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겸 개그맨 김생민, 경매까지 익힌 재테크 달인

리포터와 개그맨으로 활동하는 김생민 씨(36). 그를 만나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워낙 재테크에 탁월하다고 소문을 들어온 터다. 스타재테크를 통해 방송인 송은이 씨와 김영철 씨를 만난 적이 있었다. 두 명 모두 “재테크 기사라면 김생민과 인터뷰해야 하는데…”라며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모았다.

김생민 씨는 출연료가 30만원도 채 안 되던 시절부터 시작, 10년 동안 양복 한 벌에 구두 한 켤레로 버티며 10억원을 모은 스토리로 유명하다.

만나 보니 역시 ‘내공’이 깊었다. “재테크로 이름이 알려지기보다는 개그맨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라며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여느 재테크 전문가를 능가하는 고수였다. 세 가지 점에서 그렇다.

무엇보다 재테크의 기본에 철저하다. 쓰기보다는 모으는 것이다. “소비라는 DNA를 갖고 태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할 만큼 꾸준히 저축했다. 소득의 절반 이상은 무조건 통장에 넣었다. 꾸준함은 그의 타고난 천성인 듯도 하다. 지금 김생민 씨는 KBS 연예가중계, MBC 출발비디오여행, SBS 동물농장 등에서 활동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 각각 12년, 10년, 8년째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한번 시작하면 뭐고 금세 끝내는 법이 없다. 그의 성실성은 방송가에 정평이 나 있다. 검소한 생활로도 유명하다. 집에 형광등을 반만 켜고 사는가 하면 웬만하면 자가용을 타지 않는다고 한다.

둘째, 부동산을 고르는 감각이 뛰어나다. 그는 “집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했다. “부모님께서 오랫동안 집 없이 사셨어요. 99년 제가 2억원을 모은 뒤 부모님께 드렸어요. 어느 곳에 집을 살까 고르면서 수다 떠는 행복을 느껴보시라고요. 집은 가족의 안식처라는 생각에 더 관심을 가졌죠.”

2000년 들어 사촌누나에게 경매를 배웠다. 너무 재미있어 밤을 새워가며 책을 읽었다. 그러면서 부동산을 보는 눈을 키웠다. “아파트라면 왜 대단지를 사야 하는지, 평지가 매력적인지, 또 강남이 투자가치가 높은지 등을 배웠어요.”

김생민 씨는 경기도 김포에서 서울 마포를 거쳐 지금 살고 있는 서울 삼성동에 안착했다.

마지막 그의 재테크 성공비결. 주식을 살 때 장기투자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점이다. “어느 종목을 보유 중이냐”고 묻자 대번에 나온 대답이 ‘KT&G’다. KT&G는 대표적인 배당주다. 주가의 출렁거리지 않는 안정적인 주식으로 꼽힌다. 대표적 내수주인 ‘현대백화점’도 관심을 두는 종목이다. “50만원의 주가를 자랑하는 삼성전자도 몇 만원이던 시절이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자”는 말도 잊지 않았다.

“저는 시가총액 5000억원 이하나 코스닥 종목에는 잘 투자하지 않아요. 주식은 무조건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합니다. 코스피의 작은 움직임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요. 시간이 지나면 지수는 회복하니까요.”

김생민 씨는 “돈과 관련해 많이 벌든 적게 벌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보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라는 말과 함께. 재테크뿐 아니라 인생의 성공비결을 알고 있는 듯했다.

이은아 에프앤스타즈 미래로 IPB
【전문가 컨설팅】

Q> 20개월 된 딸이 있다. 딸이 중학교 2학년 되는 50세에 인생에서 필요한 모든 자금을 다 준비할 수 있었으면 한다.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이은아 IPB : 직업 특성상 미래소득에 대한 잠재적 불안감이 누구보다도 크다.

때문에 되도록이면 빠른 시일 내에 모든 재무적 준비를 끝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하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돈을 통해 이루고 싶은 소중한 가치와 목표가 무엇인지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

그 다음 그 실현을 위해 필요한 재무적인 무게가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저울에 달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로 은퇴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50세를 목표로 은퇴자금 규모를 예측해보자. 우선 월 기초생활비 150만원, 차량유지비나 외식비 그리고 경조사비와 문화생활비 등을 합쳐 월 생활비를 250만원으로 가정하고 물가상승률을 4%, 기대수명을 85세로 하면 50세 시점에 총 필요한 은퇴자금은 14억9000만원이다.

기대수익률을 8%로 가정한다 하더라도 월 580만원씩 13년간 꼬박 납입해야만 모을 수 있는 적지 않은 돈이다.

만약 은퇴 시기를 10년만 늘려 60세에 은퇴를 한다고 가정하자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돈은 매월 226만원으로 대폭 줄게 된다.

Q> 평소 부동산을 좋아해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문제는 없는가.

이은아 IPB : 총자산 중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이 8 : 2로 부동산의 비중이 적지 않게 높은 편이다.

과다한 부동산 보유는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 때 환금성 문제와 더불어 자산가치 하락에 탄력적으로 대비하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를 일으킨다. 순자산 10억원, 주거용 부동산과 일정 수준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자산형성의 1기를 지나 2기를 준비할 때다.

김종찬 다함세무법인 대표·세무사
그래서 적지 않은 자산을 관리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좀 더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앞으로는 생애주기에 따른 재무목표별로 보유자산을 균형적으로 배분하고 각 돈의 단위별로 포지션을 정해 서로 보완 성장하는 전략을 세워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유자산을 구성할 때 일반인들은 흔히 구체적 상품이나 종목 위주의 접근 방식인 보텀업(Bottom up) 방식을 많이 쓴다.

하지만 투자성과의 성패 여부는 종목선택이나 매매타이밍이 아니라 투자성향과 목표에 따른 보유자산의 균형적 배분이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통상적으로 보유자산 포트폴리오의 효과적인 구성을 위해서는 자신의 투자성향에 따라 완전히 성격이 다른 자산군의 폭과 비중을 먼저 결정하는 방식, 즉 톱다운(Top down) 방식이 훨씬 쉽고 유용한 방식이다. 예를 들어 투자성향이 중립적인 투자자라면 통상 단기금융자산 30%, 장기채권 20% 등 안전자산에 50%를 투자하고 변동성과 성장성이 큰 주식과 같은 지분형 투자에 50%를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같이 포트폴리오의 전체 성격을 먼저 결정한 다음에 각 자산군에 해당하는 종목별 배분과 그 카테고리에 맞는 구체적 투자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재테크 팁다주택자 중과세 완화 [김종찬 다함세무법인 대표·세무사]

■ 3주택자 양도세 일반세율로

정부는 이미 지난해 말 소득세법 개정으로 2009년 1월 1일 이후 최초 거래분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완화하는 세법 개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거래가 실종돼 주택시장의 정상화에 커다란 장애를 초래한다고 판단해 올 3월 16일(대책 발표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추가적인 중과 폐지를 발표했다.

