정평이 난 터다. 아무리 스타 애널리스트가 조직을 이끌어도 한두 번쯤 평가에서 흔들리게 마련인데 대우는 흔들림이 없었다. 베스트 숫자도 늘렸다. 7개 분야에서 1위다. 시니어와 주니어가 고르게 활약했다. 백운목, 고유선, 김창권 등 중견 애널리스트는 이름값을 했다. 산업계에서 온 이학박사 출신 권재현 연구위원은 제약 분야 2회 연속 1위다. 지난 평가에서 2위로 밀린 박원재 연구위원(정보통신 장비)은 1위로 복귀했다. 유정현 연구위원은 섬유 분야에서 처음으로 베스트에 올랐다.
대우증권은 여러 모로 1위 리서치센터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1~3위권에 14명이 올라와 다른 증권사(대신, 우리투자, 삼성증권은 9명)를 압도한다. 2~3위권의 박영호(자동차), 성기종(조선) 연구위원 등은 언제라도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의미 있는 수치가 매니저 추천 표수다. 종합점수로 등위를 매기지만 추천 표수는 애널리스트가 얼마나 많은 매니저들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느냐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이번 평가에선 295명의 매니저(채권 69명 제외)들로부터 2만6000여건의 추천을 받았다.
이 가운데 대우증권이 받은 표수가 2476건으로 전체의 9.5%에 달한다. 2위인 우리투자증권(1899표)과 격차가 크다. 여의도에 스카우트 전쟁이 치열했던 와중에 대우증권 인력 변동이 가장 없었던 것도 양 센터장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12월 양 센터장은 상무로 백운목 위원은 이사로 승진해 기쁨이 두 배가 됐다.
대신증권1위 6명, 대우와 박빙 승부
구희진 전무가 이끄는 대신증권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냈다. 이동섭, 이정기 등 베스트급이 빠졌지만 전혀 흔들림이 없다. 2008년부터 한 번도 꺾임 없는 상승세다. 2008년 하반기 평가에서 4개 분야 베스트를 내며 화려하게 이름을 냈던 대신은 지난 평가에서 공동 1위로 올라 또 한 번 여의도를 놀라게 했다. 이번엔 2위이긴 해도 베스트 애널리스트 숫자를 6명까지 늘렸다. 구희진 센터장이 1위에 오를 것이라 공언했던 최정욱 연구위원이 은행 분야에서 드디어 베스트가 됐다. 또 하나, 화제의 인물이 조윤남 연구위원이다. 9회 연속 계량 베스트도 모자라(?) 전략 분야까지 거머쥐었다.
전략에서 오랫동안 1위를 차지해왔던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0.03점 차이로 누르며 2관왕으로 올라섰다. 정연우 연구위원은 유통과 섬유에서 각각 1, 2위를 했다. 두 분야에서 언제라도 2관왕에 오를 수 있는 실력이다. 기술적 분석에서 최재식 연구위원은 새로 3위에 들었다.
사실 새우가 고래를 먹겠다는 건데... 일견 어려운 싸움이지만, 또 그게 가능한게 M&A 업계이기도 합니다. 정보들을 모아보니, 의외로 자금을 쉽게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하네요. 하지마 중요한 것은 이른바 PMI, Post Merger Integration 등 인수 후 합병과 시너지를 내는 문제겠지요.
오너들은 배당 받아가며 거저 먹는 것 같지만 한 오너의 말을 빌리면 '오줌이 피가 날 정도로' 고민하며 의사결정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자신이 피땀이뤄 일군 자산을 지키고 끌어가기 위해서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효성의 건투를 빕니다.
효성그룹, 하이닉스 인수 가능할까
| 기사입력 2009-10-07 04:04
하이닉스 매각 이슈가 다시 수면에 떠올랐다.
효성그룹이 하이닉스 인수 의사를 내비친 이후다. 공시에서 밝힌 대로 아직 ‘검토 중이나 미확정’ 수준이다. 하지만 의향을 밝힌 대기업이 전무한 상황이라 효성의 인수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단독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만큼 11월 말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가능성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석래 효성 회장이 정부 정책에 호응하면서 3세를 위해 그룹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실제로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이 인수 실무팀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인수 결심 배경으로 반도체 경기회복도 꼽힌다. 하이닉스는 위기 때 ‘치킨게임’에서 살아났다. 영업이익도 2000억원 안팎. 효성이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부품소재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효성은 TAC필름(화학부문), 풍력(중공업부문) 등에서 신사업을 모색해왔다. 효성그룹 측도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미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반응이 싸늘하다. 시장 분위기의 가늠자인 주가가 대폭락했다. 하이닉스 인수 의사를 밝힌 9월 23일 효성 주가는 전일 대비 하한가를 기록했다. 계열사인 효성ITX도 23일 8.25% 떨어졌다. 피인수 대상인 하이닉스는 5% 이상 내렸다. 심지어 HMC투자증권은 하이닉스 인수 불확실성으로 효성에 대한 분석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자금 마련. 인수 자금은 4조7000억~5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반면 효성이 보유한 ‘실탄’이 너무 적다. 2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총 1630억원이라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 현재 총부채는 2조원대다. 부채비율은 올해 말 기준으로 120%인데, 만일 단독 인수를 추진하면 250%를 훌쩍 넘는다. 은행권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효성이 창출하는 현금흐름 추정치(EBITDA)에 비해 부채가 9배나 많아지는데, 하이닉스 인수로 생긴 빚을 전부 갚는 데 9년이 걸린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덩치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효성의 시가총액은 3조원. 하이닉스는 13조원으로 4배 차가 난다. 총자산규모도 하이닉스가 13조5400억원, 효성 6조1800억원으로 2배 격차다.
반도체사업 경험이 없다는 점도 시장에서 인수 가능성을 어둡게 보는 이유다. 동부그룹이 반도체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고전한 사례가 있어 효성에 호의적이지 않다. 반도체사업을 꾸려나간다 해도 섬유·중공업 중심의 효성 주력 사업과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낼지 의문이다. 이런 이유로 주요 애널리스트들은 효성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이닉스 채권단 지분(지분율 28.07%)에 해당하는 3조6500억원과 추가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당하기 어려워 가격 협상에서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지 의향을 내비쳤을 뿐 본격적으로 인수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수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하이닉스 주주단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 기관인 외환은행 측은 “주주단도 효성의 자금력을 별도로 판단하겠지만 경영 능력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 달 뒤 예비입찰 제안서에서 재무적 투자자(FI)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효성은 이번 인수 절차를 거치며 관심 있는 산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성사되지 못해도 다음 인수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어 이래저래 손해볼 게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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