주의할 것은 관련 법률이 아직 4월 임시국회를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확정이 확실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적용 시기를 법안 통과 후가 아닌 개편안 발표일 기준으로 소급적용하는 것으로 상정하는 만큼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1가구 3주택자에 대해서 지난해까지 60% 중과하던 것을 올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45%로 완화했지만 개편안에서는 추가로 완화해 올 3월 16일 이후 양도분은 6~35%, 2010년 양도분은 6~33%로 과세하도록 대폭 세율을 인하했다. 비사업용 토지는 개인의 경우 60% 중과에서 6~35%(2010년부터는 6~33%)로 세율이 완화되며 법인의 경우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 외에 30% 추가 과세하던 것을 폐지해 과표 2억원 이하 11%, 2억원 초과분 22%(2010년부터는 10%, 20%)를 적용받게 돼 결과적으로 중과제도가 폐지됐다.

[명순영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99호(09.04.01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머니 & 머니] 스타재테크(55) | 탤런트 구혜선 씨

광고
MBC 청춘시트콤 ‘논스톱5’에서 맹활약중인 구혜선씨(21). 그녀에게는 ‘얼짱 ’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기자도 솔직히 예쁘고 곱상한 여대생 이미지만 떠올린 채 그녀를 만나러 갔다. “데뷔한 지 이제 2년쯤 됐느냐”고 물었더니 의외의 답변이 떨어졌다.

“아직 어리지만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지는 9년째에요. 중학교 때부터 모델도 하고, 케이블TV VJ도 했었죠. 광고에도 출연했고요.”

9년차라면 웬만한 중견급인 셈이다. 물론 구혜선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2003년 인터넷 얼짱으로 소문이 나고부터다.

“사람들은 얼짱 덕분에 떴다고 해요. 틀린 말이 아니죠. 저 스스로도 행운아 라고 생각해요. 인터넷이 없었다면 무명으로 남았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는 S BS ‘패션 70s’ 후속으로 방영될 ‘서동요’에 캐스팅돼 사극에도 도전해 영 역을 넓힌다.

어렸을 때부터 활동했다면 돈을 좀 모았을까. “당시는 출연만으로도 만족해 돈의 가치를 잘 몰랐다”는 게 그의 설명. “최근 관심을 갖고 배우고 있는데 좀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증권 등 경제뉴스를 접할 때면 부모님께 “저 건 무슨 얘기냐”고 꼭 묻는 구혜선씨다.

“매니지먼트사와 계약할 때도 꼼꼼히 듣고 배워요. 세금이 어떻게 부과되고, 또 어떻게 비용이 처리되는지 듣고 하나하나 배우는 거죠.”

수입은 부모님께서 관리한다. 그녀는 주머니에 돈을 거의 넣고 다니지 않는다 고 했다. 있어도 잘 안 쓰기 때문이라고.

“저는 물욕(物慾)이 없나 봐요. 옷도 잘 안 사고 꾸미는데도 별로 관심 없고 요. 지금 입고 있는 옷도 협찬 받은 옷이니 연예인의 특권이라면 특권이죠. ‘ 만원의 행복’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담당PD가 너무 돈을 안 쓴다고 혀 를 내두를 정도였죠.”

그녀는 학창시절 가끔씩 부모님께 받았던 1000원짜리를 모아 100만원을 만든 적이 있었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1000번은 은행을 들락거려야 했을 터다. 3~4 년은 꼬박 모았다는 얘기다. 구혜선씨는 “통장에 돈이 조금씩 늘어가는 게 재 미있었다”고 했다. 부모님께서 우연히 통장을 보시고 압수(?)해 가기는 했지 만.

기자는 물론 컨설턴트로 참석한 김성엽 하나은행 분당 백궁지점장도 1000원짜 리 바지를 즐겨 입는다는 개그우먼 송은이씨를 떠올렸다. 어쩌면 구혜선씨가 한 수 위인가도 싶었다.

그녀는 참 재주가 많다. 연기는 물론 노래도 수준급이다. 지난 달 KBS 한 드라 마에서 직접 노래를 선보였다. 제작진들은 ‘모두 음반을 내도 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사실 연기자로 데뷔하기 전 가수지망생이었다고 한다.

여기에 미술 전공으로 그림 실력도 만만찮다. 미술 전공인 그는 요즘도 시간 날 때마다 한 점씩 그림을 그리곤 한다. 미술대회에서 상도 여러 차례 받았다. 연기, 음악, 미술…. 그야말로 만능 엔터테이너다.

“예술은 서로 통한다고 하잖아요. 예를 들어 음악적인 느낌을 그림으로도 그 려볼 수 있고요. 예술가의 감성은 어떤 형태로든 나타나는 것 같아요.”

구혜선씨는 하루에 잠을 2~3시간 밖에 자지 않는다고 했다. “예민한 탓도 있 지만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요. 고요한 새벽에는 더 감성적으로 변해요. 이것저 것 생각도 많이 하죠.”

젊은 연예인답게 앞으로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고 그녀. 앞으로의 큰 꿈은 영 화 제작자다. 물론 먼 얘기지만 말이다.

■강성엽 지점장 컨설팅■

Q> 경제나 재테크 뉴스가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A> 관심 갖고 있다는 데 합격점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머리말에 이런 대목이 있다. “미술 사를 전공으로 삼은 이후 내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어떻 게 하면 미술에 대한 안목을 갖출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막연한 물음에 대 하여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최선의 묘책은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 낀 만큼 보인다’는 것이었다. (중략) 이에 대하여 나는 조선시대 한 문인의 글 속에서 훌륭한 모범답안을 구해 둔 것이 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 말은 경제나 재테크관 련 뉴스 공부에도 적용된다. 관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을 해야 이런 뉴스가 내 것이 된다. 경제 뉴스에 대한 관심은 본인의 경제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하 지만 요즘에는 경제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기 때문에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Q> 아끼는 것은 자신 있다는데?

A> 대인관계 위해 적절한 소비 필요

구혜선씨와 인터뷰를 해보니 알뜰한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러한 안 쓰는 습관은 어릴 때부터 터득한 것인데, 이러한 점은 앞으로 돈을 모으는 데 큰 장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항상 돈을 안 쓰면서 살 수만은 없다. 만약 더 성공하고 돈도 벌면서 지나치게 쓰지 않으면 대인관계에서 좋은 점수를 받 기 어렵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는 프랑스어로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 를 의미한다. 이 말은 귀족의 역사가 긴 유럽 사회에서 유래됐으며, 귀족으로 정당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리스)’ 만큼 의무(오블리제)를 다해 야 한다는 귀족 가문의 가훈이다. 이러한 정신은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Q> 돈 관리와 투자는 어떻게?

A> 부모에게 맡겨도 내역은 익혀둬야

부자 부모들은 자신의 생활자세를 통해서 자녀에게 교육하기도 하고 자녀와 금 융기관 등에 함께 다니면서 교육을 한다. 아무리 많은 재산도 관리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사상누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구혜선씨는 본격적인 수입이 생긴지가 얼마 안 됐을 뿐만 아니라 부모님이 수 입 및 투자관리를 담당하고 있어서 아직은 이러한 분야에 지식과 관심이 적은 적다. 하지만 언젠가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게 된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지금 부터 하나씩 배워나가는 것이 미래를 위한 좋은 준비가 된다. 많은 스타들이 본격적인 인기를 얻어가면서 바쁘다는 이유로 돈 관리를 부모 등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다가 어느 순간 본인이 관리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미리 돈 관리법을 배워두지 않아 후회하는 것을 많이 봤다.

구혜선씨는 YG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서 다른 연기자나 감독 분들을 보면서 많 이 배운다고 했다. 이러한 노력과 뛰어난 학습능력으로 앞으로 돈 관리도 잘 배우면 크게 성장할 것이다.

[명순영 기자]

<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탤런트 김익 "늦깎이 데뷔지만 재테크는 앞서갈게요"

늦깎이 데뷔다. 20대, 아니 10대 연예인들이 넘쳐나는데 그는 서른 살 나이에 처음 얼굴을 알렸다. 탤런트 김익 씨(31) 얘기다. 배재대 조경학과를 졸업한 김익 씨는 연기자가 되길 바랐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꿈꿔왔죠. 하지만 연기자의 길로 바로 풀리지 않았어요. 대전에서 상경한 뒤 5년 동안 일자리를 못 구하고 고생했습니다.”

생활비를 버느라 이것저것 잡일도 많이 했다. 연기자를 포기하고 요리사를 할까도 생각해봤다. 당장 먹고살 거리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꿈을 놓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살자고 마음먹었더니 지난해 기회가 왔다. 알고 지내던 영화인 소개로 기획사 매니저를 알게 됐고, 단역이지만 KBS ‘드라마시티’에 출연할 수 있었다.

“손태영 씨와 박기웅 씨가 연상연하 연인으로 나온 드라마였어요. 저는 박기웅 씨 친구로 잠깐 나왔죠. 데뷔작이라 떨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 뒤 김익 씨는 계속 작품활동을 했다. 과학수사극 ‘KSPI’나 ‘베토벤 바이러스’ ‘내조의 여왕’ 등 지난 1년여 동안 계속 캐스팅됐다. 역할이 크지는 않지만 매사 열심이다. “5년간의 시련기가 연기에는 도움이 된 것 같다”는 게 그의 얘기다.

‘내조의 여왕’에서는 전형적인 아첨형 인간 ‘김 과장’을 연기해 웃음을 줬다. 최근엔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태윤(정일우 분)의 동료 변호사 ‘박수호’ 역을 연기하고 있다.

회사 근처 전셋집 마련 1차 목표

이제 막 데뷔한 김익 씨의 관심사는 오직 하나. 신인답게 어떻게 연기를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다. 당장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또 얼마를 모아야 할지 재테크에 관해선 정말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배역이 무엇이든 가리지 않아요.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뿐이에요. 지금 수입이 많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돈에 대해선 별로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5년간 ‘혹독한’ 백수생활을 할 때 잠깐 돈의 중요성을 고민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연기생활을 시작한 뒤론 돈을 완전히 잊었다. 오히려 일을 하기 위한 도구로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집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한 ‘사는 공간’이라는 것. ‘강남 아파트값이 오르네, 내리네’ 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는 그다.

그래도 전문가들 조언에는 귀를 쫑긋 세웠다. 주택청약통장부터 개설하라는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작품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부동산 마련을 위한 종잣돈도 차근차근 마련할 생각이다. 현재 서울 이태원에 월세로 살고 있는 집을 전세로 옮기는 게 우선일 것 같다고 했다. 그 뒤 적당한 곳에 집을 살 계획도 잡았다.

김동호 에프앤스타즈 FC가 미래 소득을 염두에 두고 소비를 늘려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현했다. 일정치 않은 소득을 관리하는 법에 관해 조언을 들을 땐 눈이 더욱 초롱초롱해졌다. 그는 재테크에 관해 다양한 얘기를 나눈 뒤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확실히 전문가들을 만나니까 다르네요. 저도 많이 배웠지만 제 또래 연기자들에게도 필요한 얘기인 것 같아요. 늦깎이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는데 연기도 열심히 하고, 재테크도 차근차근 성공적으로 해나갈게요.”

또래들처럼 내집마련에 관심을 갖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

박 대표 : 직장생활을 전혀 해보지 않고 늦은 나이에 데뷔한 만큼 우선 재테크 마인드를 키우면서 재테크에 성공한 연예계 선배들을 벤치마킹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본격적으로 데뷔한 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입이 불안정하다. 수입이 안정적인 일반 새내기 직장인에 비해 체계적으로 재테크 계획을 수립하는 게 불리할 수 있다. 강제 저축의 한 방법과 재테크 수단으로 주택청약저축에 가입하시는 걸 권하고 싶다.

주택청약저축은 선배로부터 들었는데 정확하게 무슨 통장인가.

박 대표 : 주택청약종합저축은 85㎡ 이하 국민주택 등에 청약이 가능한 청약저축을 기본으로, 민영주택도 청약이 가능하도록 청약 예·부금 기능을 갖춘 통장이다. 2년 동안 납입해 주택청약 자격 요건을 갖추면 공공이나 민영을 자유롭게 청약할 수 있어 기존보다 청약 기회가 많다. 때문에 보다 빨리 유망지역에 내집마련을 할 수 있다. 2년 동안 일정금액(2만~50만원)을 5000원 단위로 매달 납부하면 청약저축 1순위가 부여된다. 적립금액이 지역별 예치금액으로 인정될 경우 민영주택 청약 시 1순위 자격을 얻게 된다. 서울시는 청약예금 예치금액이 △85㎡ 이하 300만원 △85~102㎡ 이하 600만원 △102~135㎡ 이하 1000만원 △135㎡ 초과 1500만원이다.

향후 목돈이 생기면 전세로 집을 얻고 싶은 데 어느 지역이 좋을까.

박 대표 : 드라마 출연료 이외 목돈이 들오면 현재 살고 있는 이태원 월셋집에서 전세로 옮기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전세를 얻더라도 향후 해당 지역의 개발 가능성이 있는 곳을 염두에 둬야 재테크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다. 방송사가 많은 여의도와 목동 일대의 방 2개가 있는 빌라 전세 시세는 8000만~1억2000만원, 재력가들의 수요가 꾸준하면서 기획사가 있는 청담동 일대는 1억~1억5000만원 이내다. 목2·3·4동의 빌라 같은 경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재개발·뉴타운 관점에서 대출을 끼고 투자해도 괜찮다. 서울시 재개발 지정 조례에 노후도가 60%로 규정돼 있는데 이것을 지자체가 20% 범위 내에서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도촉법 특별시행령이 9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집마련에 성공한 이후 안정적인 수입이 기대되는 소형 오피스텔부터 시작해서 상가 소형빌딩 순으로 접근하는 게 좋아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재테크 상품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추천해달라.

김 FC : 신인 연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수입이 일반 급여소득자와 같은 월 단위 고정수입이 아닌 작품이나 광고에 참여할 때마다 발생하는 불규칙적인 형태를 띤다. 김익 씨만의 금융 저수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반 은행권보다는 이율이 조금이라도 높은 상호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꾸준히 넣기보다는 돈이 생길 때마다 납입할 수 있는 상품이 좋다.

금융상품과 관련해 연기자들이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김 FC : 경제 행위를 통해 소득을 얻는 모든 사람들은 각기 자기만의 잠재적 경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김익 씨 경우에도 건강해야지만 연기라는 경제 행위를 통해 소득 창출이 가능하다. 질병이나 사고 등 건강상의 이유로 연기활동을 하지 못하면 그 어느 직업군보다 소득의 중단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훨씬 더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김익 씨는 크게 부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장성 보험(예로 화재보험회사의 실손의료비보험 등)은 반드시 준비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저축은행에서 쌈짓돈 불리기

1년 적금 6%대 쏠쏠

고금리를 주는 상호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이 인기다. 시중은행들은 1년제 정기예금에 연 3.3~4% 이자를 준다. 반면 저축은행들은 연 5%대 금리를 보장하는 곳이 많다. 적금은 연 6%대 이자를 주는 곳도 많다. 한 저축은행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기 때문에 1억원 정도의 자금이 있다면 3군데 저축은행에 분산 예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요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5%가 넘는 이자를 주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의 금리는 시중은행은 물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보다도 높다. 주요 증권사의 CMA 수익률은 현재 연 2~3%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저축은행들은 정기예금보다 정기적금에 더 많은 이자를 주고 있다. 주요 저축은행들은 1년 만기 정기적금에 연 6%대의 이자를 준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적금 이자(연 2~3.5%)에 비해 많게는 세 배까지 높은 수치다. 목돈 마련이 필요한 20~30대 직장인들은 월급의 일부를 매달 적금에 넣으면 상대적으로 많은 목돈을 모을 수 있다. 부산저축은행, W저축은행 등은 정기적금에 연 6.3%의 이자를 지급한다. 제일저축은행, 토마토저축은행 등은 연 6%의 금리를 준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연 5.8%, 푸른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은 연 5.5%의 이자를 제공한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24호(09.09.23일자) 기사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신재생에너지는 수십 년 이어질 테마”

한국 주식시장에서 녹색 바람이 거세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인다. 이 점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도 환경기업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회사 SAM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티모랑 박사가 내한했다. 95년에 설립된 SAM(Sustainable Asset Management)은 이름 그대로 지속가능한 산업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한다. 네덜란드 로베코자산운용 계열사로 37억달러(5조원)를 운용 중이다. 이 회사는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를 산출하는 데 기여했다. 티모랑 박사는 독일 슈투트가르트대에서 광학 박사를 받았고, 기술주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를 거쳤다. 2007년 SAM으로 자리를 옮겨 기후펀드를 책임진다. 그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왜 기후펀드에 투자해야 하는지 들어본다.

환경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가 뭔가.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80만년 이래 최고 수준인 385ppm이다. 이 수치는 2050년이면 550ppm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극지방 빙하면적 감소세도 매우 빠르다. 이 추세라면 인류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환경 분야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정부의 재정 지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 ‘녹색뉴딜정책’에 얼마나 투자하나.

계획된 것만 총 1조유로(1800조원)로 분석한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2배다. 유럽연합(EU)은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 에너지의 20%로 높인다. 피드인태리프(Feed-in-tariffs·신재생에너지 고정가격 구매제도)까지 만들어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독려 중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90년 매출량의 20%로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30% 세액 공제안을 만들었고, 전력생산업체들이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이들은 2020년까지 에너지의 15%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중국도 자국 GDP의 5%에 해당하는 2000억달러를 녹색 경기에 쏟는다.

투자 영역을 설명해달라.

기후변화와 관련된 산업에 투자한다. 기후변화는 완화(Mitigation), 적응(Adaption), 대응(Response) 등 3가지 분야로 나눈다. ‘완화’는 온난화를 줄일 수 있는 영역으로 저탄소 발전, 에너지효율, 건물단열, 저탄소 교통수단이 해당된다. ‘적응’은 기후변화가 진행된 뒤 떠오를 산업으로 물산업, 조기경보시스템, 빌딩 인프라, 농업 시스템이다. 마지막으로 ‘대응’은 재난관리와 재건이다.

성장성 있다고 보는 테마는 무엇인가.

태양열이다. 지난해 기준 태양열발전 설비 능력은 15기가와트로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의 0.1%에 불과하다. 2030년에는 10%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도 유망하다. 미국은 전력망 노후 상태가 심각하다. 향후 20년 동안 2조달러가 투입돼야 한다. 이밖에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보유한 LED, 친환경 운송 수단인 철도 등에 관심 갖고 있다.

관심 있게 보는 국내 기업이 있는가.

LED는 한국 기업이 앞선 것으로 알고 있다. OCI 등 태양열 관련 회사도 주목한다. 현재 온난화 관련 펀드에 41개 기업을 선정했는데, 한국 기업은 편입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기업을 계속 발굴하는 중이다. 지나치게 고평가돼지 않았다는 전제 아래 한국 기업의 편입 가능성은 높다.

과거 IT 거품이 심했다. 지금 녹색주 투자도 과열 아닌가.

아니라고 본다. 지금은 공급 초과가 아닌 수요 부족 상황이다. 각국의 투자 계획이 탄탄하게 잡혀 있는 만큼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정책은 향후 10~20년 동안 계속 이어질 것이다. 다만 주가가 고평가됐느냐가 문제인데, 단기 과열 양상도 없지 않지만 장기투자 관점에서는 유망하다고 본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24호(09.09.23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바일로 읽는 매일경제 '65+NATE/MagicN/Ez-I 버튼'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주식시장 쥐락펴락` 외국인 속셈

올해 한국 증시는 외국인들이 쥐락펴락하는 분위기다. 지난 9월까지는 외국인 매수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대로 최근 주가 하락은 외국인 매도가 이유다. 코스피지수가 1600선 안팎에서 조정 양상을 보이며 외국인들의 투자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들은 올해 초부터 9월 말까지 27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였다. FTSE 선진지수 편입을 앞둔 9월 18일 코스피에서 1조4100억원이라는 기록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지난 2007년 10월 11일(1조6400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팔자’에 나서며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최근 8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는 등 1조원어치 이상 주식을 처분했다. 지난 6~7일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그 액수는 미미하다. 본격적인 ‘사자’로 돌아선 게 아니라는 얘기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꼽는 외국인 매도 이유는 환율이다. 원화 강세로 이미 충분히 환차익을 거뒀다는 것. 올 3월 초 원/달러 환율은 1597원이었다. 지난 9월 30일은 1178원으로 고점 대비 32% 하락했다. 환율이 고점일 때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은 환차익만 30%에 달한다. 외국인이 대거 투자한 지난 7월 중순과 비교해도 이익이 쏠쏠하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1250원 안팎으로 3개월 만에 7%대 환차익을 거뒀다. 외국인들은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달러당 1100원대로 떨어진 다음날인 9월 24일부터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생각도 비슷하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한국 증시에서 1달러당 1100원 이하에서는 외국인 순매수가 없었다. 그만큼 환율이 외국인 거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 또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는 원화 가치를 높인다. 이 경우 환율 하락을 불러 매도로 돌아서는 시점이 빨라진다고 했다.

원화 강세로 수출 관련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외국인 매도세에 불을 지폈다. 실제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팔자로 돌아선 9월 24일 이후 가장 많이 판 업종은 전기전자와 자동차, 철강 등 수출 관련 기업들이다.

덧붙여 한국 증시에서 이미 수익을 거둘 만큼 거뒀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올해 초보다 50% 이상 올랐다. 외국인이 몰려든 3개월 전과 비교해 봐도 15%의 주가차익을 챙겼다. 때문에 환차익, 주가차익을 고려하면 충분히 탈출 전략을 짜볼 만한 시점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매도세를 ‘숨 고르기’ 정도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아시아 국가 주식을 사면서 국내 주식만 팔아 치우는 외국인들의 행태에 대해 “세계 자금의 국가별 자산 배분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증시가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설명. 9월 중반 이후 FTSE 선진지수 편입과 관련해 한국물 지수가 일시적으로 폭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주변국 증시 비중이 낮아져 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시가총액 대비 순매수 비중에서 한국이 높다. 올 들어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의 시가총액 대비 순매수는 2.94%에 이른다. 반면 대만에선 1.76%에 불과했다. 태국과 인도는 1% 수준이다. 박소연 연구원은 “장기성 자금 이탈이라기보다는 단기성 자금의 차익 실현 거래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외국인 매도세가 멈추는 시점이 조정의 바닥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3분기 기업 실적이 발표되는 10월 중순에서 미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될 수 있는 10월 말 사이가 외국인들의 숨 고르기 시점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이번 외국인 거래에 한국 증시가 취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내년까지는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아직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비관론자가 돌아서면 증시가 떨어질 때라고 하죠. 이 기사는 변심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정도는 아닌데, 제목이 그렇게 나왔습니다.
어쨌든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관론에 늘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슈] ‘증시 비관론자 2인’의 변심

주가가 거침없이 오르면서 증시 비관론자(또는 신중론자)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올 3월 1000선에서 출발해 오름세를 탄 증시는 반 년 만에 1700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 세계 금융위기 직후와 비교해도 11개월 만에 70% 이상 올랐다.

횡보장이 없진 않았다. 지난 5월엔 1400 언저리에서 세 달 동안 맴돌았다. 또 지난 8월 말 1600에 접어든 뒤 며칠간 조정 국면이 있었다. 하지만 대폭적인 조정이 온다는 비관론자들의 주장이 무색하게 1700까지 쭉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비관론자들의 논리는 이랬다. 국내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4월 매경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공급 과잉으로 과대 설비 조정이 필요한데 본격적인 설비 감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미국 기업 실적 악화를 우려하며 제2의 실물쇼크까지 예견했다. 당시 내놓은 코스피지수 하한선은 1120. 1300이 넘어가면 팔아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세계 금융위기에 앞서 본인의 주식 관련 자산을 처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센터장은 올해 증시를 ‘상고하저’로 예견했다. 위기 뒤 급상승장을 연출할 수 있지만 펀더멘털(기초경제)이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는 극단적으로 1000선까지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관론자가 돌아설 때가 꼭지?

최근 두 비관론자가 견해를 다소 수정했다. 김학주 센터장은 최근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고 규정하면서도 거품이 쉽게 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이 계속해서 주가 거품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아시아 특히 한국 주가는 더 오를 것이라는 설명. 김 센터장은 “산업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주가를 어둡게 봤는데 미국 정부가 구조적인 문제를 경기 순환 주기의 문제로 바꿔놓아 오버슈팅(이상 과열)이 계속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종우 센터장은 “코스피지수 1800선도 가능하다”며 강세론자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저금리에 각국 정부가 풀어놓은 엄청난 돈이 주가를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대표 비관론자들이 돌아서면서 ‘오히려 이제 정말 꼭지가 온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그동안 낙관론을 주장해왔던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지수가 목까지 차오른 것 같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역설적이지만 ‘비관론자들의 항복’과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승 행진을 들었다. 과거 최후의 비관론자가 두 손을 들었을 때가 꼭지였던 사례는 나라 안팎을 막론하고 여럿이다. 최근만 해도 2007년 비관론자였던 유명 전략가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지 얼마 안돼 주가가 미끄러졌다.

김학주 센터장과 이종우 센터장은 여전히 경계의 목소리를 굽히지 않았다. 김 센터장은 “내년 긴축 정책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금리 연동 부동산 대출이 다시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1850선까지 거품을 예상하면서도 그는 올해 코스피지수 최고치 1540을 수정하지 않았다. 이 센터장은 “3분기 실적을 확인한 뒤 주가가 꺾일 수 있다”며 “그 시점은 10월 중하순쯤이 될 것”이라고 봤다. 신중론자로 꼽히는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생각보다 기업 이익이 좋았고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수요도 커 예상보다 큰 폭 상승했다”면서도 “6개월 이상 쉬지 않고 오른 사례는 과거 대세 상승기에도 찾기 어려워 조정폭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각 증권사 코스피지수 전망 상향 조정

주가가 오르자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올해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 중이다. 1700을 넘은 지난 9월 17일 현대증권은 최고치를 1700에서 1800으로 급히 올렸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단기적 관점에서 미국 경기의 반등 강도가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며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1800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은 지수 예상 범위의 상단을 1900으로 높였고, 동양종금증권은 연말까지 목표지수를 1690선에서 18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동양종금증권 내부적으로는 내년 중 220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1600선을 돌파했던 지난 8월에도 상향 조정이 잇따랐다. 신영증권은 상한선을 1550에서 1680으로, 한국투자증권은 1450에서 1650으로 올렸다. 우리투자증권도 120포인트를 올린 1710으로 수정 제시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한 단계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전망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을 앞둔 점, 달러 유동성이 좋은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상승 추세를) 좀 더 즐길 수 있다”며 “다만 미국이 10월 말에 단기 채권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할 수도 있어 유동성 관련 변수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1500선에서 조정 가능성을 점쳤던 토러스증권도 의견을 바꿨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수세 축소, 3분기 경기둔화 가능성, 미국의 더딘 소비 회복 등을 이유로 1500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유동성의 힘을 간과한 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외국계 증권사도 시각을 바꾸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비중 축소에서 확대로 전환했다. 한국 기업 이익이 올해와 내년에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이유에서다. 매도에서 매수로 역시 의견을 바꾼 노무라 증권은 “이익 모멘텀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예상과 달리 지수가 1700선을 넘겼다.

이종우 센터장 : 상반기만 해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하반기 경기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2분기 기업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여기에다 각 나라에서 펼친 저금리, 막대한 재정지출 정책들이 힘을 더 실어줬다. 증시가 1400선을 뚫고 상승세를 탈 때 상반기 예측이 틀렸다고 판단했다.

김학주 센터장 : 미국의 거품 만들기가 성공했다. 미국은 실물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돈을 풀어 거품을 계속 만드는 중이다. 여기에 중국이 동참할 줄 몰랐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구조조정도 하면서 실리를 챙길 것으로 봤다. 사회주의 체제다 보니 정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중국 동참으로 거품이 커지다 보니 저금리가 국내에 들어와 증시를 끌어올렸다. 최근 국내 증시가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증시가 더 갈 것으로 보는가.

이 센터장 :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3분기 실적에 따라 상승이 마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센터장 : 주가가 경제를 떠나 정치로 간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실물경기가 움직일 때까지 계속 거품을 만들 것이다. 주가는 여기에 따라갈 것이다.

어떤 종목에 관심을 가지면 될까.

이 센터장 : 자동차와 IT가 실적 향상을 이끌었는데, 자동차업종은 더 관심을 둘 만하다.

김 센터장 :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주식이 뭔지를 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삼성전자를 좋게 본다. 휴대전화 부문에서 노키아를 제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데다 반도체도 대만, 일본과의 격차가 커질 것이다.

앞으로 계속 비관론을 견지할 것인가.

이 센터장 : 일각에선 반성문을 쓰라는 비판도 듣고 있다. 비관론을 제시할 때 이런 비판은 충분히 예상했던 부분이다. 지금 분위기가 증시 하락을 생각하고 있지 않은데 분명 조심해서 투자할 때라고 본다.

김 센터장 : 이상과열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거품기라고 보기 때문에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계속 얘기할 수밖에 없다.

거품 문제가 안 생기다 보니 사람들이 안심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발생해 출구전략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 김충일 기자]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경제블로거 명순영의 재테크, 매경이코노미 09.2월 11일 기사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

펀드 투자자들이 수익률 하락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전문가들이 늘 강조하는 말이다. 그러면서 기본의 제1계명으로 장기투자를 꼽는다. 주가가 떨어질 때 환매하지 말라는 말이 솔직히 마음 깊이 와닿지 않는다. 정말 오래 묵혀두면 투자자들에게 쏠쏠한 수익률을 가져다줄까? 매경이코노미는 국내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펀드를 연도별로 줄 세워 봤다. 우리나라 펀드 가운데 가장 오래된 펀드는 뭐고 오래된 펀드일수록 수익률도 괜찮을지 꼼꼼히 분석해봤다.

국내 펀드시장을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이제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어린이 수준이라고 봐야겠다. 주식형, 채권형 등 국내 펀드를 통틀어 봐도 1999년 1월 전에 설정된 10년 이상짜리가 20개 조금 넘는 수준이다. 주식형 펀드는 12개가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고, 나머지는 혼합형으로 연금형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순자산 10억원 이상으로 폭을 좁히면 6개로 줄어든다. 10년 넘게 살아남은 채권형 펀드는 전무한 실정이다. ING자산운용이 운용하는 ‘YES국공채T-G’ 한 개가 이름을 내고 있지만 자산 규모는 미미하다.

한국펀드평가 펀드평가팀 서현정 씨는 “주식시장이 활성화된 지 10여년에 불과하고 채권형 펀드는 몇 년 단위로 바로 환매하기 때문에 장기 펀드가 별로 없다”고 밝혔다. 가장 오래된 펀드는 1970년 5월에 설정된 ‘하나UBS안정성장1월호주식’이다.

올해로 39년째를 맞은 이 펀드는 사람으로 치면 ‘불혹’의 세월을 보낸 셈. 설정액은 1월 19일 기준으로 288억원이고 지금까지 216% 수익률을 남겼다. 이 수익률은 전산처리가 시작된 97년부터의 수익률이라 꽤 괜찮은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설정일인 70년부터 따지면 수익률은 훨씬 높아진다.

한때 설정액이 2000만원까지 급감해 운용이 거의 중단된 적이 있었으나 2005년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마케팅 차원에서 부활해 현재 3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대한투자증권의 전신인 ‘한국투자공사’가 내놓은 펀드로 유일하게 30년 이상 된, 국내 최초의 펀드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남기는 영예도 누렸다.

임명진 하나UBS자산운용 마케팅팀장은 “70~80년대 대한투자신탁이 운용했던 ‘하나UBS안정성장1월호주식’은 수천억원의 규모를 자랑했지만 외환위기를 지나면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 운용이 안 되고 거의 죽은 상태였다”며 “2005~2006년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펀드 리모델링을 통해 다시 살아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극적으로 부활한 ‘하나UBS안정성장1월호주식’을 제외하면 20년 이상 된 펀드도 찾기 어렵다. 주식형 펀드로는 94년 설정된 ‘더블타겟주식4’가 그 뒤를 잇는 장수 펀드다. ‘하나UBS안정성장1월호주식’과 비교하면 24살 차이가 난다. 이 펀드도 하나UBS가 운용을 맡고 있다. 수익률은 134%다.

혼합형 펀드 중에는 20년이 넘은 펀드가 있다. 채권혼합형 중에서 한국투신운용의 ‘적립식혼합주식’이 85년 설정됐다. 푸르덴셜이 운용하는 다목적혼합펀드가 87년 설정돼 이제 겨우 20년을 조금 넘겼다. 이 펀드는 설정일 이후 200% 수익률을 냈다. 단리로 계산할 때 매년 10% 정도 수익률을 냈던 셈이다. 하지만 순자산은 3억원으로 미미하다.

이제 10년 가까이 된 펀드들은 97~98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대부분 청산됐다. 그러나 99년부터 또다시 새로운 펀드들이 대거 선을 보였다. 제로인 자료에 따르면 10년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7년 이상 된 주식형 펀드들이 100여개에 달한다. 혼합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들도 각각 20여개 이상 포진해 있다.

프랭클린템플턴 10년 290% 수익

장수 펀드로 화제를 모았던 펀드는 바로 ‘바이코리아’ 펀드다. 99년 당시 현대투신운용이 ‘저평가된 한국 기업을 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3개월 만에 약 12조원을 끌어들였다. 이듬해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수익률이 급락했고 투자자금 이탈도 이어졌다.

그러나 ‘망한’ 펀드로 기억되는 이 펀드도 여전히 살아 있다. 2003년 푸르덴셜그룹이 현대투신을 인수하며 펀드 이름과 운용시스템을 바꿨을 뿐이다. 이와 함께 ‘바이코리아’에서 ‘나폴레옹 펀드’로 이름도 바꿨다.

‘나폴레옹’ 펀드 시리즈는 총 클래스 26개로 현재 74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푸르덴셜나폴레옹정통액티브주식’이 4500억원대로 가장 크다.

최근 1년 수익률로만 놓고 보면 -30%로 같은 기간 일반 주식펀드 유형평균수익률(-28%)보다 다소 부진하다. 하지만 설정 이후로 따지면 200%가 넘는 수익률을 자랑한다. 99년 3월 이후로 코스피가 100% 정도 오른 점과 비교하면 꽤 괜찮은 성과를 올린 셈이다. 이 펀드는 올해 ‘나폴레옹’에서 ‘골든불스’로 다시 한번 이름을 바꾸고 도약을 준비 중이다.


국외펀드는 아직 장수 펀드를 논할 만한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 2004년 1월 설정된 ‘Gold&Wise BRICs해외재간접K-1’이 최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 경제가 무너지면서 수익률은 -6%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기는 하다.

2004년에는 국외펀드가 대거 쏟아졌다.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펀드는 2004년 11월 선보인 ‘봉쥬르차이나주식1’ 펀드다. 신한BNP파리바가 운용하는 이 펀드는 1조원 가까운 설정액을 자랑한다. 중국 시장 상승과 하락을 동시에 경험하면서 설정일 이후 30%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무조건 오래 투자한다고 펀드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000년 이전에 설정된 장수 펀드 51개 가운데 설정일 이후 누적 수익률이 최근 5년 수익률보다 낮은 펀드도 10여개에 이른다. 중간에 대량 환매 등으로 펀드 운용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주식형

하나UBS 장수 펀드 많이 보유

순자산 10억원 이상으로 10년 이상 된 주식형 펀드는 모두 6개. 이 펀드들의 설정 이후 평균 수익률은 139%로 나쁘지 않다.

복리 개념으로 따져 매년 10% 가까운 수익을 냈던 셈이니 ‘장기투자는 배신하지 않는다’고 얘기할 수 있을 법하다. 대다수는 과거 3투신으로 불렸던 구 대한투신(현 하나UBS운용), 한국투신(현 한국운용), 현대투신(현 푸르덴셜운용)이 출시했던 상품들이다.

이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프랭클린템플턴이 운용하는 ‘프랭클린템플턴그로스주식형5’다. 99년 1월 설정돼 올해로 딱 10주년을 맞았다. 1월 19일 기준 누적수익률은 290%에 달한다.

이 펀드에는 프랭클린템플턴의 투자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상향식(Bottom up) 방법으로 철저하게 개별 기업을 따져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하는 식이다. 지금까지 모두 4명의 펀드매니저 손에 의해 운용 중이다. 2007년부터 운용을 맡고 있는 김태홍 프랭클린템플턴 이사는 “시장에서 충분히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소외된 주식을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역시 한국 대표주 삼성전자의 비중이 9.3%로 높다. 포스코와 신한지주, 현대차, 기아차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푸르덴셜자산운용도 좋은 성과를 냈다. ‘푸르덴셜정석운용주식1’도 ‘프랭클린템플턴그로스주식형5’와 비슷한 시기에 설정됐다. 수익률은 197%로 꽤 괜찮다.

운용사로 따지면 하나UBS의 상품들이 많다. 수익률에서 3~7위를 기록한 ‘윈윈주식’ ‘윈윈주식2’ ‘하나UBS안정성장1월호주식’ ‘홀인원주식S-3’이 모두 하나UBS가 담당하는 펀드다. 과거 대한투신 시절 판매됐던 상품들이다. 이들은 80~120%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다.

7년 정도로 장기 펀드의 나이를 내리면 미래에셋이 돋보인다. 2001년 설정된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과 ‘인디펜던스주식형1’의 경우 7년 수익률이 각각 274%와 250%다. 두 펀드의 자산을 합치면 2조원으로 덩치로나 수익률로나 국내 대표 펀드인 셈이다. 이 펀드들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주식에 투자해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IT 관련 투자비중이 높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이 흔들리면서 고전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 펀드의 성과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할 만큼 높은 수익률을 냈다. 이 밖에 99년 설정된 하나UBS운용의 ‘하나UBS아인슈타인주식CLASSA’와 ‘하나UBS First Class에이스주식ClassC1’도 100% 넘는 수익률로 장기 펀드의 힘을 보여줬다.

채권형

신한BNP 수익률 좋아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월 19일 현재 순자산 10억원 이상으로 7년 이상 운용된 국내 채권형 펀드는 13개, 5년 이상 운용된 펀드는 12개에 불과하다. 이 펀드들이 설정됐던 2000년대 초반 당시는 펀드시장이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고, 최근 몇 년간은 증시 호황에 따라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몰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살아남은 소수 채권형 펀드들의 비결은 뭘까. 역시 수익률이다.

7년 이상 운용된 채권형 펀드 중 장기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구 SH자산운용)의 ‘BEST CHOICE단기채권4’ 상품이다. 2001년부터 운용돼 현재 순자산이 212억원인 이 펀드의 최근 7년 수익률은 39.93%. 채권형 펀드 유형평균수익률 38.4%보다 1.53%포인트 높다. 주식시장의 1%포인트 정도는 크지 않지만 변동성이 거의 없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시장에서 1%포인트는 굉장히 큰 의미다.

이 펀드의 운용을 담당하는 서준식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채권2팀장은 “안정적인 이자수익률을 얻기 위해 카드채·캐피털채의 비중을 높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의 지난해 11월 말 주요 보유채권 종류는 카드 및 기타 채권 비중이 51.25%로 절반 이상. 사실 카드채·캐피털채는 변동폭이 높아 투자 위험요인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서 팀장은 은행계열 캐피털채처럼 비교적 안정적이면서 신용등급도 높은 캐피탈채에만 선별투자하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7년 수익률이 두 번째로 높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Templeton베스트국공채A-1’ 펀드는 2001년에 설정됐다. 한국은행이 통화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발행하는 통안채 투자 비율이 77% 이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최근 7년 수익률은 37.88%를 기록하며 2위로 밀렸지만 최근 5년 수익률은 26.03%로 7년 이상 운용된 채권형 펀드 중 가장 높다. 최근 3년, 2년, 1년, 6개월간 수익률도 각각 18.03, 13.62, 8.57, 6.19%로 채권형 펀드 중 가장 성적이 좋다.

한편 7년 이상 운용된 채권형 펀드 대부분이 3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운용사가 잘했나]

■ 순자산·수익률 ‘으뜸’ 미래에셋자산운용

국내 운용사 중 장수 펀드 운용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어딜까. 설정액에서 수수료 등 제반비용을 뺀 액수인 순자산이 1조원 이상인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투신운용·하나UBS자산운용 등 세 곳뿐이다. 이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압도적인 선두였다.

조사 대상이었던 5년 이상 운용된 주식형·혼합형·채권형 펀드 개수는 17개에 불과하지만 이 펀드들의 순자산 총합은 7조8803억원을 웃돈다. 2위 삼성투신운용의 순자산 총합 2조320억원의 세 배가 넘는다.

수익률도 꽤 괜찮다. 7년 이상 운용된 주식형·주식혼합형·채권혼합형 펀드 중 각각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미래에셋굿라이프혼합형자녀를위한10-1’ ‘미래에셋인디펜던스한아름혼합형’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높다. 특히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펀드의 경우 최근 7년 수익률이 274.74%에 달해 타사 상품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KTB자산운용의 ‘KTB글로벌스타주식형C(160.82%)’보다 100%포인트 이상 높다.

이 같은 결과에는 공동운용시스템과 더불어 장기적인 투자관점이 주효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임명재 미래에셋자산운용 홍보실장은 “회사 전체의 시각과 펀드매니저 개인의 능력을 융합하기 위해 공동운용시스템을 도입한 것과 펀드 운용 시 장기적으로 우량한 기업들을 적절히 발굴해 투자해온 게 수익률로 나타난 듯하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우량주에 꾸준히 투자해온 게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펀드의 성공비결. 지난해 11월 말 기준 이 펀드의 보유종목은 삼성전자(15.95%), LG전자(6.72%), 포스코(6.3%) 등으로 업종 대표 우량주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펀드 개수, 푸르덴셜자산운용 ‘최다’

한편 설정된 펀드 개수로는 푸르덴셜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이 양대 산맥이다.

이번 조사 대상 중 가장 많은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곳은 푸르덴셜자산운용. 현재 주식형 펀드 10년 이상 1개·7년 이상 41개·5년 이상 5개와 주식혼합형 10년 이상 1개·7년 이상 6개·5년 이상 1개, 채권혼합형 7년 이상 1개·5년 이상 1개, 채권형 펀드 5년 이상 3개 등 총 60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순자산 총합은 7736억원 수준. 순자산 순으로는 8위에 불과하지만 펀드 개수로만 따지면 단연 1위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이에 6개 못 미친 54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주식형 10년 이상 4개·7년 이상 21개·5년 이상 9개와 주식혼합형 10년 이상 5개·7년 이상 4개·5년 이상 1개, 채권혼합형 5년 이상 3개, 채권형 7년 이상 5개·5년 이상 2개 등이다. 이 펀드들의 순자산 총합은 1조9109억원가량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투신운용에 이어 순자산 순으로 3위다.

성적도 괜찮은 편. 10년 이상 운용된 주식혼합형 펀드 중 ‘개인연금혼합S-4’ 등 네 가지 상품이 10년 수익률 120% 이상으로 수익률 2~5위에 자리하고 있다. 5년 이상 운용된 채권형 펀드 중에서는 ‘하나UBS클래스원장기채권S-1’ 펀드의 수익률이 5년간 28.17%로 가장 높다. 이 외에 눈에 띄는 곳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1999년 1월 설정돼 10년간 수익률이 290.66%에 이르는 ‘프랭클린템플턴그로스주식형5’ 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수익률은 10년 이상 운용된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치. 두 번째로 높은 푸르덴셜자산운용의 ‘푸르덴셜정석운용주식1’ 펀드의 최근 10년간 수익률 197.55%를 100%포인트가량 웃돈다.

한국투신운용은 혼합형에서 강세를 보였다. 10년 이상 운용된 주식혼합형·채권혼합형 펀드 중 한국투신운용의 ‘개인연금주식2’와 ‘적립식혼합주식’ 펀드가 각각 가장 높은 장기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채권혼합형 펀드인 ‘적립식혼합주식’ 펀드의 10년 수익률은 127.28%. 채권혼합형 펀드 중 최근 10년간 수익률이 두 번째로 높은 삼성투신운용의 ‘삼성개인연금주식1’ 펀드의 112.96%보다 10%포인트 이상, 유형평균수익률 72.64%보다 5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장수 펀드 운용하는 김태홍 프랭클린템플턴 이사]

■ 장기투자는 곧 인내

프랭클린템플턴의 ‘그로스주식형’ 펀드는 올해로 꼭 10주년을 맞았다. 장수 펀드 가운데에선 수익률 1위를 자랑한다. 펀드 운용을 맡고 있는 김태홍 프랭클린템플턴 이사를 만났다.

투자원칙이 무엇입니까.

우선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데 주력합니다. 밑바닥에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종목을 고르곤 기다리는 겁니다. 저희는 장기투자를 ‘인내(Patience)’라고 부릅니다.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확하게 종목을 골랐으면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무조건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저희도 물론 팝니다. 그것은 기업에 대해 설정했던 가정이 변해 수정해야 하는 경우죠. 또 더 좋은 종목을 발굴했다면 투자비중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가정을 수시로 바꾸는 것도 문제가 아닌가요.

그렇게 쉽게 바꾸지는 않죠. 내부 애널리스트들과 애초 설정한 가정이 맞는 것인지 충분히 논의합니다. 치열한 회의 끝에 종목을 발굴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쳤다면 투자종목을 바꾼다고 해도 장기투자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장기투자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복리 효과를 생각하면 됩니다. 첫해 10% 수익률이 났다면 다음해는 원금에 10%를 더한 액수가 원금이 되는 누적효과가 생기죠. 그것이 장기투자가 성공하는 비결입니다. 펀드매니저 입장에서 보면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고요. 장기투자라면 적어도 3년은 돼야 한다고 봅니다.

[명순영 기자 / 유송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92호(09.02.11일자) 기사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